미국·중국·독일 식탁 점령한 1등 마트 창업주의 공통점 '타고난 장사꾼'

미국·중국·독일 식탁 점령한 1등 마트 창업주의 공통점 '타고난 장사꾼'

르데스크 2024-12-18 17:05:31 신고

3줄요약

온라인쇼핑 열풍에 밀려 입지가 좁아진 대형마트들이 최근 부활의 날갯짓에 나섰다. 경험을 중시하는 소비 트렌드에 발맞춰 강점인 오프라인 매장에 주력하는 등 황금기 재현에 여념이 없는 모습이다. 덕분에 각 기업들의 수장에 대한 관심도 새삼 커지고 있다. '오프라인 유통업 부활'이라는 같은 목표를 내세우곤 있지만 기업 수장의 경영 철학이나 이념, 성향에 따라 서로 각기 다른 전략을 내세우고 있어서다. 어떤 전략을 세우느냐에 따라 기업의 운명도 달라질 것이라는 게 글로벌 유통업계의 중론이다.

 

쇼핑과 휴식의 결합 '이마트' 정용진, 사위경영 시험대 글로벌 매출 1위 '월마트' 그렉 페너

 

매출 기준 한국 1위 대형마트인 이마트는 지난해 역대 최악의 한 해를 보냈다. 지난해 이마트의 별도 기준 연간 매출은 16조55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1% 감소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880억원으로 전년 대비 27% 감소했다. '쿠팡'이 주도하는 이커머스 열풍과 '배달의민족'을 필두로 한 퀵커머스 열풍에 동시에 치여 설 자리를 잃은 결과다. 1인 가구의 증가에 힘입은 편의점 강세도 이마트에겐 악재로 작용했다.

 

이마트 수장인 정용진 회장이 꺼내든 위기 극복 카드는 '슬림화를 통한 내실 다지기'다 지난 2022년 주요 수도권 점포인 경기 시흥 시화점과 서울 가양점을 폐점한 뒤 지난해엔 서울 성수점, 서울 이수점, 경기 광명점 등을 연달아 폐점했다. 올해 3월엔 1993년 창사 이래 처음으로 희망퇴직을 단행하기도 했다. 정 회장은 이번 달에도 희망퇴직을 단행하며 인건비 감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정 회장은 이마트의 모기업인 신세계그룹 창업주이자 삼성그룹 이병철 창업주의 막내딸인 이명희 신세계그룹 총괄회장의 장남이다. 정 회장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동갑내기 사촌형제이기도 하다. 공교롭게도 두 사람 모두 경복고와 서울대 출신이다. 올해 9월 기준 정용진 회장은 이마트 최대주주에 올라 있으며 소유 지분은 18.56%다. 모친인 이 총괄회장 역시 이마트 지분 10%를 보유하고 있다.

 

▲ 정용진 이마트 회장. [사진=뉴시스]

 

정 회장은 1968년 서울 출생으로 경복고를 거쳐 서울대학교 서양사학과에 입학했다. 그는 서울대를 1년 정도 다니다가 중퇴한 후 1994년 미국 유학길에 나섰다. 인디애나 대학교와 브라운 대학교에서 경제학 학위를 취득했다. 1995년 신세계그룹 전략기획실 대우이사로 입사해 ▲일본 후지쯔 ▲신세계백화점 도쿄사무소 ▲신세계백화점 기획조정실 상무 ▲신세계백화점 경영지원실 부사장 등을 거쳐 2006년 신세계백화점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2011년 신세계그룹이 이마트와 백화점 사업을 분리하면서 정 회장은 이마트 부문을 맡았고 부회장 승진 18년 만인 올해 3월 이마트 회장에 올랐다.

 

정 회장은 취임 초기부터 쇼핑과 휴식공간의 구분을 지워야한다는 의견을 지속적으로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마트 계열사인 부동산 개발 업체 신세계프라퍼티가 운영하는 복합 쇼핑몰 브랜드 스타필드의 이미지를 기존 이마트 매장에 더해 점포를 대거 리뉴얼했다. 이마트 매장 내에 책을 볼 수 있는 공간을 따로 마련한다거나 아이들의 놀이터를 별도로 운영하는 등 휴식과 문화를 위한 공간을 대폭 늘렸다. 이러한 정 회장의 철학은 올해 하반기 들어 점차 빛을 보고 있다. 올해 3분기 이마트는 별도 기준 영업이익 1228억원을 올렸다. 4년 만에 분기 최대 영업이익이다.

 

지난해 전 세계 기업 중 매출 1위를 달성한 미국의 대형마트 월마트도 이커머스의 압박 속에서도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월마트의 지난해 매출은 6480억달러(원화 약 928조원)에 달했다. 같은 기간 뉴욕증시 시총 1위 마이크로소프트의 매출(2119억달러)의 3배가 넘는 수준이다. 월마트는 세계 모든 기업을 통틀어서도 매출과 고용 부분에서 1위를 달리고 있다. 전 세계 매장 수만 1만개가 넘는다. 현재 월마트는 미국인의 삶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월마트는 상장사이지만 올해 3월 기준 오너 일가인 월튼 가문이 지분 약 45%를 소유함과 동시에 창업주 샘 월튼의 자손들이 기업 경영에도 직접 참여하고 있다. 소매업계의 전설로 불리는 월마트 창업주 샘 월튼은 1918년 오클라호마주에서 태어났다. 그는 미주리 대학교에서 경영학과를 전공했다. 대학생 때부터 사업에 탁월한 면모를 보여 왔다. 대학생 시절 아르바이트로 근무하던 신문배달에 아르바이트 학생을 고용해 배달 구역을 늘려가며 당시 연간 5000달러 수입을 올렸던 일화는 익히 유명하다.


▲ 월마트 창업주 샘 월튼. [사진=월마트]

 

그는 군 전역 후 매형과 함께 대출을 받아 월마트의 전신인 벤 프랭클린 상점을 개점했다. 그는 작은 상점을 운영하면서도 과감한 투자를 두려워하지 않았다. 한 상점에서 돈을 벌면 다시 새로운 상점에 투자하는 게 그의 방식이었다. 샘 월튼은 유능한 상점 매니저들을 스카우트 하면서 매장 수를 늘려나갔고 1950년대 말 미국에 가장 많은 소매상점을 소유한 거부로 올라섰다. 이후 1962년 아칸소 주에 월마트 1호점을 개점하며 대형마트 시대를 열었다.

 

현재 월마트를 이끄는 수장은 창업주 샘 월튼의 손녀사위인 그렉 페너 회장이다. 그렉 페너 회장의 부인 월턴 페너는 샘 월튼의 장남 롭 월튼 전 회장의 외동딸이다. 월턴 페너는 올해 포보스가 선정한 세계 여성 부호 순위 2위에 올랐다. 1위는 프랑스 화장품 대기업 로레알의 상속자인 프랑수아즈 베탕쿠르 메이어스다.

 

월턴 페너의 남편인 그렉 페너 회장은 1969년 미국 캘리포니아 출생으로 조지타운대학에서 국제 경영학을 전공한 뒤 스탠포드 경영대학원에서 MBA과정을 이수했다. 그는 조지타운대학 학부생 시절 아내인 월턴 페너를 만났다. 그는 학업을 마친 직후 곧바로 골드만삭스에 입사해 재무 관리자로 근무했다. 1994년 월마트로 자리를 옮겨 ▲월마트 일본 CFO ▲월마트닷컴의 부사장을 지낸 뒤 2008년 월마트 이사에 임명됐다. 이후 월마트 부회장을 거쳐 2015년 월마트 회장직에 올랐다.

 

과거부터 월마트는 임대료가 비싼 도심 지역이 아닌 교외 또는 시골에 거대한 규모의 매장을 짓는 전략으로 대형마트 이미지를 구축해왔다. 마트 내부 규모를 대폭 확장해 고객들에게 '월마트에는 없는 게 없다'라는 인식을 심어준 것이 성공 요인으로 꼽힌다. 현 경영자인 그렉 페너 회장은 전통적 경영 방식에 현대 기술을 입히는 식으로 월마트의 성장을 도모하고 있다. 물류센터에 IT기술을 도입해 물류비용 인하에 박차를 가하는 등 이커머스 와의 가격경쟁력을 확보하면서 오프라인의 장점을 살릴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모색 중이다.

 

중국 대표 맨주먹 중졸신화 '용후이' 장쉔송, 이익금 전액 사회환원 '리들' 디터 슈바르츠

 

중국 대형 유통기업 용후이가 운영하는 '용후이 슈퍼스토어'는 자국 내에서 독보적인 매출 1위를 달리고 있는 대형마트다. 지난해 용후이 슈퍼스토어의 매출액은 855억5000만위안(원화 약 17조원)에 달했다. 중국의 주요 신선식품 유통채널은 재래식 농산물 시장으로 전체 거래 비중의 70%를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시설이 낙후되고 접근성이 크게 떨어지는 등 많은 문제점을 가지고 있는데 용후이 슈퍼스토어는 직거래 방식을 통해 문제를 해결했고 덕분에 중국 전역에 800개가 넘는 매장을 보유한 공룡 유통업체로 거듭났다.

 

▲ 장쉔송(张轩松) 용후이 회장. [사진=바이두]

 

지난 2017년 용후이는 중국 대형 마트업계 최초로 O2O(온·오프라인 연계)서비스를 도입했다. 그 중심에는 중국의 ICT 기업 텐센트가 있었다. 2017년 텐센트는 용후이의 지분 5%를 인수하며 전자상거래 사업에 뛰어들었다. 오프라인 매장을 넘어 온라인 주문으로도 신선식품을 집에서 바로 받을 수 있게 되면서 용후이 슈퍼스토어 고객은 더욱 늘었다.

 

용후이의 최대주주는 중국의 다이소로 불리는 '미니소(名创优品)'다. 미니소는 지난 9월 용후이의 지분 29.4%를 인수하며 최대주주에 올라섰다. 중국 시장에서 거대한 유통망을 확보한 용후이를 통해 미니소의 사업을 확장해나가겠다는 전략이다. ▲장센송(11.7%) ▲장쉔닝(8.2%) ▲텐센트(5.27%) 등도 용후이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2대주주이자 개인 최대주주인 장쉔송은 용후이의 창립자이자 현 회장이며 3대주주인 장쉔닝은 그의 친형이다. 창업주인 장쉔송 회장은 2001년 회사 설립 이후 지금까지 경영 일선에서 맹활약 중이다.

 

장쉔송(张轩松) 회장은 1971년 중국 푸젠성에서 태어났다. 그의 청소년기는 중국이 고도의 경제 발전을 이룩하던 시기였다. 고교 시절 장쉔송은 공부량과 부가 비례하지 않는다고 생각해 곧장 학교를 중퇴하고 공사장에서 일하며 사업 자금을 모았다. 이후 작은 맥주 매장을 하나 인수하게 된다. 장쉔송은 처음부터 24시간 운영, 배달 서비스 등 당시 대부분의 상점들이 시도하지 않은 서비스를 도입해 큰 성공을 이뤘고 이후 매장수를 늘려가며 프랜차이즈 기업으로 발전시켰다.

 

1995년 맥주 사업의 경험을 바탕으로 현재 용후이 마트의 전신인 궈러웨이리 마트를 열었다. 사명의 일부인 웨이리(微利)는 중국말로 조그마한 이익을 뜻한다. 그는 사업 초기부터 '박리다매' 전략을 내세웠고 그의 전략은 그대로 적중했다. 이후 1998년 푸젠성 기차역 앞에 용후이 슈퍼스토어라는 슈퍼마켓을 열었고 2000년 농산물 유통에 초첨을 맞춰 변화를 시도하며 전국적으로 매장을 늘려 나갔다. 12월 기준 장쉔송의 개인 순자산은 13억달러(원화 약 1조86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 디터 슈바르츠 슈바르츠그룹 창업주. [사진=슈바르츠 재단]

 

유럽 기업이 운영하고 있는 대형마트 중 지난해 가장 큰 매출을 기록한 곳은 1932년에 설립된 독일의 마트 체인 '리들(Liddl)'이다. 지난해 리들의 매출액은 334억5000만유로(원화 약 50조원)에 달했다. 리들은 효율적인 공간 활용을 최우선으로 생각해 다른 대형 마트들에 비해 크기가 상대적으로 작은 게 특징이다. 치즈, 초콜릿, 유제품 등 고품질의 식료품을 자체 브랜드로 제작해 합리적인 가격으로 판매해 유럽인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현재 리들은 유럽 전역은 물론 미국, 호주 등 세계 전역에 1만2000개가 넘는 매장을 보유하고 있다.

 

리들은 유럽 최대 규모의 유통업체인 독일 슈바르츠그룹의 산하 브랜드다. 슈바르츠그룹은 리들 뿐 아니라 카우프란트 등의 마트 브랜드들을 운영하고 있지만 그룹 전체 매출의 60% 가량이 리들에서 발생한다. 슈바르츠그룹 창업주는 디터 슈바르츠다. 1939년 독일 하일브론에서 태어난 그는 어린 시절부터 슈퍼마켓 사업에 관심이 많았다. 그의 아버지 오제프 슈바르츠가 1858년부터 과일판매를 전문으로 하는 슈퍼마켓을 운영하고 있었기 EOans이다.

 

디터 슈바르츠는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대학에 입학하지 않고 곧바로 아버지와 함께 슈퍼마켓을 함께 경영하게 된다. 1973년 과일과 채소 판매를 중심으로 한 리들 매장을 열었고 유럽 전역으로 매장 사업을 확장해 나갔다. 그는 타 업체에서 물건을 납품받아와 재판매하는 대신 자체 상품을 만들어 비용을 최소화해 소비자들에게 합리적인 가격의 제품을 판매하는 전략을 취했다. 몇몇 자체상품은 글로벌 히트상품으로 거듭날 정도로 큰 인기를 끌었다.

 

슈바르츠그룹은 창업주 디터 슈바르츠가 세운 '디터 슈바르츠 재단'이 지분 99.9%를 가지고 있다. 다만 해당 지분에 의결권은 없으며 나머지 0.1%에 모든 의결권이 부여돼 있다. 해당 지분은 슈바르츠 신탁회사가 가지고 있다. 그룹 경영은 전문경영 신탁회사가 하되 이익은 비영리 단체인 슈바르츠 재단을 통해 공익사업에 활용되는 구조인 셈이다. 디터 슈바르츠는 1999년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이후 재단 운영만을 맡았고 현재는 그 마저도 다른 사람에게 넘겼다.

 

현재 디터 슈바르츠 재단을 관리하는 인물은 만하임 대학교 총장을 역임한 피터 프랑켄베르크 이사회 의장이다. 1947년 독일에서 태어난 그는 프리드리히 본 대학교에서 역사와 지질학을 전공했다. 같은 대학에서 박사학위 취득하고 독일 가톨릭 대학교, 만하임 대학교 등에서 교수직을 역임했다. 1994년 만하임 대학교 총장을 역임했고 2013년부터는 학교를 떠나 지금까지 디터 슈바르츠 재단을 이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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