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임종훈 '의결권 행사 금지' 가처분 기각… 4자연합 "판단 존중"

수원지방법원이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 1인 의사에 따른 한미사이언스 의결권 행사 금지를 요구하는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사진은 지난달 7일 기자회견에 참석하는 임 대표. /사진=임한별 기자

한미약품그룹 대주주 4자 연합(신동국·송영숙·임주현·킬링턴 유한회사)이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에 대해 제기한 지주사 한미사이언스 의결권 행사 금지 가처분 신청이 법원에서 기각됐다. 4자 연합은 기각에 대해 아쉬움을 내비치면서도 이사회 결의 필요성을 확인한 결정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18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수원지방법원은 4자 연합이 임 대표 1인 의사에 따른 한미사이언스 의결권 행사 금지를 요구하는 내용의 가처분 신청에 대해 전날 기각 결정을 내렸다. 한미사이언스 이사회가 4자 연합 측, 오너 일가 형제(임종윤·종훈) 측 5대5로 양분된 상황에서 회사 대표이사인 임 대표의 결정으로 한미사이언스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게 됐다는 의미다.

법원의 기각 결정에 따라 임 대표는 오는 19일 예정된 한미약품 임시 주주총회에서 한미사이언스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게 됐으나 표 대결 결과는 미지수다.

한미약품은 이번 임시 주총에서 기존 이사 2인(박재현·신동국)을 해임하고 신규 이사 2인(박준석·장영길)을 선임하는 내용의 안건을 다룬다. 기존 이사를 해임하기 위해선 출석 주주 3분의 2 이상이 동의해야 하는데 한미사이언스의 한미약품 지분은 41.42%에 그친다. 앞서 국민연금공단과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 ISS와 글래스루이스 등은 기존 이사 해임안에 반대 의견을 밝힌 바 있다.

법원은 이번 임시 주총에 관해 이미 이사회 결의가 있었던 것으로 볼 여지가 있다고 판단해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는 게 4자 연합 측 설명이다. 한미사이언스 이사회는 지난 10월23일 임시 주총 소집 청구 철회 안건에 대해 논의한 바 있다. 단 당시에는 이사회 구성이 형제 측 5인, 4자 연합 측 4인으로 기울어진 상태였다. 한미사이언스 이사회에 신규 진입한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은 지난달 한미사이언스 임시 주총에서 이사로 선임된 바 있다.

4자 연합은 "한미사이언스는 신 회장이 신규 이사로 선임된 후 새롭게 구성된 이사회에서 해당 안건을 다루려 했으나 형제 측 이사 5인 불참으로 논의가 진행되지 못했다"며 "향후 열릴 한미약품 정기 주총에서는 한미사이언스 의결권 행사에 대해 반드시 이사회 결의를 통한 의사 결정이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가처분 기각이 이번 한미약품 임시 주총 안건의 가결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기존 이사 해임 사유에 대한 판단과도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