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겨울보다 18일가량 빨라…해 뜨자 살며시 녹으며 사라져
(춘천=연합뉴스) 17일 오전 강원 춘천시에 영하 10도 가까운 추위가 찾아와 영롱한 겨울 선물을 건넸다.
이날 소양 3교 인근을 지나던 시민들은 물안개가 피어오르는 소양강을 바라보며 잠시 걸음을 멈추고 스마트폰을 꺼내 들었다.
물안개가 나뭇가지와 갈대에 얼어붙자 하얀 상고대가 펴 겨울 풍경을 선물한 까닭이다.
대기 중 짙은 안개와 강물에서 피어오른 물안개는 나뭇가지와 풀잎에 얼어붙어 은빛으로 반짝였다.
상고대는 영하의 온도에서도 액체 상태로 존재하는 물방울이 나무 등의 물체와 만나 생기는 현상이다. 나뭇가지 등에 밤새 서린 서리가 하얗게 얼어붙어 마치 눈꽃 같아 보인다.
소양강은 태백산, 한라산, 덕유산과 함께 대한민국 상고대 절경지로 꼽힌다.
한파와 습도, 적당한 바람의 삼박자가 갖춰지면 강물 위로 피어오르는 물안개가 금세 나뭇가지 위로 얼어붙어 흰 꽃을 피운다.
강원지방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최저 기온은 영하 9.3도까지 떨어졌고 습도는 80%를 넘었으며 바람도 잔잔히 불었다.
추운 손을 비비며 스마트폰으로 사진 찍던 김광영(59·춘천 사농동)씨는 "어제는 물안개만 구경했는데 오늘은 눈꽃까지 보니 귀한 행운을 맞이한 것 같다"고 말했다.
올겨울 첫 상고대는 지난겨울(1월 4일)보다 18일가량 일찍 폈다.
다만 안개가 나무 꼭대기에 짙게 얼어붙기에는 기온이 다소 높고 물안개가 짙게 피어오르지 않아 상고대는 수줍게 얼굴을 내민 정도였다.
물닭 무리는 물안개 사이를 유유히 헤엄치며 모델 역할을 톡톡히 했다.
해가 점차 높게 떠오르며 기온이 오르자 소양강 상고대는 살며시 녹으며 다음 추위를 기약했다.
기상청은 내일 아침 기온이 오늘보다 1∼2도가량 더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yangd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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