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뉴스 김승훈 기자] 한동훈 전 대표의 사퇴로 비대위를 이끌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에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에 반대한 친윤계 인사들이 거론되고 있다.
4선 이상 중진을 중심으로 당의 이미지를 쇄신할 외부 인사 보다는 당의 안정과 화합을 이끌 경험 많은 당내 인사가 비대위원장이 되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면서 5선 중진인 권영세, 나경원 의원,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 등이 하마평에 오르고 있는 것. 일각에선 권성동 당대표 권한대행 원내대표가 비대위원장을 겸임하는 안도 거론된다.
이르면 이날 오후 의원총회에서 비대위원장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친한계 인사들과 소장파, 비윤계는 탄핵 반대파나 친윤계 인사가 비대위원장을 맡을 경우 대선 승리는 고사하고 '당이 골로 갈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중진, '용병 불가론'.. "당내 중진이 맡아야"
권성동, 비대위원장까지 겸직하나.. "선택지 배제 않고 열려있다"
국민의힘은 18일 오후 비상 의원총회를 열고 비대위 체제 전환과 비대위원장 후보 등에 대한 논의를 이어간다. 지난 16일 의총에서 한 차례 비대위원장 인선을 논의했지만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앞서 권성동 원내대표는 16일 비상의총 후 기자들과 만나 "우리 당의 얼굴로서 적합한 분이냐, 위기 상황을 수습할 능력이 있느냐, 새로운 비전을 제시할 능력이 있느냐, 민주당과 관계에 있어서 날카로운 공격력을 갖고 있느냐 등이 집중적으로 거론된 것으로 안다"며 "누구로 할 건지에 대해 (18일엔) 좀 더 구체적으로 의원들께서 말해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일단 비대위원장은 외부 인사가 아닌 당내 인사가 맡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홍준표 대구시장과 나경원 의원이 최근 언급했던 '용병 불가론'이 강하게 힘을 발휘하고 있기 때문이다. 홍 시장은 윤 대통령과 한 전 대표를 향해 "용병이 당을 망쳤다"고 비판했다. 나 의원은 "우리 당과 아무 인연이 없었던 인물을 그저 이용해 보려는 욕심이 있었던 것 아닌가"라며 홍 시장의 용병 불가론에 동의했다.
실제로 4선 이상 중진 의원들은 지난 16일 회동을 갖고 "당의 안정과 화합, 쇄신을 이끌 수 있는 '당내 인사'"로 의견을 모았다.
현재 비대위원장 후보군에는 5선 중진인 권영세·김기현·나경원·윤상현·조배숙 의원 등이 거론된다. 또, 3선 국회의원과 제주도지사를 지낸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 김병준 전 자유한국당 비대위원장 등도 후보군으로 꼽힌다.
이는 윤 대통령의 탄핵이 인용될 경우 조기대선을 치러야 할 수도 있다는 것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즉, 지지층을 결집하기 위해서는 당내 인사가 적격이라는 것이다.
윤 대통령과 한 전 대표가 민심을 경청하고 상대와 타협하는 '정치경험' 부족을 드러낸 것도 당내 중진 선호로 이어지는 모습이다.
일각에서는 혼란을 효율적으로 수습하기 위해 권성동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가 비대위원장을 맡는 방안도 논의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수민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18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 인터뷰에서 "어떠한 선택지 하나 배제하지 않고 다 보고 있다"면서 "백지상태다. 모든 게 열려 있고 저희가 워낙 고민이 깊다"고 말했다.
정치권에서는 18일 의총에서 대략적인 결론이 내려질 것이라고 보고 있다.
김대식 국민의힘 원내수석대변인은 17일 기자들과 만나 "내부 인사로 해야 한다는 안, 수습 기간에는 원내대표가 비대위원장을 맡아서 하자는 안 2가지가 있다"며 "내일 의원총회에서 결정될 듯하다"고 전했다.
다만 현재 거론되는 인사 대부분이 친윤계로 분류되고 탄핵을 반대했다는 점에서 누가 되더라도 '내란옹호당'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조경태 "탄핵 반대파 비대위원장 앉으면 대선 승리 못 해"
김상욱 "국민의힘, 극우 잘라내야" 유승민 "당 골로 간다"
이에 당내 친한계와 소장파, 비윤계는 탄핵 반대파가 비대위원장을 맡으면 안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친한계 조경태 의원은 17일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 라디오에서 비대위원장 후보에 친윤계 인사들이 거론되는 것에 대해 "어떤 분이 하시더라도 '계엄 옹호당' 이미지를 (벗어나야 한다)"며 "많은 국민께서 탄핵하라고 명령하지 않았나. 그런 국민의 뜻을 잘 받드는 비대위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조 의원은 "탄핵을 반대하는 분이 비대위원장으로 앉았을 때 내년 대통령 선거에서 과연 우리 당이 승리할 수 있겠나"라며 "우리 당명이 내란의힘이 아니라 국민의힘이지 않나. 대통령의 잘못을 비판하고 국민의 뜻을 받들 수 있는 정당이 국민의힘에 어울리는 철학"이라고 강조했다.
소장파로 분류되는 김상욱 의원은 18일 YTN 라디오에서 윤 대통령을 보수가 아닌 극우주의자라고 지적하며 "이 때문에 국민의힘이라는 보수당 안에 극우라는 암이 자라버린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국민의힘부터 먼저 고쳐야 한다"며 "정통 보수당으로 보수의 가치를 중심으로 재건되고, 극우라는 암 덩어리를 빨리 치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비대위원장 인선과 관련해 "대통령과 가까웠던 사람, 대통령과 성향을 공유했던 사람, 이번 비상계엄에 책임이 있는 사람은 절대 리더가 돼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비윤계 유승민 전 의원도 18일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와 인터뷰에서 "탄핵에 반대했던 중진 의원 중 1명을 비대위원장으로 앉히면 당이 속된 말로 '골로 간다'"고 우려했다.
유 전 의원은 국민의힘이 건전한 보수 정당으로 새출발하려면 의원 전원이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와 탄핵 반대를 사과해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그는 "국민의힘 전원이 반성해야 할 시점인데 윤 대통령이 헌법재판소에서 싸우겠다고 하니 '어떻게 하면 그 싸움을 우리가 도와줄까' 한다. 이렇게 해서 다음 대선을 어떻게 치르고 국민들에게 표를 어떻게 달라고 하냐"고 한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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