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리어즈앤스포츠=고양/김민영 기자] 올해 PBA 투어 마지막 대회로 열린 '2024-2025 PBA 드림투어 5차전' 우승자 김원섭(47)이 뜻밖의 우승 소감을 밝혔다.
"프로당구에서 첫 우승이라 너무 기쁘다. 하지만 사실 4강전 승리 후 1부 투어 승격이 확정돼서 말로 할 수 없을 만큼 기뻤다."
올 시즌을 앞두고 PBA 1부 투어 잔류에 실패해 2부 드림투어로 돌아온 김원섭은 이번 드림투어 5차전 우승으로 1부 투어 승격을 확정했다.
김원섭은 "거의 매 시즌 큐스쿨을 통해서 잔류와 강등 위기를 경험했다. 큐스쿨이 얼마나 험난한지 알기 때문에 큐스쿨 없이 1부로 다시 올라갈 수 있다는 사실이 너무 좋았다"고 우승 소감을 전했다.
특히 23만 구독자를 보유한 '방수좋아 당구TV'의 당구 레슨 크리에이터인 김원섭은 "'방수좋아 당구TV'가 콘텐츠를 만드는 나에게도 큰 도움이 됐다"며 깜짝 우승의 비결을 밝혔다.
다음은 '2024-2025 PBA 드림투어 5차전' 우승을 차지한 김원섭의 우승 기자회견 전문이다.
우승 소감이 어떤가?
예상치 못한 결과라서 얼떨떨하지만, 너무 기분 좋다.
왜 예상치 못했나?
최근에 연습을 많이 못 해서 이번 대회를 잘할 수 있을까 싶었는데, 운이 많이 따라준 것 같다. 운이 따라줌과 동시에 라운드가 거듭될수록 집중력이 살아나는 걸 느꼈다.
결승전에서 최고의 집중력을 발휘했나?
그건 아니다. 대회 마지막 날 세트제로 치러지는 8강, 준결승, 결승 세 경기를 연달아 하다 보니 결승전은 오히려 좀 멍한 느낌이 들었다. 휴식할 수 있는 시간 없이 곧바로 경기를 해야 해서 그게 좀 힘들었다. 집중하려고 노력했지만 그대로 좀 멍한 상태로 경기를 했다.
그래서였을까. 1, 2세트는 순조로워 보였는데, 3세트는 고전을 했다.
일단 중요하게 생각했던 4강을 통과했기 때문에 결승전은 마음을 내려놓고 임했다. 즐겁게 부담 갖지 말자 생각하면서 1, 2세트는 편하게 내 공을 칠 수 있었다. 하지만 3세트가 되니 한 세트만 더 따면 우승이라는 생각에 공에 집중하기 어려웠고, 공도 어렵고, 팔도 잠기고, 체력적으로도 한계를 느꼈다. 상대인 이길수 선수도 컨디션이 썩 좋아 보이지 않아서 기회가 온다면 따라잡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프로 무대에서의 첫 우승이다. 기분이 어떤가?
3년 정도 1부에 있다가 올 시즌을 앞두고 큐스쿨에서 떨어져서 2부로 내려왔다. 2부 선수들도 실력이 쟁쟁해서 그동안 성적이 별로 좋지 않았다. 프로가 정말 어렵다는 걸 느끼고 있었는데, 뜻하지 않게 우승해서 너무 기분이 좋고 또 첫 우승이라 더 값진 것 같다.
이번 우승으로 부진 탈출과 1부 재진입의 발판을 마련했다.
사실 4강전에서 이겼을 때 너무 기뻤다. 결승 진출과 함께 1부로 돌아갈 수 있는 기회를 얻어서 우승한 것만큼 기뻤던 것 같다. 그동안 매 시즌 큐스쿨을 거쳐야 해서 큐스쿨이 되게 험난하다는 걸 안다. 큐스쿨을 안 하고 1부로 올라간다는 사실만으로도 너무 좋았다.
우승상금이 1000만원이다. 어떻게 쓸 계획인가?
아직 생각해 보지 않았다. 일단 주위에서 응원해 주신 분들과 좋은 시간을 갖고, 또 운영하고 있는 유튜브 채널의 구독자들하고 뜻깊은 뭔가를 하고 싶다.
구독자가 23만 명인 유명 당구 레슨 크리에이터지만, 그동안 PBA 투어에서는 이렇다 할 성적이 없었다.
그동안 1부에서도 성적을 못 내서 응원해 주시는 구독자들에게 좀 죄송한 마음이 있었다. 이번 우승으로 체면을 좀 세운 것 같다.
당구 콘텐츠 제작이 이번 우승에 영향을 미쳤나?
방송에서 레슨을 2년 정도 하다 보니 기존에 감각적으로 치던 샷들이 개념적으로 정리가 되고 나만의 이론을 갖게 됐다. 주위에서는 공 치는 스타일이 바뀌었다고 알아봐 주신다. 한 가지 배치를 놓고 여러 가지 풀이를 하면서 나름 연구를 많이 한다. 덕분에 당구 방송이 나에게도 큰 도움이 된 것 같다.
우승 후 가장 먼저 생각난 사람은 누구인가?
돌아가신 아버지가 생각났다. 예전에 경주에서 열린 드림투어에 출전하던 중에 아버지가 돌아가셔서 급하게 대회를 포기하고 돌아간 기억이 있다. 그때 그 투어에서 성적을 내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었는데, 중간에 돌아가신 거다. 이번에 우승하면서 그때 생각이 좀 났다.
이번 대회에서 어려웠던 고비는?
홍종명 선수와의 4강전이 가장 큰 고비였다. 1부 투어로 승격할 수 있는 티켓을 얻느냐 못 얻느냐 하는 중요한 경기였기 때문에 더 긴장감과 부담감이 컸다. 특히 1세트를 내주고 시작해서 압박감이 상당했다.
다음 시즌 1부 투어에 올라가면 어떤 점을 보완해서 임할 텐가?
승부치기를 보완해서 승부치기에 대한 압박감을 이기고 싶다. 1부 투어에서 승부치기를 진짜 많이 했는데, 승률이 좋지 않다. 다음 시즌에 대비해 승부치기 연습을 좀 많이 해야 할 것 같다.
아직 이번 시즌에 정규 투어와 파이널 투어가 남아 있다. 남은 목표와 각오는?
우승 후에 안도하거나 나태해질 수 있는데, 그러지 않고 매 경기 최선을 다하겠다.
(사진=고양/이용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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