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뉴스 고영미 기자] 12·3 내란사태로 윤석열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장관을 포함 군인과 경찰의 주요 수뇌부가 수사기관과 법정에서 ‘내란 혐의’를 다퉈야 할 처지에 놓이자 이름이 알려진 법무법인 쪽에선 이들의 변론을 부담스러워 하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이번 내란사태가 국민적 공분이 큰 만큼 변호를 맡을 경우 자칫 대외적인 이미지가 훼손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지난 14일 탄핵 소추안 가결로 직무정지가 확정 된 윤 대통령은 곧 변호인단 구성을 완료하고 발표 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김 전 장관은 당초 변호를 맡은 법무법인 대륙아주가 사임 의사를 밝히자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의 법률대리인을 맡은 검사 출신 이명규 변호사를 선임했다.
尹 측 “변호인단 구성 중…곧 이름 알릴 것”
12·3 비상계엄 사태에서 내란죄 혐의를 받고 있는 윤 대통령의 변호인단 선임이 임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16일 오전 김홍일 전 방송통신위원장과 석동현 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사무처장이 서울 모처에서 긴급 회의를 열고 앞으로의 대응 방안 등에 대해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김 전 위원장은 최근 법무법인 세종에 사표를 냈다. 당초 김 전 위원장은 올해 7월 방통위원장 임기를 마치고 10월말 법무법인 세종으로 복귀했지만 이달 초 세종 측에 구두로 퇴직하겠다는 뜻을 전달했다고 한다.
앞서 윤 대통령의 40년 지기로 알려진 석동현 전 민주평화통일자문회 사무처장은 "윤 대통령이 수사기관이나 법원, 헌재(헌법재판소) 등 사법기관 직무에 대응할 변호인단을 계속 구성 중"이라고 전했다.
석 전 처장은 16일 SNS를 통해 "검찰 소환 요구 등 일부 상황에는 변호인들이 이미 대응하고 있다"다 라며 “언론공보 변호사를 비롯한 수사·재판·탄핵 심판 분야별로 누가 변호를 맡는지 우선 정해진 분들부터 오늘 내일 중엔 이름이 알려지고 활동 시작하게 될 것 같다"라고 밝혔다.
이어 "당분간 변호인단에 들어가지 않고 밖에서 뒤에서 그분들이 임무역할을 잘해나가도록 돕는 일을 할 생각"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 측에선 김 전 위원장 외에 김건희 여사의 명품가방 수수 사건 등을 변호했던 대통령실 법률비서관실 행정관 출신 최지우 변호사와 최근 접촉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앞서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는 “지난 11일 윤석열 대통령에 대해 15일 오전 10시 출석을 통보했으나, 출석하지 않았다”며 “곧 2차 소환을 통보할 예정”이라고 지난 15일 밝혔다.
윤 대통령 측은 변호사 선임이 완료되지 않아 검찰 출석이 어렵다는 입장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은 지난 3일 비상계엄을 선포해 국헌문란을 목적으로 위헌·위법한 포고령을 선포하고(내란), 계엄군 지휘관들에게 국회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군 병력을 투입해 여야 대표 등 주요 인사들을 체포하라는 지시를 내리는 등 직권을 남용한 혐의로 고발돼 피의자로 입건됐다. 법무부는 피의자로 입건된 윤 대통령을 출국금지 조처했다.
김용현, 대륙아주 사임 후 전광훈 목사 변호인 선임
김 전 국방부 장관은 새 변호인으로 이명규 변호사를 선임했다. 이 변호사는 다수의 민·형사 사건에서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의 법률대리인을 맡은 검사 출신 변호사다.
지난 12일 법조계에 따르면 이 변호사는 이날 김 전 장관을 접견하고 사건수임 계약을 마쳤다. 이 변호사는 코로나19 방역수칙을 위반한 사랑제일교회 대면예배 사건(감염병예방법 위반), 문재인 전 대통령 명예훼손 사건 등에서 전 목사를 대리했었다. 전 목사가 창당한 국민혁명당(현 자유통일당)에서 변호사로 활동하며 코로나19 유행 속 ‘걷기 운동’ 형태의 집회를 통제한 경찰을 상대로 국가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앞서 김 전 장관은 ‘12·3 비상계엄 사태’를 주도한 혐의(내란 중요임무 종사·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로 지난 10일 구속됐다.
전광훈 목사는 “한국 사회가 무너지고 있는 듯해, 우리와 협력하고 있는 이 변호사를 김 전 장관에게 보냈다”고 주장했다.
김 전 장관의 변호를 맡은 법무법인 대륙아주는 내란 김 전 장관이 구속된 직후인 지난 11일 사임했다.
대륙아주는 "김 전 장관을 변호한 데는 누구든지 변호인의 조력을 받도록 한 헌법과 변호사는 인권옹호를 사명으로 해야 한다는 변호사 윤리강령을 준수하는 외에도 김 전 장관이 2021년 4월부터 2022년 3월까지 약 1년 동안 대륙아주에서 고문으로 근무한 인연도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위와 같은 사정에도 불구하고, 저희 법인은 여러 사정을 감안하여 부득이 이 같은 결론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김 전 장관의 후임 변호인으로 거론됐던 한 법무법인 소속 변호사는 언론을 통해 특별한 일이 없으면 맡지 않을 것이라는 뜻을 밝혔으며 군검사 출신 변호사도 “법무법인은 대외적인 이미지도 중요한데 이 사건은 너무 예민한 문제라는 의견을 전했다.
지난 3일 저녁 국무회의에서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를 막지 못한 장관들의 변론도 꺼리는 분위기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10대 법무법인 소속 변호사는 국무회의에 참석했던 한 장관의 과거 송사를 맡았던 경험이 있지만 이번에는 (수임)제안이 와도 맡지 않을 것이라고 알려졌다.
전광훈 “尹, 다음주 집회에 나오시라”
지난 14일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 후 탄핵 부결 집회를 주도한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는 "탄핵안이 가결됐다고 기죽지 말라. 윤 대통령은 그저께 담화에서 차라리 탄핵을 원한다고 했다"며 "우리가 이겼다"고 외쳤다.
이어 전 목사는 "헌정 질서가 회복될 날까지 목숨 걸고 싸워야 한다"며 "다음 주부터 참가자 1명당 10명의 지지자를 집회 장소로 데려오자. 윤석열 대통령도 다음 주 집회부터 나오라"라고 제안했다.
그러면서 "대통령 직무는 정지됐지만 대국민 담화는 언제든지 할 수 있다"며 "윤 대통령은 계속해서 전국에 있는 애국 세력들에게 힘을 주고 함께 싸우도록 독려해달라"고 요청했다.
앞서 지난 14일 오후 4시 국회 본회의에서 이뤄진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은 재적 의원 300명 가운데 찬성 204표, 반대 85표, 기권 3표, 무효 8표로 가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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