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은행들이 행장 선임 절차에 본격적으로 돌입했다. 시중은행에 세대교체 바람이 거세게 분 반면 지방은행은 대부분 연임을 통해 안정을 꾀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수익성과 자산건전성 측면에서 시중은행·인터넷전문은행과 격차를 좁혀야 하는 만큼 쇄신보다는 안정적인 경영 환경이 더 중요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BNK금융그룹은 이번 주 자회사CEO후보추천위원회(자추위)를 열고 차기 부산·경남은행장 선임 절차에 착수한다. 자추위는 빈대인 BNK금융 회장과 사외이사 3명으로 구성된다. 이번 자추위는 지난해 10월 BNK금융 이사회가 도입한 새로운 체제에서 처음 이뤄지는 은행장 추천이라는 데 의미가 있다.
금융권은 방성빈 부산은행장 연임 가능성을 높게 본다. 수익성 지표에서는 고전했지만 부산시금고 수성에 성공한 점이 강점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방 행장 외에도 손대진·노준섭 부산은행 부행장보나 강종훈·박성욱 BNK금융 전무 등이 후보로 꼽힌다.
예경탁 경남은행장 거취를 두고는 다양한 관측이 나온다. 재임 기간 호실적을 유지했지만 지난해 발생한 대규모 횡령으로 영업 일부 정지 중징계를 받은 것이 치명적이다. 금융권에서는 예 행장 연임을 비롯해 이상봉 경남은행 부행장보나 BNK금융 전무급 인사 발탁 등이 거론된다.
DGB금융그룹 그룹임원후보추천위원회도 이달 중 iM뱅크(구 대구은행) 차기 행장을 추천한다. 현재 황병우 DGB금융 회장이 행장직을 겸하고 있는데 은행장 임기가 이달 말 종료된다. 금융권에서는 그가 은행장직을 내려놓고 회장직에 집중할 것이란 전망과 iM뱅크를 시중은행으로 연착륙시키기 위해 연임할 것이란 분석이 동시에 나온다. 고병일 광주은행장과 백종일 전북은행장은 1년 연임을 확정했다.
연임과 신규 선임을 막론하고 차기 수장들에게 주어진 경영 환경은 녹록지 않다. 지방에 본사를 둔 은행들이 수익성·건전성 등에서 고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3분기까지 부산·경남·광주·전북은행과 iM뱅크 당기순이익은 총 1조4423억원으로 전년보다 6.45% 늘면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여파에서 벗어나는 모습이다.
그러나 같은 기간 카카오뱅크가 3556억원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면서 전년 대비 27.3% 성장한 점을 고려하면 아쉬운 성적표다. 이들 은행 중 올해 3분기까지 카카오뱅크보다 많은 당기순익을 거둬들인 곳은 부산은행(3847억원)이 유일하다.
자산건전성 지표도 개선이 필요하다. 3분기 말 기준 전북은행 연체율은 0.78%에 달한다. iM뱅크(0.73%), 부산은행(0.67%), 광주은행(0.58%)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주요 시중은행(0.28~0.32%)은 물론이고 카카오뱅크(0.48%)보다 높은 수준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지방은행들은 지역 경제가 부진한 가운데 돌파구를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지만 수익성과 건전성 면에서 시중은행과 격차를 좁히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부동산 PF 리스크를 어느 정도 해소한 점은 긍정적이지만 지역 경제 활성화 없이는 지속 가능한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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