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가에 생성형 AI 열풍이 불고 있다. 인공지능 전문 기업인 미국 오픈 AI가 챗GPT를 출시한 지 2년이 지난 현재, 생성형 AI는 대학생들의 동반자로 자리잡았다. 수업이나 과제, 시험은 물론 논문 작성까지 AI의 손길이 닿지 않는 곳이 없을 정도다.
대학생들의 선택지는 늘어났다. 글로벌 기업들이 경쟁적으로 생성형 AI 경쟁에 뛰어들면서다. 오픈 AI의 챗GPT와 구글의 Gemini(제미나이), 마이크로소프트의 Copilot(코파일럿)은 대화형 인공지능 서비스다. 국내 기업도 경쟁에 참여하고 있다.
네이버는 CLOVA X(클로바 엑스)를 선보였고 뤼튼은 지난해 소비자에게 모든 기능을 전면 무료로 개방했다. AI로 이미지와 음악, 영상도 제작할 수 있다. 인간의 고유 영역이라고 여겨진 창작에서도 AI의 입지는 늘어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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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제·시험·논문 작성까지… 챗GPT 도움 없이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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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업을 앞둔 대학교 4학년 K씨(25)는 2022년 독일로 교환학생을 떠났을 때부터 챗GPT를 애용했다. K씨는 "파파고 등 다른 번역 서비스보다 훨씬 자연스럽게 번역을 잘 해준다"며 "반말로 써달라, 존댓말로 써달라 이렇게 부탁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특히 과제를 할 때 유용하게 사용했다며 "파파고는 번역을 다 하면 번역본을 보며 직접 이해를 해야하지만 챗GPT는 논문을 복사한 후 '한국어로 번역한 뒤 요약해서 알려줘'라고 명령어를 입력하면 쉽게 원하는 정보를 얻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K씨는 최근 리포트 과제를 하며 AI서비스 DBpia idea를 이용했다. K씨는 논문을 찾기 위해 학술 데이터베이스 DBpia에 접속했다. 서비스 DBpia idea는 K씨에게 어떤 종류의 글을 쓰는지, 어떤 주제의 글을 쓰는지 물었다. K씨가 단어를 입력하자 구체적인 주제 5가지를 제안했다. 주제 하나를 고르자 소제목부터 결론까지 모든 목차와 목차별로 참고할만한 논문까지 추천해줬다. K씨는 "서비스가 제안한 목차대로 레포트를 작성했다"며 "AI가 추천해준 논문만 읽고 발췌해서 과제를 쉽게 끝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코딩 수업에서 챗GPT를 가장 활발하게 사용한다고도 전했다. K씨는 "오류가 난 이유와 해결하는 코드를 모두 알려준다"며 "교수님도 챗GPT 사용을 적극 권장한다"고 말했다.
컴퓨터과학을 전공하는 Y씨(22)도 코딩할 때 챗GPT를 가장 많이 사용한다고 말했다. 학교 생활 중 어떤 AI 서비스를 가장 많이 사용하냐는 기자의 질문에는 "음성을 텍스트로 기록해주는 다글로, CLOVA(클로바) 같은 앱을 가장 많이 사용한다"고 답했다. 이어 "기록뿐만 아니라 요약 기능도 있어서 나중에 수업내용을 복습할 때 유용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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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필수가 된 '생성형 AI'… 취업 준비와 디자인에도 활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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챗GPT 유료 버전을 사용하는 대학생 H씨(23)는 챗GPT를 활용한 자기소개서로 인턴 서류심사를 통과했다. 직무 설명, 회사 소개를 입력한 후 자신의 스펙과 자기소개서 항목을 프롬프트에 입력하자 바로 초안이 만들어졌다. 단락별로 수정할 사항을 입력하자 챗GPT는 피드백을 반영해 수정안을 제시했다. H씨는 "막막할 때 GPT가 방향을 잡아주면 갑자기 한번에 물꼬가 확 트이는 느낌"이라며 "시간이 정말 많이 단축된다. 챗GPT에게 모든 걸 맡기는 것은 아니어도 초안을 잡거나 놓친 부분에 대한 피드백을 받기 편리하다"고 설명했다.
H씨는 "생성형 AI를 사용하기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다"며 "온라인 시험을 보는 경우 챗GPT 사용을 허락하시는 교수님들이 많다. 챗GPT가 퀴즈도 풀어주고 팀플도 많이 도와준다"고 말했다. 이어 "팀플 수업에서 회의를 할 때 회의록은 다글로, 클로바 같은 앱을 사용해서 기록하고 기록한 내용은 챗GPT에게 요약해달라고 부탁한다"며 "피드백도 부탁할 때도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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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가 생성형 AI 열풍… '활용 논란' 여전히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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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가에 챗GPT 열풍이 불자 일부 대학들은 활용 가이드라인을 만들었다. 지난해 3월 고려대학교는 국내 대학 중 가장 먼저 챗GPT 활용 가이드라인을 제정했다. AI를 기존 교육방식에 요구되던 수고를 아낄 수 있는 기술적 수단으로 활용하도록 독려했다. 표절·부정행위·AI 의존에 따른 비판적 사고 약화 등 부작용을 경계해야 한다는 내용도 있었다.
국민대학교는 지난해 3월 2023년도 입학식에 맞춰 인공지능 활용 윤리강령을 선포했다. 윤리강령에는 ▲맹목적으로 신뢰하거나 무조건 거부하지 않기 ▲정보를 선별하고 진실을 확인하는 것에 책임감 갖기 ▲활용 여부를 과제 제출 시 명확히 밝히기 등 10가지 항목이 담겼다.
이들 외 여러 대학이 AI 활용 매뉴얼을 제작했으나 별도의 대응책을 마련하지 않은 대학도 많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가 지난 6월 실시한 '대학혁신과 AI시대 고등교육 변화 방향'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한 190개의 대학 중 77.1%가 생성형 인공지능과 관련된 학교 정책을 채택, 적용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시대의 흐름에 따라 생성형 AI 활용을 제한할 수는 없지만 AI 활용으로 인한 표절과 비판적 사고 약화 등 우려의 목소리가 여전한 것으로 보인다.
방 교수는 "논리적 사고 배양을 목적으로 하는 과목은 생성형 AI의 의존도를 낮추거나 막아야 한다"며 "챗GPT의 활용이 문제에 대해 숙고할 시간과 노력을 방해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반대 입장에도 지지를 표했다. 방 교수는 "대학 공대 수업에서는 계산이 중요하지 않은 경우 계산기 사용을 허용한다"며 "개별 수업의 특성에 따라 생성형 AI를 허용하고 적극적으로 활용할 필요성이 있다"는 입장이다. 이어 "과목의 특성과 해당 수업을 통해 어떤 능력을 함양해야 한다는 교수의 가치관에 따라 자율적으로 (생성형 AI) 활용 여부를 결정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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