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G넥스원이 미국 최대 드론 기업 스카이디오와 손잡고 인도-태평양 지역(인태지역) 군용 드론 시장 조준에 나선다. 사진은 업무협약(MOU)체결에 나선 저스틴 조던 스카이디오 연방 판매 부문 부사장과 LIG넥스원 관계자의 모습. /사진=스카이디오
17일 LIG넥스원과 스카이디오에 따르면 양사는 지난 11일 드론사업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스카이디오의 자율 드론 플랫폼 X10D에 LIG넥스원의 정밀 전자시스템을 통합, 인태지역 특수 작전 환경에 최적화된 플랫폼으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군용 드론은 센서, 전자 송·수신기, 공격 무기를 장착해 전투 지역에서 정찰 임무를 수행한다. 전선에서 정밀유도 무기의 목표를 지정하거나 직접 투하하며 전투를 지원하기도 한다. AI 기술을 접목할 시 정밀 타격과 '군집 지능'을 활용한 대규모 폭격이 가능해 주요 전략무기로 꼽힌다.
시장조사기관 마켓앤마켓은 글로벌 군용 드론 시장 규모는 2024년 기준 218억1000만달러(약 30조1000억원)에서 연평균 11.20%씩 성장해 2033년 566억9000만달러(약 78조3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스카이디오 X10D는 인공지능(AI) 기반의 자율 기능을 갖춘 무인 드론 시스템(sUAS)이다. 보안 문제로 중국 업체들의 드론을 쓸 수 없는 미국 국방 기관, 국토안보부(DHS), 공공안전 기관, 경찰 등에 대안이 됐다. 이 같은 미정부기관의 수요를 바탕으로 스카이디오는 미국 최대 드론 제조업체로 부상했으며 현재는 글로벌 드론 시장 점유율 약 75%를 차지하는 중국 DJI의 독주를 견제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기업으로 평가받고 있다.
스카이디오는 이번 협력을 통해 인태지역에서의 점유율 확대를 기대한다. LIG넥스원의 한국 내 공급망과 제조시설을 활용해 X10D 플랫폼 공급 확대를 노리겠다는 방침이다.
LIG넥스원은 글로벌 군용 드론 시장에서의 전략적 우위 확보와 더불어 드론 기술 및 생산역량 강화, 신시장 진출 확대까지 '1석4조' 효과가 기대된다. X10D를 LIG넥스원의 제조시설에서 생산할 경우 드론 생산역량 확보, 비용절감 효과와 함께 회전익 드론 제조에 대한 노하우도 획득, 라인업 확대 가능성도 있다. LIG넥스원은 2020년 방위사업청과 소형 정찰·타격 복합형 고정익 드론(MPD) 시범 획득사업을 진행했다. 다만 양산 역량은 아직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파악된다.
스카이디오가 방산 기술에 AI 및 머신러닝의 적용을 선도하는 기업인 만큼 무인체계 개발에도 속도가 날 것으로 보인다. 스카이디오는 인공지능(AI) 기반 자율 비행, 복잡한 환경에서의 장애물 회피 기술 등 고도화된 소프트웨어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앞서 LIG넥스원은 미국 빅데이터 기업 팔란티어와 협력해 개발한 무인수상정 '해검'으로 방사청의 '정찰용 무인수상정 체계 설계 사업'의 우선 협상자로 선정된 바 있다.
무엇보다 미국과 유럽 신시장 진출의 교두보 역할이 기대된다. 미국 주요 기업과의 협력은 국내외에서 기업 신뢰도를 높이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스카이디오는 미국 동맹국들의 방위 드론 시장에서 강력한 입지를 갖추고 있어 해당 지역의 고객 네트워크 접근이 수월하다.
LIG넥스원은 지난해부터 '비궁'을 중심으로 미국 방산 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미국통'을 불리는 구본상 LIG그룹 회장 또한 올해 미국 사족보행 로봇 개발업체 고스트 로보틱스를 인수하는 등 미국 시장 내에서 외연 확장에 나섰다.
한편 스카이디오는 싱가포르 국방과학기술청(DSTA)과 군용 드론 사업 협력을 논의 중이다. 뉴욕타임스(NYT)는 지난달 27일 보도에서 중국 당국이 스카이디오를 제재 대상에 올리고 드론용 배터리 공급을 중단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대중 무역 제재에 맞대응하는 조치로 해석된다. 이에 스카이디오는 성명을 통해 새로운 공급망 확보의 필요성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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