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송보국(輸送報國·수송으로 국가에 보답한다)'이라는 고(故) 조양호 선대 회장의 경영이념을 물려받은 조 회장은 취임 이후 매 순간 위기에 맞닥뜨렸다. 그때마다 그는 위기 돌파 능력을 보여주면서 리더십을 증명했다.
2019년 4월8일 부친 조양호 회장 별세 이후 16일 만에 회장에 선임된 직후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을 중심으로 한 3자 연합과의 경영권 분쟁,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한 항공업 침체, 유동성 위기에 이르기까지 그룹의 생존이 걸린 위기가 이어졌다.
대외적인 영업 환경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도 조 회장은 '아시아나항공 인수'라는 결단을 내리면서 경영권을 지키는 동시에 '점프 업'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당시 조 회장은 인수 결정을 발표한 직후 "많은 고민과 부담이 있었지만, '수송으로 국가에 기여한다'는 한진그룹의 창업이념을 충실히 수행하는 것이 시대적 사명이라고 생각했다"고 언급했다.
조 회장의 위기관리 능력은 코로나19 팬데믹 사태 때 특히 빛을 발했다. 2020년 3월 "빈 여객기를 화물 운송에 활용해 보는 것이 어떻겠냐"는 한 직원의 아이디어를 과감히 받아들여 항공화물 시장을 적극 공략해 글로벌 항공사 중 팬데믹 기간 중 유일하게 흑자를 기록했다. 조 회장의 '소통의 리더십'이 드러나는 대목이다.
메가 캐리어로 거듭나기까지의 과정도 순탄치 않았다. 4년여의 긴 세월이 증명하듯 연이은 위기의 순간에 조 회장의 과감한 결단력이 돋보였다. "무엇을 포기하든 성사시킬 것"이라며 강한 의지를 그려낸 그는 노선 반납과 화물 매각 승부수를 던졌다.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앞장 선 조 회장은 미국·유럽 등 현지를 여러 차례 방문해 정·재계 인사는 물론 경쟁사들에 신규 시장 진입 의향을 확인·설득하는 등 지원 조건을 꼼꼼하게 들여다봤다는 후문이다.
조부인 조중훈 창업주, 부친 조양호 선대 회장에 이어 재계 최초로 3대째 대한민국 경영자대상을 수상한 이력도 조 회장의 뛰어난 경영 능력을 뒷받침한다.
한국경영학회는 "조원태 회장의 리더십과 위기 돌파 능력을 높이 평가한다"며 "코로나19로 촉발된 글로벌 항공산업 미증유의 위기를 오히려 기회로 만들고, 아시아나항공 인수라는 과감한 결단을 통해 국내 항공산업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유지했다"며 그의 공로를 인정했다.
"통합 항공사 출범까지 남은 시간은 그리 길지 않습니다. (통합을 위한) 변화 속도는 생각보다 빠를 것입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 절차를 마친 뒤 첫 메시지를 내놓은 조 회장은 이제 두 회사의 단순한 물리적 통합을 넘어 잡음 없는 화학적 통합이라는 새로운 과제를 맞닥뜨렸다.
그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이제 한진그룹이라는 지붕 아래 진정한 한 가족이 됐다"며 "달리 살아온 시간만큼 서로 맞춰 가기 위해서는 함께 노력하고 극복해야 할 과정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위기의 순간 과감한 결단력을 보여준 그는 이제 국내를 넘어 글로벌 10위권의 거대 항공사의 리더로 자리매김했다. "세계 유수의 글로벌 항공사들과 당당히 경쟁하고, 대한민국 항공산업의 위상을 전 세계에 뿌리내리게 하겠다"는 조 회장의 다음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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