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한미약품은 오는 19일 오전 10시 서울 송파구 서울시교통회관에서 임시 주총을 진행한다. 상정된 안건은 이사 박재현·신동국 해임의 건과 이사 박준석·장영길 선임의 건이다. 한미사이언스 주도로 열리게 된 이번 임시 주총은 대주주 3자 연합(신동국·송영숙·임주현) 측 인사를 한미약품 이사회에서 제외하고 오너 일가 형제(임종윤·종훈) 측 인사를 진입시키기 위한 목적으로 추진됐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한미사이언스는 박 대표가 그룹 내 혼란을 일으켜 왔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미사이언스는 지난 9월 한미약품 임시 주총 소집을 요구하며 "박 대표는 수장으로 모든 임직원을 아우르고 이끌어야 하는 막중한 책임감을 버려둔 채 당사와 불필요한 갈등을 일으키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경영상 혼란을 일으킨 장본인과 이를 옆에서 부추긴 이사를 교체하고 전문성과 능력을 인정받아 온 분들을 모셔 와 영광을 되찾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업계에서는 한미약품이 독립경영을 시도하자 한미사이언스가 박 대표 해임에 나선 것으로 본다. 한미약품은 3자 연합이 추진하는 전문경영인 체제로 전환하고자 하고 한미사이언스는 형제 측 뜻대로 현 체제를 유지하고자 한다. 3자 연합 측과 형제 측의 경영권 분쟁이 한미약품과 한미사이언스의 갈등으로 이어지는 모습이다.
한미약품은 지난 8월 박 대표 중심 독립경영을 위해 한미사이언스에 위임해 왔던 인사 부문 업무 등을 독립시키기로 했다. 이에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는 박 대표를 사장에서 전무로 강등 조치했고 한미사이언스는 회사 차원으로 "(박 대표가) 뜬금없이 독립경영을 주장하며 그룹사 전체를 혼란에 빠뜨렸다"고 반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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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대표, 주요 임원 지지 얻어… 매출·영업익 개선 성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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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명희 한미약품 국내사업본부장(전무)은 "한국형 R&D(연구·개발) 선순환 구조는 한미약품이라는 거함이 한 몸처럼 움직여야만 가능한 일"이라며 "각 본부의 유기적 관계를 박 대표가 중심에서 잘 잡아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김나영 한미약품 신제품개발본부장(전무)은 "신제품을 개발하다 보면 각 본부와 이견이 발생할 때도 있는데 (박 대표가) 특유의 부드러운 리더십으로 잘 연결해 준다"고 말했다.
이 밖에 "약사로서 고객들이 어떤 제품을 원하는지 잘 이해하고 있는 박 대표의 리더십이 회사를 이끄는 데 큰 도움이 된다"(최인영 한미약품 R&D센터장(전무)) "한미약품이 기존 수출 거래선에 만족하지 않고 현지 파트너 기업을 플랫폼화해 한미 제품을 진출시키고자 하는 노력은 박 대표의 강한 의지와 이해해서 비롯됐다"(신해곤 한미약품 글로벌사업본부 해외영업 상무) 등의 의견도 있었다.
박 대표는 지난해 3월 대표이사로 취임한 후 회사 실적 개선도 이어가는 중이다. 한미약품은 지난해 매출 1조4909억원, 영업이익 2207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도와 견줬을 때 매출은 12.0%, 영업이익은 39.6% 늘었다. 올해에는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1조5971억원, 2540억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증권가는 전망하고 있다.
국내외 의결권 자문사들도 박 대표의 성과를 긍정 평가하는 분위기다. 서스틴베스트와 한국ESG평가원 등 국내 의결권 자문사 4곳과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 ISS 및 글래스루이스는 최근 박 대표 등 해임안에 반대 의견을 냈다. 박 대표 등에 대한 해임 요구는 불합리하며 설득력 있는 근거가 없다는 취지에서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의결권 자문사의 해임안 권고 사항은 현재 경영 체제가 주주들에게 가장 합리적이고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며 "임시 주총에서 주주들의 올바른 선택을 기대해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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