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이나라 기자] 한국은행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팬데믹 이후 칩플레이션(Cheapflation)이 발생하면서 인플레이션에도 가계 소득계층 간의 불평등이 심화되고 있다면서 정부가 중·저가 상품의 가격안정에 집중함으로써 취약계층의 부담을 완화시킬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한국은행은 18일, '팬데믹 이후 칩플레이션과 인플레이션 불평등'이란 보고서를 통해 이 같이 밝혔다. 칩플레이션은 팬데믹 이후 주요국에서 저렴한 상품의 가격이 더 빠르게 상승하는 현상을 일컫는다. 예컨대 소시지류에도 다양한 브랜드의 상품이 있지만 공식 물가지수는 대표성이 있는 특정 상품만을 대상으로 조사해 발표된다.
즉, 각 가계가 주로 구매하는 상품 브랜드의 가격수준과 상승률이 다르다면 실제 체감하는 실효 물가와 공식 물가지수도 서로 다를 수밖에 없는데, 이로 인해 취약계층의 부담이 상대적으로 더 컸던 것으로 평가된다는 것이다.
실제로 대한상공회의소의 스캐너 데이터를 활용해 상품 가격수준별(4분위)로 물가지수를 산출해 본 결과, 팬데믹 이후 우리나라에서 저가 상품의 가격상승률이 더욱 높게 나타나는 칩플레이션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조사 결과, 지난 2020년 1월에서 지난해 9월 사이 1분위 저가 상품의 가격은 16.4% 상승한 반면, 4분위 고가 상품의 가격은 5.6% 상승하는 데 그쳤다. 저가·고가 상품 간 상승률의 격차가 팬데믹 이전에는 미미했으나 인플레이션 급등기에 크게 확대된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은행은 국내 칩플레이션이 주로 수입 원자재가격의 급격한 상승공급요인, 저렴한 상품으로의 지출 전환수요요인에 기인한 것으로 분석했다.
공급 측면에선 저가 상품이 마진이 작아 비용충격에 대한 흡수력이 낮기 때문에 팬데믹 이후 수입 원자재 가격의 급등이 저가 상품의 가격을 끌어올렸으며, 수요 측면에선 인플레이션이 높은 상황에서 가계가 부담을 줄이기 위해 저가 상품이나 판매점으로 소비를 이동한 것이 저가 상품의 가격이 고가 상품에 비해 더욱 크게 올랐다는 게 한은의 설명이다.
이에 한은은 "칩플레이션의 경우 물가급등기에 나타나는 경향이 있고 저소득층의 피해가 크다면서 정부가 통화정책을 통해 전체적으로 물가안정 기조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이어 "정부 정책 측면에서는 향후 인플레이션이 높은 시기에 특히 중·저가 상품의 가격안정에 집중함으로써 취약계층의 부담을 완화시킬 필요가 있다"면서, "해외공급 충격을 완충하기 위한 할당관세나, 가격급등 품목에 대한 할인지원 시 중·저가 상품에 선별 지원을 하는 방안 등을 고려해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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