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보험대리점(GA)협회는 보험 판매수수료 개편안에 대한 입장문을 내고 재검토를 요청했다.ⓒ 연합뉴스
[프라임경제] 보험 상품이 판매될 시 설계사에게 지급되는 수수료를 두고 금융당국과 현업 사이에 이견이 발생하고 있다. 당국은 수수료 공개를 통한 영업질서 확립을 기대하지만 업계는 오히려 혼란이 커질 것을 우려 중이다.
18일 보험대리점(GA)협회는 보험 판매수수료 개편안에 대한 입장문을 내고 GA업계 6대 원칙을 제안했다. 금융당국이 상품 판매시 설계사에게 지급되는 수수료 공개를 요구하자 공식적으로 재검토를 요청한 것이다.
6대 원칙은 △보험소비자 피해 방지 및 채널 간 형평성 유지 △GA고정비 인정 △유지·관리비 인정을 통한 계약 유지·관리 역할 공식화 △충분한 논의와 시행 유예기간 부여를 통한 혼란 최소화 △보험소비자 편익 증대 및 비교·설명 제도 정비 △판매수수료 정보공개 재검토 등이다.
앞서 금융위는 지난 16일 제5차 보험개혁회의를 열고 보험 판매수수료 개편안을 발표했다. 소비자가 상품 판매수수료를 정확히 알고 계약하고, 수수료가 높은 상품 판매 위주의 영업 관행을 개선하도록 관련 정보 공개를 확대하는 것이 골자다.
금융위 개편안이 그대로 시행될 경우 보험가입 권유시 해당 상품의 수수료율 정보가 소비자에게 제공하는 수수료 안내표에 반영된다. 이에 더해 판매채널·상품군별로 상세 수수료율 정보도 공시된다.
협회는 "판매수수료가 공개되면 높은 수수료 제시로 인한 부당스카우트와 자발적 이직같은 불건전 영업이 발생할 수 있다"며 "보험사 전속설계사 채널과 GA채널 등 모집 채널 간 규제 차익과 형평성 문제가 발생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높은 정착지원금 지급을 통한 GA간의 설계사 영입 경쟁은 부당승환 계약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부당승환 계약이란 설계사가 실적과 판매수수료 등을 목적으로 소비자가 기존 보험 계약을 해지하고 다른 회사 보험 상품에 가입하도록 유도하는 것을 의미한다.
당국의 정책에 따라 수수료를 공개할 경우 불건전 영업 개선 등 개편안 도입 취지가 흐려질 수 있다는게 협회 측 입장이다.
협회는 "GA업계는 짧게는 3년, 길게는 중장기 경영계획을 기반으로 운영되는 상황"이라며 "GA 수수료 및 시책으로 설계사의 판매수수료를 지급한 후 남은 비용으로 운영되는게 GA 현실"이라고 부연했다.
이같은 협회의 주장은 GA 현업에서도 공감을 얻고 있다. 한 GA 종사자는 "누구를 위한 공개인지 모르겠다"며 "소비자들은 상품을 보고 가입 여부를 판단하지 설계사 수수료는 고려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다른 업계 관계자는 "급여를 공개하라는 얘기 아니냐"며 "회사 내 동료들끼리도 급여에 관해서는 공유하지 않는게 원칙인데, 서로가 수수료를 얼마 받는지 알게 된다면 사내 분위기도 이상해질 것 같다"고 의문을 표했다.
다만 금융당국도 개편안을 그대로 강행하겠다는 입장은 아니다. 이해관계자가 많은 만큼 추가적인 의견 수렴 절차를 거쳐 시행할 예정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보험 판매수수료 개편은 보험 판매채널의 설계사, GA 등에게 미치는 영향이 큰 과제"라며 "내년 1분기 설명회 등 충분한 의견 수렴 후 최종방안을 확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