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뉴스 김지혜 기자] 금융당국이 시중 은행의 가계대출 총량 관리에 나서면서 풍선효과로 증가해 온 2금융권의 가계대출 증가 속도가 둔화 추세에 접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12월 2금융권의 가계대출 증가 속도가 지난 11월 같은 기간과 비교해 줄었다.
지난달 2금융권 가계대출 증가 폭은 3조2000억으로, 10월 2금융권 증가 폭 2조7000억원 대비 5000억원이 증가하며 큰 폭의 증가세를 나타냈다. 현재 2금융권의 가계대출 증가 속도는 지난달 대비 둔화돼 이 같은 증가 속도가 유지된다면 12월 증가 폭은 11월 증가 폭을 밑돌 것으로 보인다.
2금융권의 가계대출 증가 폭에는 상호금융권의 가계대출 증가가 크게 늘면서 영향을 끼쳤다. 상호금융의 10월 가계대출 증가폭은 9000억원, 11월에는 1조6000억원에 달했다. 10월과 11월 모두 상호금융권이 2금융권 가계대출 증가를 주도했고, 12월 들어서 상호금융권의 가계대출 증가 속도가 줄어들면서 2금융권의 전반적인 가계대출 증가 폭이 줄어들고 있는 것이다.
2금융권의 가계대출이 증가한 반면, 시중 은행의 가계대출 증감은 지난 9월 5조6000억원, 10월 3조80900억원, 11월 1조9000억원으로 큰 폭으로 감소했다.
지난 8월부터 가계대출 억제 방안이 시행되면서 대출 수요가 2금융권으로 이동하는 풍선효과가 발생해 가계대출을 보수적으로 취급하는 저축은행 대신 대출 수요가 지역 상호금융조합에 집중된 것이다.
특히 농협과 새마을금고에서 가계대출이 크게 늘었는데, 중앙회 차원에서 가계대출을 줄이는 방안을 내놔 12월부터 대출 억제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2금융권의 가계대출 증가 폭은 내년 초에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시중 은행들이 대출 문턱 낮추기에 나섰기 때문이다.
신한은행은 이날부터 단계적으로 가계대출을 완화한다. 지난 8월 중단했던 주담대 모기지보험 취급을 재개하고, 대출 모집인을 통한 대출 접수도 다시 받는다. 또 미등기된 신규 분양 주택에 대한 전세대출도 실행한다.
하나은행도 지난 12일부터 내년 대출 실행건에 한해 비대면 주담대와 전세 대출 판매를 재개했고, 우리은행도 오는 23일부터 비대면 주담대, 전세대출 등의 판매를 재개한다.
또 은행들이 잇따라 예금금리를 낮추고 있다는 점도 2금융권 가계대출 증가 속도 둔화에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은행연합회 공시에 따르면 지난달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3.35%로 한달 전보다 0.02% 포인트 낮아졌고, 잔액 기준 코픽스는 3.53%로 가튼 기간 대비 0.05% 포인드 낮아졌다. 은행들은 17일부터 코픽스를 기준으로 하는 주담대 변동금리를 코픽스 하락분만큼 낮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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