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시즌은 1시즌 넘기 어려운데 기대 이상…더 재미있어질듯"
英영화협회 프로그래머 "'오겜' 관객 장벽 깨뜨린 작품"
(런던=연합뉴스) 김지연 특파원 = "현장에서 여러분과 함께하지 못해 아쉽지만 작품을 즐겨주시기 바랍니다. 자 그럼 게임을 시작합니다!"
16일(현지시간) 밤 영국 런던 BFI 사우스뱅크 극장의 대형 스크린에서 '오징어 게임' 주연배우 이정재가 상영 시작을 알리자 객석에서 유쾌한 웃음소리와 함께 환호와 박수가 터져 나왔다.
전 세계에서 신드롬을 일으킨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의 시즌 2를 런던에 처음 선보이는 시사회 현장이다. 영국 최대 영화 기관인 영국영화협회(BFI)는 주영한국문화원과 함께 열고 있는 한국영화 기획전 '시간의 메아리'의 하나로 이번 자리를 마련했다.
저스틴 존슨 BFI 총괄 프로그래머는 시사회 전 연합뉴스와 만나 "'오겜'은 글로벌 현상이었고 사람들의 관심을 완전히 사로잡았다"며 "시즌 2를 영국에서 처음 선보이게 돼 정말 기쁘다"고 말했다.
BFI는 이날 매표소 앞과 상영관 앞에 이 드라마의 상징과도 같은 붉은 색 '진행요원' 의상을 입은 직원들을 배치했고, 관객들은 신나는 표정으로 이들과 함께 사진을 찍었다.
매표소 앞에서 만난 앤드리아 씨는 "주인공이 어떻게 다시 게임에 들어가는지, 새로운 플레이어는 누구일지, 새로운 스토리라인이 너무 궁금해서 보러 왔다"며 기대감을 감추지 못했다.
상영관에 입장해 자리를 잡은 관객들은 존슨 총괄 프로그래머가 무대에 올라 시사회에 대해 소개할 때도 진행요원들을 부지런히 카메라에 담는 모습이었다.
존슨 총괄 프로그래머가 "2시즌 첫화가 상영되는데 비밀을 잘 유지하셔야 합니다. 안 그러면 여기 진행요원들이 활성화될 수 있거든요"라며 '스포일러 방지'에 나서자 객석에서 웃음이 터져 나왔다.
초로의 여성 아이린 씨는 "보통 드라마를 탐닉해 보지 않는데 아들들과 같이 1시즌을 보면서는 '어, 이거 멋진데', '대단하다'고 생각했다"며 "돌아가서 아들들에게 얼마나 재미있었는지, 2시즌도 꼭 봐야 한다고 이야기해 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시사회 관람권은 BFI 후원자와 회원, 일반 관객 순으로 판매됐다. 일정 기간 상영되는 영화가 아니라 오는 26일까지 열흘간 기다리면 집에서 볼 수 있는 드라마인데도 450석 관객석 대부분이 들어찼다.
시사회가 끝나고 감상평을 나누며 상영관을 나서던 에마 씨와 소피 씨는 2시즌 첫 화가 기대 이상이었는지 묻는 기자에게 "그렇다"고 입을 모았다.
에마 씨는 "2시즌은 1시즌의 기대치를 맞추기가 어려운데 첫 에피소드만으로도 아주 좋았고 점점 더 재미있어질 것 같다"고 기대했다.
또 다른 관객 킷 씨는 "2시즌 첫 화에서는 1시즌 마지막에서 우리가 가졌던 의문에 대한 답을 찾아 나아가기 시작한 것 같다. 아주 좋았다"고 평했다.
'오징어 게임'은 2021년 전 세계를 강타한 지 3년여 지난 오는 26일 2시즌이 공개된다.
존슨 프로그래머는 한국 문화가 최근 몇 년간 전 세계적으로 큰 영향력을 보여주고 있다면서 영화 '기생충', 드라마 '오징어 게임'과 같은 선도적 작품들이 이를 이끌었다고 분석했다.
그는 "관객들이 좀 더 모험적이 된 것 같다"며 "보던 영화만 보는 관객들이 있고 특히 영어로 되지 않은 작품을 보는 데 긴장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오징어 게임' 같은 작품이 장벽을 깨뜨리는 데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최근 수년간 한국 문화는 엄청난 영향을 주고 있고 한 시대정신과도 같은 순간을 맞이하고 있다"며 "K-푸드, K-팝, 봉준호 등 사람들이 한국에 대해 왜 그렇게 흥분하는지 아주 다양한 요인과 이유가 있다"고 덧붙였다.
cherora@yna.co.kr
Copyright ⓒ 연합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