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그룹이 최근 주요 계열사 최고경영자(CEO) 교체를 발표했다. 불확실한 금융 환경에 발맞추기 위한 결정이다. 이는 함영주 회장이 3년 임기 중 내놓는 마지막 개편이기도 하다.
연임 가능성이 높게 점쳐졌던 하나은행 이승열 행장과 하나카드 이호성 사장의 연임은 뜻밖에 불발했다. 반면 하나증권 강성묵 사장은 1년 더 임기를 이어간다.
하나금융, 주요 계열사 CEO 개편
하나금융이 지난 12일 그룹임원후보추천위원회를 개최해 3개 주요 관계회사의 CEO 후보 추천을 마무리했다. 하나금융 함 회장 체제에서의 마지막 개편이다. 함 회장의 임기는 내년 정기주주총회일까지다.
올 연말 하나은행장을 비롯해 하나증권, 하나카드 사장의 임기가 만료된다. 이들은 하나금융의 실적을 이끄는 주요 계열사다. 올해 3분기 하나금융의 누적 당기순이익 3조2254억원이다. 계열사 당기순이익 규모로는 하나은행이 2조7808억원, 하나카드가 1844억원, 하나증권이 1818억원 순이다.
임추위는 이번 결정을 두고 “국내외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되고 불확실성이 증대됨에 따라 위험관리와 내부통제 강화가 중요하다”며 “내실 있는 영업으로 손님과 현장 중심의 조직문화를 이끌어갈 적합한 인물을 각 사 CEO 후보로 선정했다”라고 설명했다.
이승열 하나은행장, 연임 불발…부회장직 집중
임추위는 차기 은행장 후보로 현 하나카드 이호성 사장을 추천했다. 앞서 하나카드 사장 재임 기간 동안 트래블로그 카드를 성공시키는 등 영업력과 수익성, 그리고 리더십을 높게 평가하면서다.
업계에서는 하나카드 이 사장에 대한 은행장 추천을 깜짝 인사로 봤다. 이승열 현 행장이 연임할 거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었기 때문이다. 이 행장 임기 동안 하나은행은 리딩뱅크를 수성하는 등 호실적을 거둬온 데다 금융사고 등의 문제도 없었다.
이 행장 취임 해인 지난해 하나은행은 기업금융 확대에 힘입어 연말 누적 당기순이익 3조4766억원을 거뒀다. 이는 전 금융권을 앞선 규모다. 올해 3분기 누적 순이익으로는 신한은행(3조1028억원)의 뒤를 잇는다.
다만 이 행장은 이로써 하나금융 부회장직에만 전념할 예정이다. 그룹의 안정적인 경영관리와 기업가치 제고에 집중하기 위한 결정이다. 이 행장은 지난 3월부터 그룹 미래성장전략부문장·그룹브랜드부문장(부회장)을 겸직해왔다.
카드사 CEO는 교체, 증권은 연임
하나카드 신임 사장 후보에는 하나은행 성영수 현 부행장이 추천됐다. 하나카드를 그룹의 비은행 부문 한 축으로 성장시킬 수 있는 적임자로 판단된 결과다.
성 부행장은 1965년생으로 고려대학교 행정학과를 졸업하고 하나은행에서 경기영업본부장, 외환사업단장, CIB그룹장을 거쳐 현재 기업그룹장으로 재임 중이다. 그는 하나금융의 그룹CIB부문장도 겸임 중이다.
임추위는 성 부행장이 하나은행에서 다년간 축적한 기업영업 및 외환 부문 경력을 토대로 하나카드의 법인카드 시장과 트래블로그 등 글로벌 관련 상품의 시장 내 위치를 확립하고 성장시킬 것이라고 봤다.
하나증권 강성묵 사장은 제2의 도약을 이루기 위한 적임자로 평가되며 연임을 이어가게 됐다. 사업 부문별 편중을 해소하는 등 체질을 개선하고 경영실적을 턴어라운드(반등) 시킨 점이 반영된 결과다.
강 사장이 이끄는 하나증권은 세일즈앤트레이딩(S&T) 부문의 실적 개선 등으로 전년 대비 흑자전환했다. 올 3분기에만 당기순이익 506억원을 거뒀다. 최근 하나증권의 주요 과제는 초대형 투자은행(IB) 인가로 신청 시기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한지민 기자 hjm@tleav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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