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서울미디어뉴스] 배경동 기자 = 중국의 시진핑이 최근 농촌에까지 부패 조사 명목으로 조사단을 파견해 조사에 나서는 등 강도 높은 공포정치를 시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시진핑이 자신의 지위에 대해 실질적인 위협을 체감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9일 보도에서 "중국 최고 사정기관인 중앙기율검사위원회가 전국 50만 개 촌급 농촌마을에 수만 명의 부패 조사관을 파견해 대대적인 점검 활동을 벌이고 있다"고 전했다. SCMP는 이를 통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반부패 운동이 군과 금융계의 고위급을 넘어 행정구역의 최하위 단위인 '촌(村)'에까지 확대되고 있다고 했다.
SCMP에 따르면, 촌급 단위까지 대대적인 조사단을 파견한 것은 중국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올해 2월 도입된 새 규정에 따라 당의 시·군위원회의 조사 대상에 촌급 단위가 처음 포함되면서, 시진핑 주석의 반부패 운동이 전례 없이 세밀한 수준으로 확대된 것이다.
중앙기율검사위원회는 올해 1~3분기 동안 농촌 마을에서 7만7천 명이 부패·비리 혐의로 징계를 받았다고 밝혔는데, 이는 전년 동기 대비 70% 증가한 수치다.
리시(李希) 중앙기율검사위원회 서기는 이번 발표에 앞서 "당에 대한 지지를 확보하려면 일상생활과 밀접한 부패와 부정행위를 단속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최우선 순위는 당에 대한 정치적 충성심을 점검하고 지도부의 결정과 정책을 잘 이행하고 있는지를 확인하는 것"이라고 했다. 단순한 비리 척결이 목적이 아니라 정치적 충성도 점검이 주된 목적인 것으로 풀이된다.
뉴욕타임스(NYT)와 와이어드 차이나(Wired China)가 공동 조사한 바에 따르면, 현재 부패 혐의로 복역 중인 사업가 샤오젠화가 설립한 투모로우그룹의 기밀문서를 분석한 결과, 알리바바 그룹의 마윈 회장과 최소 10억 달러 규모의 거래가 있었다고 밝혔다.
조사에 따르면 마윈은 중국 고위 정치인의 자산을 해외로 빼돌리는 과정에 관여했으며, 시진핑 주석의 누이 치차오차오(Qi Qiaoqiao)가 국영 은행과 합작한 투자 회사의 지분 50%를 매입한 사실도 드러났다.
NYT는 "마윈은 샤오젠화와 다양한 비밀 계좌와 창구를 통해 거래하며 중국 공산당 엘리트와 부유층의 자산 이전 및 돈세탁을 지원했다"고 보도했다.
펑총이 호주 시드니 공과대학교 부교수는 미국의소리(VOA)와의 인터뷰를 통해 "중국 내 고위층의 역외 자산 관리 문제가 잇달아 폭로되는 것은 중국의 전체주의 권력이 이완되고 있다는 방증"이라며 "중국은 이미 권력 엘리트 자본주의가 되었다"고 지적했다.
펑 교수는 이어 "중국의 핵심 자원은 당 국가와 부유층의 손에 통제되어 있으며, 돈과 권력 간의 거래가 얽혀 권력 자본주의가 형성됐다"고 설명했다.
VOA는 "시진핑 주석의 부패 청산은 정적 제거와 공포 분위기 조성을 통한 권력 유지 수단일 뿐"이라며 "시진핑이 권력을 강화할수록 내부 및 외부 제약이 사라져 통제 불능의 부패가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대만경제민주화연합의 라이중창(雷忠强) 소장은 "중국 공산당과 정부, 대기업 컨소시엄이 공생 관계를 유지하고 있어 공산당이 기업의 부를 가져가는 것이 당연하다고 여긴다"고 지적했다.
이어 "중국의 부패는 이미 구조적으로 뿌리 깊게 자리 잡고 있어 당국의 부패 청산이 실질적인 변화를 가져올 가능성은 낮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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