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강태선 회장 “체육은 서비스와 봉사... 권력이 돼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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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강태선 회장 “체육은 서비스와 봉사... 권력이 돼선 안 된다”

한스경제 2024-12-17 16:33:07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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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태선 블랙야크 회장이 12일 오후 서울 양재동 블랙야크 본사에서 본지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최대성 기자
강태선 블랙야크 회장이 12일 오후 서울 양재동 블랙야크 본사에서 본지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최대성 기자

[한스경제=박종민 기자] ‘다르게 싸우라(도전). 반드시 이긴다(믿음).’

서울 서초구 양재동 블랙야크 본사 회장실 한 벽면에는 베트남의 독립과 통일 과정에서 영웅적 역할을 했던 보 응우옌 지압 장군의 명언이 적혀 있었다. 강태선(75) BYN블랙야크그룹 회장의 인생철학 3가지 중 하나다.

◆스포츠가 생활인 선진국 목표

내년 1월 14일 하는 대한체육회장 선거에 나선 강 회장은 본지와 인터뷰에서 후보로서 차별점을 설명했다. 그는 “스포츠와 기업, 환경 운동은 평생 했다. 고산 등반, 스포츠클라이밍(볼더링)과 관련해선 필드 선수 생활을 했고 체육 행정도 꾸준히 해왔다. 체육인이면서 행정 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고 운을 뗐다. 이어 “특히 전 경영을 한다. 돈을 받아서 경기만 하는 체육단체는 어렵다. 자생력을 키워야 한다”고 덧붙였다.

강 회장은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 유치를 위해 4년 동안 뛴 경험이 있다. 대한체육회가 잘 안되고 있는 게 인적 관리인데 IT 관리로 하면 신뢰도 쌓고 투명해질 수 있다. 우리 회사는 미국, 독일, 베트남, 중국 등 각지에 있는데 인적 관리 프로그램을 잘 짜면 투명한 정책을 펼칠 수 있다. 그게 제 차별점이다”라고 말했다.

강 회장이 얘기한 전산 시스템은 ERP(Enterprise Resource Planning·전사적 자원관리) 프로그램을 의미한다. 그는 “보통 회계 부정이 많은데 ERP를 개발해서 하면 부정이 있을 수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사실 정부 등 다들 알지만 못하고 있다. 저는 우리 회사 프로그램을 손봐서 실행하면 된다. 선수 등록도 마찬가지다. 저희 100대 명산 프로그램 등을 조금 손보면 할 수 있다. 다른 사람한테 없는 노하우가 저에겐 있다”고 부연했다.

강태선 블랙야크 회장이 본지의 물음에 답하고 있다. /최대성 기자
강태선 블랙야크 회장이 본지의 물음에 답하고 있다. /최대성 기자

강 회장이 인식한 한국 체육의 현실은 참담하다. 그는 “요즘 체육인들이 국민의 지탄 대상이 됐다. 체육인들에게 불행한 일이고 국민으로서도 스트레스받는 일이다. 바로 잡아야겠다는 생각에 출마를 결심했다”고 털어놨다.

강 회장은 “체육은 서비스와 봉사다. 권력이 돼선 안 된다. 권력이 되는 순간 체육 행정은 오염된다. 권력형이 되면 오만해진다. 인사권을 장악하고 자금 흐름을 차단하니 동맥경화가 일어나는 것이다. 이런 걸 바로잡고 체육 발전을 향한 차원에서 다들 ‘반(反) 이기흥’ 목소리를 내는 것이다”라고 언급했다. 강 회장은 후보 단일화까지 염두에 두고 있다. “정책 등 같은 뜻이라면 당연히 해야 한다”고 했다.

강 회장은 “생활이 스포츠가 되고, 스포츠가 생활이 되는 곳이 선진국이다. 한국은 아직 테니스하거나, 조기 축구를 하려면 날을 잡아야 한다. 건강한 100세 시대가 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구체적으론 “부모가 ‘생활 체육’, 자식은 ‘엘리트 체육’, 동생은 ‘학교 체육’이다. 원래 한 가족인데 구분하니깐 잘되지 않는 것이다. 경기는 구분돼야 하지만 행정은 구분하면 안 된다. 통합하면 된다”고 전했다. “대한체육회는 현재 그걸 구분하고 있다”는 강 회장은 서울시체육회 회장으로 있을 때 그 구분을 없앴던 경험을 설명하며 통합의 당위성을 역설했다.

강태선 블랙야크 회장이 환하게 웃고 있다. /최대성 기자
강태선 블랙야크 회장이 환하게 웃고 있다. /최대성 기자

◆2036년 하계올림픽 유치의 꿈

강 회장의 또 다른 철학은 ‘호시우행(虎視牛行)’이다. 호랑이와 같은 눈빛을 띤 채 소처럼 나아간다는 뜻이다. 그는 “평상시엔 부드러운데 업무 땐 굉장히 강하다”고 스스로를 소개했다. 그의 프로페셔널은 블랙야크가 아웃도어계 1군으로 통하는 비결 중 하나가 되고 있다. 그는 “’최고의 등반 기술은 살아남는 것이다’란 광고 카피를 만든 적이 있다. 블랙야크는 패션이 아니라 의류 장비다. 살아남는 장비를 만들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강 회장은 운동을 게을리하지 않는다. 8000m 이상 고산 등반을 해온 그는 클라이밍, 골프, 헬스도 해오고 있으며 담배는 입에 대지 않고 있다. “막걸리는 기분 좋게 마시고 있다”며 허허 웃는 강 회장에게서 나이답지 않은 다부짐과 강인함이 느껴졌다.

강 회장의 가치관을 관통하는 또 하나의 말은 ‘덕승재(德勝才)’다. 재능보단 덕이 앞서야 한다는 말이다. 그는 임직원들에게도 “아는 척하지 말고 덕을 쌓아야 한다”고 강조한다고 한다. 강 회장은 “사회적 가치를 갖는 기업이 소비자들에게 존경받는다. 돈 버는 것도 중요하지만, 돈을 어떻게 쓰고 어떻게 벌고 어떻게 배분하느냐가 중요하다. 사람도 어떻게 베풀고 배려하는지 등 ‘나눔의 행정’이 중요하다는 생각이다. 제가 아는 걸 어떻게 사회에 환원해 줄 것인지를 삶의 모토로 생각하고 있다”고 소신을 밝혔다.

강태선 블랙야크 회장. /최대성 기자
강태선 블랙야크 회장. /최대성 기자

그는 ‘겸손한 환경 행동가’에 가깝다. 연 2회씩 히말라야산맥 청소를 하러 간다. 사막에 나무를 심는가 하면, 지진 난 네팔 한 곳은 블랙야크가 맡아서 복원해 주고 있다. 블랙야크는 산속 페트병을 수거해 옷을 만들어 파는 곳으로도 유명하다. 블랙야크 원단의 약 25%는 페트병 리사이클을 활용한 것이다.

팔순을 향해 가는 나이에도 바라는 게 하나 있다고 했다. 바로 2036년 하계올림픽 유치다. 강 회장은 “국가와 경제, 국민을 위해서도 2036년 올림픽은 꼭 유치해야 한다. 어려울 땐 국가적 이벤트가 필요하다. 스포츠를 통해 국민이 하나로 뭉칠 수 있다. 그러면 나라도 안정되고 경제도 성장하면서 선진국이 될 수 있는데 제가 해야 할 일이다”라고 힘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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