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유준상 기자) 원 소속 팀 잔류를 택한 삼성 라이온즈 내야수 류지혁이 우승에 대한 열망을 드러냈다.
삼성은 16일 보도자료를 통해 "내부 FA(자유계약) 류지혁과 4년 최대 26억원에 계약했다"고 발표했다. 세부 계약 내용은 계약금 3억원, 4년 연봉 합계 17억원, 4년간 인센티브 합계 6억원이다.
삼성은 "류지혁은 내야 전 포지션 소화가 가능한 유틸리티 플레이어로서 2024시즌 팀의 순위 상승에 기여했다"며 "그는 다양한 팀 전술 구사에 필수적인 작전 수행 능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으며, 팀 내 중간 연령대로서 어린 선수들을 이끌어갈 리더십도 보여줬다"고 류지혁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류지혁은 구단을 통해 "삼성에서 계속 야구할 수 있게 돼 행복하고 기쁘다. 아내가 가장 좋아하고, 자녀들도 너무 좋아하는 것 같다"며 "(타 팀 이적에 대한) 생각 자체를 (구)자욱이 형과 (강)민호 형이 원천 봉쇄했다. 내게 계속 같이 하자고, 꼭 필요하다고, 어디 가지 말라고 얘기해줬다"고 계약 소감을 밝혔다.
2012 KBO 신인 드래프트 4라운드 36순위로 두산 베어스에 입단한 류지혁은 올해까지 1군 통산 953경기 2402타수 646안타 타율 0.269 17홈런 266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683을 기록했다.
류지혁은 2016년을 기점으로 자신의 입지를 넓혀갔으며, 2017년부터 3년간 매 시즌 100경기 이상 소화했다. 2016년과 2019년에는 한국시리즈 우승반지를 끼는 기쁨을 맛보기도 했다. 특히 수비에서 자신의 가치를 증명했다. 2루수, 유격수, 3루수, 1루수까지 내야 전 포지션을 소화하면서 많은 기회를 얻었다.
그런 류지혁이 변화를 맞이한 건 2020년 6월 7일이었다. 불펜 강화를 원했던 두산이 KIA 타이거즈와의 1:1 트레이드에 합의하면서 투수 홍건희를 영입했다. 그 대가로 류지혁을 KIA로 떠나보냈다.
KIA 이적 후 빠르게 적응한 류지혁은 공·수에서 활약하며 팀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2022년에는 데뷔 후 가장 많은 타석(477타석)에 나섰다.
류지혁은 지난해 7월 5일 KIA와 삼성이 1:1 트레이드를 단행하면서 또 한 번 팀을 옮겼다. 포수 김태군이 KIA로 이적했고, 류지혁이 삼성으로 향했다. 류지혁을 품은 삼성은 "내야 전 포지션이 가능한 전천후 내야수로, 야수진 뎁스를 강화할 수 있는 선수"라며 "아직 20대 후반의 나이로, 향후 선수로서의 기량도 더 발전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류지혁은 삼성으로 팀을 옮긴 뒤에도 꾸준히 경기를 소화했다. 수비에서는 3루수, 2루수, 1루수로 출전했다. 김영웅이 주전 3루수로 자리잡은 2024시즌에는 2루수로 많은 시간을 보냈다.
류지혁의 존재감은 가을야구에서도 돋보였다. 류지혁은 LG 트윈스와의 플레이오프에서 7타수 3안타 타율 0.429 1득점 2볼넷, KIA 타이거즈와의 한국시리즈에서 15타수 6안타 타율 0.400 3득점 1도루 2볼넷으로 쏠쏠한 활약을 펼쳤다. 주장 구자욱이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부상으로 이탈한 뒤에는 임시 주장을 맡아 선수단을 이끌기도 했다.
류지혁의 활약에도 부상 악령을 극복하지 못한 삼성은 시리즈 전적 1승4패에 그치면서 준우승으로 한국시리즈를 마감했다. KIA의 한국시리즈 우승 확정과 함께 삼성의 더그아웃은 침묵에 빠졌고, 류지혁은 더그아웃 벤치에 앉아 눈물을 쏟았다.
구자욱의 격려에도 한동안 고개를 들지 못한 류지혁은 가장 늦게 더그아웃을 빠져나갔다. 한국시리즈 다음 날 본지가 류지혁의 눈물 장면을 단독 보도한 뒤 반응은 엄청났다. 삼성 팬들은 함께 울었고, 다른 구단 팬들도 류지혁 이름 석자를 똑똑히 기억하는 장면이 됐다.
여전히 류지혁은 그 순간을 기억하고 있다. 그는 계약 기간 목표에 대해서 "한국시리즈에서 패배한 걸 지금까지 잊지 못하고 있다. 무조건 우승"이라며 "삼성에 남게 돼 행복하고, 팬 여러분께도 너무 감사하다. 앞으로 많이 응원해 주시고 야구장에 오셔서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뛰는 모습을 봐주셨으면 좋겠다"고 다짐했다.
사진=엑스포츠뉴스 DB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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