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단체협약에 근거" 주장에 노조 "동의 없는 불이익 변경"
(홍성=연합뉴스) 김소연 기자 = 충남 당진의 한 특수학교 특수교육실무원 휴게시간 변경을 두고 학교 측과 노조가 수개월째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18일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충남지부와 당진꿈나래학교에 따르면 학교는 지난 3월 특수교육실무원의 휴게시간을 기존 1시간에서 30분으로 변경한다고 알렸다.
기존에는 학생들의 수업시간 40분과 앞뒤 쉬는 시간 10분씩 총 60분을 쉬었으나, 학생 하교 후 30분을 휴식하는 것으로 바꾸기로 한 것이다.
노조는 근로조건을 불리하게 변경하는 사항을 학교가 동의 없이 일방적으로 추진한다며 반발하고 있다.
아울러 '휴게시간 중에도 업무 지원이 필요하면 제공해야 한다'는 근로 시간 합의 문구에 따라 실질적인 휴게시간을 보장받지 못했다고 주장한다.
학교는 2021년 전국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와 체결한 단체협약을 토대로 휴게시간을 변경한 것이라는 입장이다.
당시 비정규직 근로시간을 지방공무원 출·퇴근 시간과 동일하게 맞추면서 1일 근무 7시간 30분에 유급 휴게시간 30분을 부여하도록 합의됐다.
학교는 특히 실무원들의 휴게시간이 수업시간에 이뤄지면 학생들의 학습권·안전권 보장에 어려움이 있어, 불가피하게 휴게시간을 하교 이후로 바꾼 것이라고 강조한다.
반면 노조는 단체협약에 '근무 시간 중에 별도의 휴게시간 30분을 보장해 기존과 같이 휴게시간 1시간을 확보하도록 적극적으로 협조'하기로 한 것을 토대로 휴게시간 1시간을 부여해야 한다고 반박한다.
학교와 노조가 수개월 동안 접점을 찾지 못하면서 노조는 지난 9월 노동청에 이 사안을 진정했고, 같은 달 23일부터 학교 앞에서 출근 선전전을 하고 있다.
지난달 29일 하루 경고 파업을 한 데 이어 이날부터는 노조 당진지회장이 충남교육청 앞에서 무기한 단식농성에 돌입했다.
노조는 오는 20일까지 적절한 조치가 없다면 학교장을 경찰에 형사 고발하고, 민사상 손해배상도 청구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학교 관계자는 "학교에서도 나름대로 대안을 제시하고 합의점을 찾으려 노력하고 있지만, 협상이 결렬돼 안타깝다"며 "노동청의 판단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충남교원단체총연합회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노조가 학교를 대상으로 형사 고발과 민사 손해배상을 거론하는 현실에 우려와 개탄을 금할 수 없다"며 "특수교육 대상 학생의 안전한 학교생활과 학습권 보장 등을 위해 채용됐음에도 학생의 학습권 보장 가치를 짓밟는 노조의 위력 행사는 국민적 반감만 가중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휴게시간은 오는 24일 나올 예정인 노동청의 판단에 따라 운영돼야 한다"며 "도교육청은 특수교육실무원과의 상생을 위해 추가 인력 배치, 특수교원 증원 등 적극적인 문제 해결 의지를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soy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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