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뉴스 김승훈 기자] 명태균씨가 윤석열 대통령, 김건희 여사를 비롯하여 정치권 주요 인사들과 통화한 내용이 담겨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명 씨의 '황금폰'을 검찰이 확보함에 따라 파장이 어디에까지 이를지 관심이 모아진다.
당장 명씨측은 윤 대통령이 윤상현 의원에게 공천을 지시한 내용이 담겨 있을 것이라고 밝혀 실제로 해당 통화 녹취가 존재한다면 비상계엄과 대통령 탄핵으로 혼란에 빠진 여권에 초대형 악재가 추가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명, 검찰에 '황금폰' 제출.. "윤상현, 윤핵관 이름 나올 것"
'명태균 게이트'를 수사 중인 창원지검은 지난 12일 명태균씨 측 변호인에게서 명씨가 과거에 쓴 휴대전화 3대와 USB 1개를 제출받았다.
이 가운데 명씨가 2019년 9월부터 2023년 4월까지 사용한 휴대전화는 이른바 '황금폰'이라 불린다. 이는 대선 여론조작 의혹과 보궐선거 및 지방선거 공천개입 의혹 등이 제기된 시기와 맞물리기 때문이다.
앞서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10월 31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2022년 6·1 국회의원 보궐선거(창원의창) 국민의힘 공천 후보 발표가 있기 하루 전이자 윤 대통령 취임 전날인 2022년 5월 9일 명씨가 윤 대통령과 통화한 녹음 파일을 공개하며 윤 대통령의 공천 개입 의혹을 주장했다.
해당 통화 녹음 파일에는 윤 대통령이 명씨에게 "내가 김영선이 경선 때부터 열심히 뛰었으니까 김영선이를 좀 해줘라 그랬는데, 말이 많네 당에서"라고 말하는 음성이 담겼다.
또, 명씨는 지난 대선 경선과 대선 기간 윤 대통령을 위해 수십차례의 여론조사를 실시하면서 이를 주기적으로 윤 대통령에게 보고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지난 지방선거에서는 김진태 강원지사 공천과 경남도지사 공천에 관여했다는 의혹도 제기된 상태다.
즉, 실제로 명씨가 제출한 휴대전화에 관련 내용이 담겨 있다면 이는 여권에게 대형 악제가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명씨 측은 그간 황금폰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밝혀왔으나 지난 12일 돌연 입장을 바꿔 검찰에 휴대전화를 제출했다.
이에 따라 공천개입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결정적인 증거를 확보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아직까지는 실제 공천 개입이 있었는지, 대통령 역할이 있었는지에 대해선 드러난 게 없는 상황이지만 윤 대통령이나 다른 정치인들의 음성이나 카카오톡 대화 내역이 확인된다면 수사가 급물살을 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런 가운데 김영선 전 의원 공천개입 의혹과 관련해 명씨의 법률 대리인인 남상권 변호사는 '황금폰'에 명씨가 윤 대통령과 나눈 추가 대화가 있다고 주장했다.
남 변호사는 16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 인터뷰에서 "황금폰에는 윤석열 씨와 나눈 대화가 있다"며 "이미 언론에 공개된 내용 중에 누락된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남 변호사는 "녹음 내용은 총 2분 정도 되는데 지금 언론에 공개된 것은 거기에 한 20% 정도만 공개가 됐다"며 "누락된 내용은 아주 엄청난 내용이다"라고 말했다.
남 변호사는 "윤 대통령이 당시 시끄럽다는 취지로 이야기했고, 그 다음에 명씨가 '평생 은혜 잊지 않겠습니다'라고 했는데 그 가운데 빠진 내용이 들어 있다"면서 "다시 한 번 더 그 부분과 관련해서 확인 하겠다, 지시를 하겠다, 이런 취지로 이해하시면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실명이 나온다. 윤상현이다"라고 말했다.
윤상현 의원은 당시 재보선 공천관리위원장이었다. 진행자가 '윤상현 당시 공관위원장에게 내가 이렇게 지시하겠다라고 이야기 한다라는 건가'라고 질문하자 남 변호사는 "그렇다"라고 말했다.
남 변호사는 윤핵관 중 다른 의원도 통화에 등장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윤상현 의원 측은 "명씨 법률 대리인 발언이 지난번 녹취 연장선이며 그 맥락을 풀어서 이야기한 것이 전부"라고 반박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민주당이 해당 녹취를 공개했을 때 밝힌 '대통령이 공천 관련해서 얘기한 적도 없고, 지시한 적도 없다'는 입장이 지금도 똑같다"며 "원칙에 따라 공천했다는 입장에서 달라진 것이 없다"고 밝혔다.
"최순실 국정농단보다 큰 거 온다" "洪 나불대면 끝장낼 것"
여권이 명씨의 '황금폰'에 긴장감을 감추지 못하는 것은 김영선 전 의원에 대한 공천개입 의혹뿐만 아니라 뭐가 나올지 알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구속 전 명씨는 "최순실 국정농단은 아무것도 아니다"라며 황금폰이 일으킬 파장을 예고한 바 있다.
특히 명씨가 김 여사와 나눈 카톡 대화 내용이 한차례 공개된 것을 감안하면 김 여사와의 통화 녹취나 메시지도 더 있을 것으로 보인다.
남 변호사는 "명씨가 (김건희 여사와) 통화한 내역이 있다. 이렇게 이야기를 했었고, 또 카톡도 좀 있다. 카톡 메시지도 여러 개 있다(고 했다)"라고 말했다.
이날 남 변호사는 홍준표 대구시장, 오세훈 서울시장 등에 대한 명태균 씨의 생각도 전했다.
그는 명씨가 홍 시장에 대해 "입을 다물고 조용히 있으면 정치생명을 유지할 수 있으나 자꾸 나불거리면 끝장을 내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오세훈 서울시장이 명 씨와 관계를 강력히 부인한 것에 대해선 "사실이 아니다"라며 "두 번을 만났다고 하는데. 두 번보다 많이 만났다"고 반박했다.
진행자가 '서울시장 선거에 명씨가 개입한 구체적인 정황이 있느냐'고 묻자 "명 씨가 띄엄띄엄 얘기했고 검찰에서 수사 진행 중인 상황이라 중간중간 명 씨를 접견하고 있다"라며 "이야기를 많이 하고 싶지만 (여의치 않다)"며 말을 아꼈다.
남 변호사는 "그분들 모두 명 씨로부터 혜택을 받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치 브로커니, 사기꾼이니 그렇게 매도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진행자가 윤석열 대통령 계엄 선포와 관련해 명 씨가 어떤 말을 했는지 묻자 남 변호사는 "바보짓이라고 하더라"라고 했다.
이어 그는 "만약에 비상계엄이 성공했다면 자신이 총살 1호였다는 말도 했다"며 "비상계엄 당시 창원 교도소에 명 씨 신변 안전 관련해 걱정돼 계속 통화를 시도했지만, 전화기가 불이 나 연결이 안 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언론을 통해 창원지검장이 명 씨는 안전하다고 말한 사실을 확인(한 후에야 안심)"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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