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글로벌 압박이 강화되고 있는 가운데, 국내 석유화학 및 정유 산업의 온실가스 감축 계획이 국제 기준에 한참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16일 기후솔루션이 발표한 보고서 ‘멈춰선 탄소중립: 한국 석유화학기업의 길 잃은 약속’에 따르면, 국내 5대 석유화학 및 정유 기업(LG화학, SK이노베이션, 롯데케미칼, GS칼텍스, S-Oil)의 온실가스 감축 계획이 모두 국제 기준 대비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온실가스 배출량 관리, 감축 계획, 에너지 전환 투자, 전과정 평가(LCA), 탄소배출권 전략 등을 기준으로 각 기업을 평가했다.
평가 결과, SK이노베이션은 24점(30점 만점)으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고, LG화학(22점), 롯데케미칼(19점), GS칼텍스(16점), S-Oil(13점)이 뒤를 이었다.
그러나 SK이노베이션조차 국제 기준에는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았으며, 나머지 기업들은 전반적으로 감축 목표가 선언적 수준에 머물고 실행력과 구체적 전략이 결여된 것으로 분석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작년 기준 국내 석유화학 및 정유 산업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약 6820만톤(CO2e)으로, 이는 우리나라 전체 배출량(2022년 기준 6억 5450만톤)의 약 10%에 해당한다.
기업별로는 S-Oil이 연간 950만 톤으로 가장 많은 배출량을 기록했으며, GS칼텍스(850만톤), LG화학(800만톤)이 그 뒤를 이었다.
보고서는 배출권거래제의 실효성 부족 문제를 지적했다. SK이노베이션과 LG화학, 롯데케미칼의 경우, 무상할당량이 실제 배출량을 초과(101~112%)했으며, GS칼텍스와 S-Oil도 90% 이상의 높은 무상할당 비율을 기록했다. 이는 기업의 감축 의지를 약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평가다.
기후솔루션은 “국내 석유화학 및 정유 기업들이 국제 경쟁력을 확보하려면 구체적인 감축 목표와 단계적 로드맵을 수립해야 한다”며, 전기 크래커 기술, 재생에너지 전환 등 혁신 기술에 대한 투자를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Scope 1~3 배출량 공시와 전과정 평가(LCA) 기반 관리 전략 도입도 필수적이라고 제언했다.
보고서의 저자인 노진선 기후솔루션 연구원은 “기업들은 선언적 수준의 목표를 넘어 실행력을 갖춘 계획을 마련해야 한다”며 “정부의 제도적 지원과 기업의 자발적인 노력이 결합될 때 지속 가능성과 글로벌 시장 경쟁력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다”고 밝혔다.
기후솔루션은 이번 보고서를 통해 기업 및 정부의 기후 대응 강화 필요성을 강조하며, 향후 지속적인 감시와 평가를 이어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뉴스로드] 박혜림 기자 newsroad01@newsroa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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