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희준 기자= 국제축구연맹(FIFA)이 클럽 월드컵 입장권 가격을 고정하지 않고 동적 가격 책정(다이내믹 프라이싱, Dynamic Pricing) 방식을 차용할 예정이다.
18일(한국시간) 스포츠 전문 매체 ‘디애슬레틱’은 “2025년 클럽 월드컵은 수요에 따라 티켓 가격을 변동시키는 동적 가격 책정 방식이 채택됐다”라며 “각 경기의 ‘중요 이벤트 정보’ 약관에는 다음 내용이 포함됐다: ‘변동하는 시장 상황으로 인해 티켓 가격이 매일 변동될 수 있다’”라고 전했다.
동적 가격 책정은 항공사, 호텔 등 시즌이 명확히 구분되는 사업에서 자주 쓰이는 방식이다. 단순하게 말하면 성수기에는 비행기 항공권이나 호텔 예약 가격을 높이고, 비수기에는 가격을 내리는 식이다. 최근에는 미국을 중심으로 콘서트와 스포츠계에도 이러한 방식이 차용되는 경우가 많아졌다. 성수기와 비수기가 아닌 단일 공연 혹은 경기에 대해서도 수요층의 관심도나 좌석의 중요도 등을 고려해 수시로 가격을 변동하는 식이다.
클럽 월드컵은 동적 가격 책정을 적용하기 좋은 대회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팀이 다수 참여하는 데다 4년에 한 번 치러져 희소성도 뛰어나다. 그러면서도 월드컵보다는 관심도가 떨어져 새로운 시도를 하기에 적절한 대회이기도 하다. 올해 미국에서 치러진 2024 코파 아메리카도 동적 가격 책정으로 수익을 거둬들였기에 성공 확률도 어느 정도 있다.
유럽축구에서도 2024-2025시즌 스페인 라리가 발렌시아와 셀타비고가 동적 가격 책정을 도입했다. 발렌시아는 관련해 “콘서트, 스포츠 이벤트, 엔터테인먼트 분야의 글로벌 트렌드에 발맞춰 동참할 것”이라며 “입장권은 기본 가격으로 판매를 시작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가격이 상승할 수 있다. 티켓을 일찍 구매해야 최상의 가격에 경기를 즐길 수 있다”라고 발표했다.
그러나 보수적인 유럽 축구계의 반발과 맞닥뜨릴 가능성도 높다. 특히 잉글랜드에서는 동적 가격 책정에 대해 극렬한 반대 입장을 취했다. 잉글랜드 서포터즈 협회는 “축구계에서 가장 탐욕스러운 구단주들이 팬들의 충성도를 악용하기 위해 동적 가격 책정이라는 끔찍한 아이디어를 수입하려 할 가능성을 과소평가해서는 안 된다”라며 축구가 노동자들을 위한 스포츠였다는 점을 강조했다. 또한 유럽 축구 서포터즈 모임 역시 “축구에서 동적 가격 책정을 도입하는 걸 강력히 반대한다. 이는 노골적인 탐욕에 불과하다”라는 입장을 취했다.
클럽 월드컵 조별리그 입장권은 한국시간 기준 20일 자정부터 순차적으로 판매될 예정이다. 가장 저렴한 티켓은 30달러(약 4만 3,077원)부터 구매할 수 있지만, 해당 경기의 중요도 등에 따라 가격은 변동된다. 일반 판매 티켓은 선착순으로 제공된다.
사진= 국제축구연맹 홈페이지 캡처, 게티이미지코리아
Copyright ⓒ 풋볼리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