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포수의 양대 강자, '양·강'의 위상은 올해도 굳건했다.
강민호(39·삼성 라이온즈)는 지난 13일 열린 2024 KBO 골든글러브(GG) 시상식에서 포수 부문 수상자(191표·득표율 66.3%)가 됐다. 개인 통산 7번째 황금 장갑을 품에 안으며 이 부문 1위인 양의지(37·두산 베어스·8회 수상) 뒤를 쫓았다.
강민호와 양의지는 2011년부터 올해까지 14시즌 동안 포수 부문 GG(양의지 8회·강민호 6회)를 양분했다. 아직까지 KBO리그엔 30대 후반인 두 포수의 기량에 근접한 후배를 찾기 어렵다. 강민호는 올해 3할 타율(0.303)과 통산 최다 출장 신기록(2369경기)을 썼다. 양의지도 타율 0.314로 2년 연속 3할 타율을 지켰다. 다만 올해 양의지는 부상 문제로 수비 이닝이 부족해 GG 후보에 오르지 못했다.
그래도 양의지는 라이벌과 함께 정상에서 경쟁 중이라는 데 의미를 뒀다. 시상식 전 본지와 만난 양의지는 "10년 넘게 민호 형과 함께 양·강으로 거론돼 기쁘다. 형이 존경스럽기도 하다"며 "민호 형과 함께 경쟁하며 보낸 시간이 우리가 은퇴한 뒤 한국야구 역사에선 좋은 이야기로 기억될 수 있지 않을까"라고 기대했다.
양의지가 부상으로 주춤한 사이 강민호를 위협한 포수가 박동원(34·LG 트윈스)이다. 공격형 포수로 불렸던 박동원은 올해 KBO 포수 부문 수비상, 조아제약 프로야구대상 최고포수상, 선수협 최고수비상 등을 휩쓸었다. 박동원은 "두 선배를 따라가기엔 멀었다. 따라잡기 위해 더 열심히 해야 할 것 같다"며 "GG는 모든 선수의 꿈"이라고 말했다. 기세를 몰아 GG까지 노렸지만, 2위(89표·득표율 30.9%)에 머물렀다.
양의지는 "동원이는 정말 좋은 포수"라며 "어릴 때부터 친했는데, 볼 때마다 성장한다. 경기에 임하는 자세도 그렇다. 어릴 땐 (박동원이 포수로서) 거친 면이 많았다. 시간이 지나 부드러워지고 여유로운 모습이 보이더라"고 칭찬했다.
불혹을 앞둔 양의지의 어깨는 더 무거워졌다. 2025시즌 두산의 주장 완장을 받아서다. 양의지는 후배들에게 쓴소리를 거의 하지 않지만, 주장일 때는 달라진다. 양의지는 "주장은 쓴소리도 하고, 안아줄 때는 안아줘야 한다"며 "감독님과 구단, 선수단 사이의 의견을 잘 전해야 하는 자리다. 책임감이 크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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