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업계에 따르면 비상계엄 사태 이후 원·달러 환율이 1430원대를 넘어서면서 정유사들은 환차손 위험이 커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원유를 전량 수입하는 국내 정유사들은 결제를 달러로 하기 때문에 고환율 타격을 크게 받는다. 국내 정유사들이 수입하는 원유는 연간 10억배럴에 달한다.
올해 3분기 정제마진 악화로 실적에 큰 타격을 입은 정유사들은 겹악재를 맞게 됐다. 올 3분기 싱가포르 복합 정제마진은 배럴당 평균 3.6달러를 기록했다. 배럴당 평균 7.3달러로 손익분기점을 넘어섰던 1분기와 비교하면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 정제마진은 원유를 정제해 나온 휘발유·경유 등 다양한 석유제품 가격에서 원유 가격·운임·동력비 등을 제외한 이익을 말한다.
업계에서는 통상 정유사들의 손익분기점을 배럴당 4~5달러로 본다. 여기서 더 떨어지면 팔수록 손해를 보는 셈이다. 정제마진 악화로 올 3분기 국내 정유 4사(SK이노베이션·GS칼텍스·에쓰오일·HD현대오일뱅크)의 정유부문 합산 영업손실은 1조4592억원에 달했다. 4분기 정제마진은 겨울철 난방 수요 증가로 등유와 경유 마진이 급등하면서 평균 6~7달러대로 소폭 상승했으나 여전히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에 머물고 있다.
여기에 최근 국제유가 하락은 정유사들에 어려움을 더하고 있다. 수입 원유 가격의 기준이 되는 두바이유 가격은 지난 17일 기준 배럴당 73.54달러를 기록하며 연중 최고치를 기록한 올해 4월(90.89달러) 대비 17.35달러 하락했다. 원유를 사서 정제해 되파는 정유사 입장에선 유가가 하락하면 비싸게 산 원유로 만든 제품을 상대적으로 싼 가격에 팔아야 하기 때문에 재고평가손실이 발생해 이익 규모가 줄어들 수밖에 없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행정부의 고관세 정책은 또 다른 위험 요인으로 다가오고 있다. 트럼프는 모든 수입품에 대한 관세를 최대 20%까지 인상하고 중국산 제품에는 최대 60%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공언해 왔다. 전 세계 석유 수요 1, 2위 국가인 미국과 중국이 양국 간 무역 장벽을 세우게 되면 과거 트럼프 1기 때 발생한 ‘미·중 무역분쟁’ 당시처럼 전 세계적인 석유 제품 수요 위축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
Copyright ⓒ 이데일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