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이주민의 날: 2025년 예상되는 전 세계 이주민 이동 추이는?

세계 이주민의 날: 2025년 예상되는 전 세계 이주민 이동 추이는?

BBC News 코리아 2024-12-16 13:07:52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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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민들이 이동하는 모습과 미국 국기 그래픽
Getty Images

전 세계적 이주민 수는 매년 증가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타국으로 건너가기를 원하는 사람들은 줄어들 것 같지 않은 모양새다.

그러나 이주를 원하는 이들에게는 지난 10년간 여러 어려움이 존재했다. 우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첫 임기 중 국경 지역에 '장벽'을 건설하겠다고 나섰으며, 코로나19 팬데믹이 전 세계를 덮치며 이동 제한 조치 등이 실시됐고, 브렉시트로 인해 영국과 EU 간 이동이 자유롭지 못하게 됐다.

그리고 오는 20205년에는 전 세계에서 이주민 가장 많이 모여드는 두 국가, 바로 미국과 독일에서 큰 정치적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내년 1월에는 트럼프가 다시 백악관에 입성할 예정이고, 독일에서는 오는 2월 말 조기 선거가 예정된 가운데 더 엄격한 이민 정책을 선호하는 정당의 승리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12월 18일 '세계 이주민의 날'을 앞두고 2025년 예상되는 전 세계 이주민 이동 추이를 살펴봤다.

현재 전 세계 이주 추이는?

전 세계 이주민 수는 지난 30년 동안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전 세계 총 인구수에 비해 타국으로 이주하는 인구의 규모는 여전히 상대적으로 작은 편이다.

UN 국제이주기구(IOM)에서 이주 관련 연구와 출판을 책임지는 마리 맥걸리프는 "25년간의 이주 데이터 및 인간개발지수 데이터를 살펴본 결과 시간이 지나면서 개발도상국 사람들의 중간~아주 높은 정도의 인간개발지수를 자랑하는 국가로의 이주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는 매우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는 추이입니다. 정규 이주 경로에 접근하는 것도 매우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맥걸리프는 유럽 대륙 내 이주가 높음을 지적하며 "국제 이주의 대부분이 부유한 국가들 사이에서 일어난다. 즉 부유한 국가 주민이 다른 부유한 국가로 이동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유럽연합(EU), 서아프리카 국가 경제 공동체(ECOWAS), 남아메리카 공동 시장(메르코수르)과 같이 서로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는 지역 내에서의 이민이 비교적 많다는 설명이다.

또한 맥걸리프는 남아시아에서 페르시아만 국가로의 이민도 매우 많다고 언급했다.

한편 2022년 기준 전 세계 유학생 수는 약 700만 명으로, 30년 만에 3배 이상 증가한 규모다.

최근 시리아의 알 아사드 정권이 몰락하며 타국에 거주하던 시리아인 약 600만명이 다시 고국으로 돌아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바샤르 알 아사드 대통령이 러시아로 피신한 그 다음 날부터 튀르키예와의 국경 지역에는 귀국을 희망하는 시리아인들이 몰리며 긴 줄이 형성됐다.

그러나 시리아가 어떤 체제를 수립할지 불확실한 상황에서 이러한 귀국 흐름이 계속 이어질지, 안보 상황이 어떻게 변할지 예측하기는 어렵다.

트럼프 재집권이 미칠 영향은?

한편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과 그 지지자들에게 이주는 매우 중요한 이슈다.

미국은 세계에서 가장 많은 이주민이 모이는 국가로, 지난 2016년 대선에서도 이 이슈는 크게 부각된 바 있다.

트럼프의 선거 캠프에서는 '장벽을 건설하라'는 말을 자주 들을 수 있다. 트럼프는 대선에서 불법 이민자 유입을 막고자 멕시코와의 국경 전체에 물리적인 장벽을 건설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그리고 트럼프는 첫 임기 동안 멕시코와의 국경 지역에 설치된 주요 장벽의 길이를 유의미하게 늘리는 데는 실패했으나, 여러 반이민 조치에 나섰고, 이는 구체적인 결과를 불러일으켰다.

우선 그가 2017년 1월 대통령 취임 후 가장 먼저 서명한 행정 명령 중 하나가 바로 일명 '이슬람교도 금지령'이다. 이슬람교도가 인구의 다수를 차지하는 7개국(이란, 이라크, 리비아, 소말리아, 수단, 시리아, 예멘) 국민들이 미국에 여행 오지 못하도록 막는 조치다.

트럼프가 이 행정명령에 서명할 당시 미국행 비행기를 타고 있던 해당 국가 출신 약 2000명은 비행기가 미국에 착륙한 후 구금됐다.

또한 트럼프는 미국 정부에서 매년 추첨을 통해 미국 영주권을 발급하는 '다양성 비자 프로그램(비자 추첨제)'을 없앴다. 코로나19 기간 '미국의 노동 시장을 보호'하겠다는 이유였다.

그러나 이로 인해 추첨된 뒤 미국에서의 새로운 삶을 준비하고 있던 수만 명의 삶은 뒤바뀌게 된다.

튀르키예 출신 27세 여성인 이르막(가명)은 "나는 2019년 비자 추첨제에 이름을 넣어봤고, 2020년 6월 당첨됐다"며 말을 꺼냈다.

"양성애자이자 무신론자 여성으로 저는 튀르키예에서는 나 자신을 드러내고 의견을 말하기 안전하지 않다고 느꼈습니다. 이에 사적인 공간을 존중하는 미국의 문화가 마음에 들었고, 미국에서는 더 편하게 살아갈 수 있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이주가 막히면서 이르막은 같은 처지에 있는 다른 사람들과 함께 법적으로 나섰으나, 소송을 실패로 끝났고, 이르막과 같은 이주 희망자 수천 명은 미국으로 이주할 기회를 잃어버렸다.

아울러 트럼프는 공중 보건을 위한 조치라며 다소 논란 있는 법령을 발동하기도 했다. 바로 망명 신청자를 포함해 이주민들을 국경에서 바로 추방하는 조치였다.

해당 법이 시행돼 2021년 1월 트럼프가 백악관을 떠날 때까지 약 40만 명이 구금되거나 추방됐다.

트럼프의 2번째 임기 동안 예상되는 변화는?

트럼프
Getty Images

올해도 트럼프는 불법 이민자 대량 추방을 선거 공약으로 내걸었다.

트럼프는 이를 위해 미군을 투입하고자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할 계획이라고 설명하며 "비용이 얼마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우리에겐 달리 선택지가 없다"고 설명한 바 있다.

트럼프가 부통령으로 지명한 JD 밴스는 100만 명 단위로 추방을 "시작"할 수 있다고 말하지만, 전문가들은 과연 실현 가능할지 의문을 제기한다.

국경에서 체포된 사람들과 달리, 미국 내에서 체포돼 추방된 이주민들의 규모는 지난 10년간 연간 10만 명을 넘지 않았다.

비영리 단체 '미국 이민 협의회'의 아론 라이클린-멜닉 정책책임자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이 규모를 연간 100만 명으로 늘리기 위해서는 막대한 자원이 추가로 투입돼야 한다. 어디서 이 자원을 끌어다 쓸 수 있나"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100만 명을 추방하기 위해서는 수백억~수천억 달러가 필요할 것으로 추정한다.

또한 현재의 이민 법원 시스템으로는 이 같은 대규모 추방을 감당할 수 없으며, 대량 추방 프로그램은 결국 법적 문제에 직면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첫 임기 때 비자 추첨제 당첨자들의 입국을 막은 것처럼 합법적인 이민자 수 감소에서는 더 큰 성과를 거둘지도 모른다.

2025년 2월 선거 이후 독일에서 예상되는 변화는?

프리드리히 메르츠
Getty Images
프리드리히 메르츠 기독교민주연합(CDU) 당대표는 선거 후 반이민 성향의 독일을 위한 대안당(AfD)과의 연정 가능성을 배제했다

한편 전 세계에서 이주민이 유입이 2번째로 많은 나라인 독일에서는 오는 2월 총선이 예정돼 있다. 그리고 이번에 새로운 내각이 들어설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최근 몇 년간 독일은 노동력 충원을 위해 이주 정책을 느슨하게 유지해왔으나, 반이민 우파 성향의 정당들이 집권하게 되면 어떻게 될까.

현 독일 정부는 노동력 부족 문제에 대처하고자 일부 이주 규정을 완화했으나, 현재 여론조사에서 올라프 숄츠 총리의 사회민주당(SPD)은 독일 기독교민주연합 (DCU/CSU)과 극우 정당인 AfD에 이어 국민 5명 중 1명의 지지를 받으며 3위에 머무르고 있다.

싱크탱크 '독일 외교협회'에서 '이민 센터'를 이끄는 빅토리아 리에티그는 "이번 선거에서 독일의 여러 정당들, 특히 제1당인 기독교민주연합(DCU/CSU)뿐만 아니라 극우 성향의 AfD와 극좌 성향인 자라 바겐크네히트 동맹(BSW)까지도 비정규 이민 정책 강화를 외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여전히 노동력 부족으로 인해 독일 정당들은 정규 이민에 대해서는 덜 비판적이긴 하나, 이 세 정당을 지지하는 국민을 다 합하면 전체 인구의 60% 정도나 된다.

리에티그는 "이러한 정치적 분위기가 내년 2월 선거에도 그대로 이어져 이후 들어설 새 정부(기독교민주연합(DCU/CSU)이 주도할 가능성이 높다)가 이민 정책을 더욱 강화할 것이 거의 확실하다"고 전망했다.

그 외 이민자들이 향하는 국가들

공항에 있는 아버지와 딸
Getty Images

이렇듯 독일이나 미국으로의 이주는 더 복잡해질 수 있지만, 다른 국가에서도 추가로 이주민을 막을 가능성은 작다.

EU나 서아프리카 국가 경제 공동체(ECOWAS)와 같은 지역 프레임워크에 따른 이주 및 남아시아에서 페르시아만 국가로 향하는 주요 이민 경로는 그대로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IOM의 맥걸리프는 "남아시아에서 페르시아만 국가로 향하는 이주는 주로 노동 이주로, 계속 필요하기에 유지될 것"이라면서 "노동 이주자들은 여러 페르시아 국가 경제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차지한다"고 설명했다.

"그래서 이 이민 경로가 크게 변화할 조짐은 보이지 않습니다."

한편 맥걸리프는 극우 단체들이 이민 시스템에 대한 신뢰를 약화시키고자 온라인에서 허위 정보를 유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제 생각에 국제 이주를 둘러싼 가장 큰 문제는 이주 시스템의 신뢰를 떨어뜨리는 허위 정보의 증가입니다."

맥걸리프는 전쟁이나 재난으로 인한 급격한 이주를 제외하면 국제 이민 추세는 비교적 예측 가능하고 안정적이며, 시간이 지나면서 정책 변화의 영향을 받게 된다고 설명했다.

"전체적인 흐름에서 보면 국제 이주는 매우 예외적인 사례입니다. 대부분의 사람은 자신이 태어난 나라에서 계속 살아가며 머무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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