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리그 남자부 선두 현대캐피탈은 가장 강력한 서브를 자랑한다. ‘커피 내기’로 재미를 곁들인 훈련의 결과다. 사진제공|KOVO
서브는 배구 경기의 출발이자 기본이다. 그러나 아무리 멋진 스파이크 서브를 넣어도 실패하면 의미가 없다. 일단 상대 코트로 공을 제대로 넘겨야 다음이 있다. 강한 힘과 날카로운 코스 공략도 필요하나, 정확도가 생명이다.
2024~2025시즌 V리그 남자부에선 현대캐피탈이 ‘서브공화국’으로 통한다. 정규리그 14경기에서 세트당 1.538회를 기록하며 가장 날카로운 서브를 갖춘 팀으로 우뚝 섰다. 17일 현재 서브 10위권에만 3명의 선수가 이름을 올렸다. 토종 거포 허수봉(2위), 외국인 주포 레오(6위), 아시아쿼터 공격수 신펑(9위)이다.
질적으로 우수한 서브와 리시브는 강팀의 기본 요건이다. 대부분의 감독은 팀이 부진할 때면 우선 서브와 리시브의 상태부터 확인한다. 당연히 현대캐피탈의 성적은 좋다. 12승2패, 승점 34로 선두다. 1경기를 더 치른 2위 대한항공(10승5패·승점 32)과 격차가 크지 않지만, 18일 예정된 한국전력과 홈경기를 잡으면 여유를 얻게 된다.
현대캐피탈의 서브 비결은 역시 맹렬한 훈련에 있다. 필립 블랑 감독(프랑스)은 항상 “기본부터 탄탄히 다져야 좋은 성과도 있다”고 강조한다. 피나는 노력이 서서히 결실을 보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래도 마냥 고통스럽지만은 않다. 재미와 웃음도 공존한다. 현대캐피탈에는 팀 내부적으로 ‘커피 내기’ 문화가 있는데, 서브도 예외가 아니다. 경기 직전 훈련 때만 적용되는데, 규칙은 아주 단순하다. 서브로 넣은 공이 네트 아래로 향하면 안 된다는 것이 유일하다. 네트에 맞고 떨어져도 문제가 없지만, 네트 아래로 가면 곤란하다. 심지어 동료의 몸을 맞고 네트 아래로 가도 모든 동료에게 커피 또는 차를 사야 한다.
쟁쟁한 실력을 갖춘 ‘배구도사’가 즐비하다 보니 ‘설마’ 할 수 있으나, 놀랍게도 이번 시즌 한 차례 사례가 있었다. 지난달 19일 대전충무체육관에서 열린 삼성화재와 2라운드 원정경기에서였다. 셧아웃 승리를 거둔 이날 경기 직전 훈련에서 신펑이 치명적(?) 실책을 범했고, 충남 천안의 클럽하우스로 돌아가 한턱을 내야 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Copyright ⓒ 스포츠동아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
지금 쿠팡 방문하고
2시간동안 광고 제거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