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동산 열풍이 한창이던 3년 전 평생의 꿈인 내 집 마련을 위해 여기저기서 자금을 끌어모아 아파트를 구입한 A 씨는 요즘 부부싸움이 잦다. 내 집 마련 꿈은 이뤘지만 이로 인한 부작용이 커서다. “기쁨도 잠시였다. 최근 들어 집값은 떨어지는 분위기고 너무 많이 오른 금리로 이자 부담은 갈수록 늘어나다 보니…. 안 그래도 먹고 살기 힘든데 생활이 너무 팍팍해져서 무리하게 집 마련한 걸 후회한다.” A 씨의 한숨은 점점 깊어갔다.
은행 대출 등을 갚지 못해 경매로 넘어가는 아파트가 급증하고 있다. 지난 2022년 부동산 경기가 호황기를 맞아 담보 대출을 통해 부동산을 매입한 이른바 ‘영끌족(영혼까지 끌어모아 빚을 내 집을 산 사람)’이 고금리 기조 장기화로 대출금 상환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서다.
16일 대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 1월부터 지난달까지 대전지역의 부동산 임의경매 신청 건수는 총 2234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34.2%(1665건) 증가했다. 이는 2010년 경매 신청 건수(2254건)가 치솟은 이후 14년 만에 역대 최다치다. 부동산 호황기 시기인 2021년(683건), 2022년(824건)과 비교하면 각 69.4%, 63.1% 폭증했다. 세종과 충남, 충북 역시 임의경매 신청 건수가 크게 늘었다. 같은 기간 세종의 임의경매 신청 건수는 1369건으로 지난해(853건)보다 516건(37.7%) 증가했고 충남, 충북은 각각 5747건, 9747건으로 지난해보다 19.5%, 17.7% 늘었다.
이처럼 경매 물건이 증가한 원인은 저금리 시기에 높은 가격으로 무리하게 집을 사들인 집 주인이 은행에서 빌린 돈과 이자를 갚지 못해 경매로 넘어간 부동산이 늘어나서다. 은행연합회 소비자 포털에 따르면 2021년 2월 기준 5대 시중은행(신한·국민은행·우리은행·하나은행·NH농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평균 금리는 2.8%였는데 현재 주담대 금리는 5.2%로 증가했다. 가령 1억 원을 대출 받았을 경우 연간 대출이자가 200만 원 이상 늘어난 셈이다. 이에 이자 부담을 버티지 못해 영끌족의 주택이 경매시장으로 유입되는 현상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는 가운데 주거안정을 위한 맞춤형 지원 방안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유성구 도안동에서 공인중개사를 운영하는 B 씨는 “저금리 시대에 지금 사지 않으면 영원히 내 집 마련 기회를 놓칠까봐 빚을 내서 내 집을 마련한 그들만의 잘못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가혹한 현실이다. 주거안정을 위한 맞춤형 지원 방안과 현실적인 금융 지원 대책 마련을 위해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라고 말했다.
김동은 기자 yarijjang@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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