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남북 접경부대 중 하나인 조선인민군 제2군단 지휘부를 방문하는 모습. / 뉴스1(평양 노동신문)
우크라이나 군사정보국(DIU)은 14일(현지시각) 홈페이지를 통해 북한군과 러시아군으로 혼성 편성된 공수부대와 해병대가 우크라이나의 공격으로 인해 치명적이고 복구 불가능한 피해를 입었다고 밝혔다. DIU는 “러시아 병사와 북한 병사로 구성된 부대의 전사자 수는 현재 약 200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다만 북한군의 정확한 비율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이는 북한군과 러시아군의 혼성 부대와 관련된 세부 사항이 아직 명확히 확인되지 않았기 때문으로 보인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도 러시아가 쿠르스크 지역에 ‘상당수’의 북한군을 동원하기 시작했다고 밝혔지만 구체적인 수치는 공개하지 않았다. 미국 싱크탱크 전쟁연구소(ISW) 역시 이날 보고서에서 DIU의 200명 사망 주장을 인용하며 “이는 북한군이 보병 소모전에 참여하고 있다는 최근 보도와 일치한다”고 분석했다.
북한군과 러시아군이 협력해 전투에 투입됐다는 주장은 러시아 쪽에서도 제기됐다. 러시아 군사 블로거들은 13일 게시물을 통해 북한군이 일부 전선에서 ‘상당한 전과’를 올렸다고 주장했다. 이들에 따르면 북한군은 쿠르스크 지역의 한 마을을 빠르게 탈환하며 2시간 만에 지뢰밭 2km를 돌파하고, 우크라이나군 약 300명을 사살했다. 이 과정에서 북한군도 일부 사상자가 발생했다고 블로거들은 전했다.
쿠르스크 지역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군에 일시 점령당한 이후 탈환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곳이다. 현재 북한군 약 1만 1000명이 배치된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가 북한군을 전선에 적극 투입하면서 전사자와 피해가 더 늘어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DIU는 “쿠르스크 전선의 한 지점에서 우크라이나군이 드론을 이용해 북한군을 효과적으로 공격했다”고 설명했다. 우크라이나 ‘제414 공격 드론 연대’는 텔레그램 채널을 통해 쿠르스크 전선에서 전사한 북한군 병사들의 사진과 동영상을 공개했다. 사진엔 북한군과 러시아군 사망자로 추정되는 시신 20여구가 놓여 있는 모습이 담겨 있다. 다만 자료의 화질이 낮아 북한군이 맞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DIU는 북한군 실수로 러시아군이 피해를 입었다고도 주장했다. DIU는 북한군이 러시아의 아흐마트 특수부대 소속 차량을 오인 사격해 특수부대원 8명이 사망했다고 발표했다. 아흐마트 특수부대는 체첸 지도자 람잔 카디로프가 이끄는 전투부대다. 잔인한 작전 방식으로 악명이 높다. DIU는 북한군의 오인 사격이 언어장벽 때문이라고 분석하면서 “북한군이 전선에서 작전을 수행하는 데 있어 언어장벽은 여전히 큰 문제로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ISW도 보고서를 통해 북한군이 쿠르스크에서 다수의 사상자를 냈으며, 러시아군과의 의사소통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의사소통의 어려움이 북러 양측 병력 간 협력에 장애가 될 뿐 아니라 러시아군의 작전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분석했다. ISW는 “쿠르스크 내 러시아군과 북한군 사이의 통합 부족과 지속적인 소통 문제는 단기적으로 러시아의 군사작전에 내부 알력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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