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디김 "많은 불안감 있지만 당국은 대중을 존중심 없이 대하는 경우 많아"
당국 "대부분 항공기 오인 신고"…국토안보장관 "드론, 야간비행 허용한 탓"
(뉴욕=연합뉴스) 이지헌 특파원 = 최근 미국 뉴저지주와 뉴욕시 일대에서 정체불명의 무인기(드론)가 출몰한다는 신고가 늘어난 것과 관련해 관계당국이 대부분 항공기를 오인한 것이라며 해명에 나섰지만 주민들의 불안은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이런 가운데 뉴저지주를 대표하는 미 연방 상원의원으로 막 활동을 개시한 한국계 앤디 김(민주·뉴저지) 의원이 주민 불안에 대해 민첩하게 대응하며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한국계 미국인으로는 처음으로 지난달 치러진 연방 상원의원 선거에서 당선된 김 의원은 당초 임기 시작일인 내년 1월 3일을 4주가량을 앞두고 지난 8일부터 연방 상원의원으로서 의정활동을 공식 시작했다.
김 의원은 주민들이 일반 항공기를 드론으로 오인했을 가능성이 큰 상황에서 관계 당국의 소극적인 설명이 주민 불안을 키운 측면이 있음을 지적하며 연방 정부 당국의 책임 있는 대응을 촉구하고 나섰다.
김 의원은 지난 14일(현지시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글을 올려 "경찰과 함께 드론 목격 신고를 조사하러 나간 후 민간 조종사들과 다른 이들의 도움을 받아 더 깊이 있는 분석을 할 수 있었다"며 "제가 목격했던 의심스러운 드론 사례들의 대부분이 거의 확실히 (유인) 비행기였다는 결론을 내렸다"라고 밝혔다.
조사 당시 항공기 추적 앱에는 나타나지 않는 비행체가 밤하늘에 목격됐는데, 이후 더 자세한 비행 데이터를 확인했을 때 작은 비행기 한 대가 며칠 전 동일한 경로로 비행한 것을 발견했다고 김 의원은 설명했다.
다만, 김 의원은 연방항공청(FAA)이 항공기 식별에 더 많은 자원과 경험을 가지고 있음에도 이런 종류의 분석 결과를 제출받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최근 뉴욕, 뉴저지 등 미 동부 지역 주민들을 불안하게 한 야간 무인기 출몰 신고가 대부분 일반 항공기를 오인한 것으로 추정되는 상황에서 관계 당국의 안이한 대응으로 불안 확산이 방치되고 있음을 지적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 의원은 "나는 이 상황이 어떤 면에서 미국의 현재 상황을 반영한다고 생각한다"며 "사람들은 현재 경제와 의료, 안보 문제 등에 대해 많은 불안감을 가지고 있지만 이를 다루는 책임을 맡은 이들은 존중심과 깊이를 가지고 대중을 대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드론 의심 물체에 대한 답을 얻고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이해하는 데 도움을 얻을 수 있도록 당국을 계속 압박할 것"이라며 "또한 정부가 시민 요구에 더 잘 부응할 수 있도록 압박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달부터 뉴저지, 뉴욕 등 동부 해안지역에 정체불명의 드론이 출몰하자 해당 지역에선 이란 등 적대세력이 대서양 해상에서 드론을 띄우는 것이 아니냐는 소문이 확산 중이다.
지난 13일에는 뉴욕시에서 북쪽으로 100여km 떨어진 스튜어트 국제공항 인근에서 드론 비행이 보고돼 그 여파로 공항 운영이 1시간가량 중단되는 소동이 빚어지기도 했다.
이 사건 이후 캐시 호컬 뉴욕주 주지사는 "이번 일은 도를 지나쳤다"며 관계 당국에 진상 파악을 요청하는 목소리에 힘을 보태기도 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은 지난 13일 소셜미디어에 "연방 정부가 대중에게 드론의 실체를 알릴 수 없다면 격추해야 한다"며 시민 불안감을 더욱 자극하기도 했다.
한편 미 관계 당국은 최근 급증한 드론 목격 신고가 합법적인 드론 비행이거나 '항공기를 오인한 것'이라는 설명을 내놓고 있다.
앞서 미 백악관과 국토안보부(DHS), 연방항공청(FAA), 연방수사국(FBI)은 전날 낸 합동 성명에서 국가 안보 및 공공안전을 위협할 증거가 발견된 게 없다며 최근 급증한 드론 목격 신고 중 다수는 유인 항공기를 오인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항공기가 아닌 실제 드론 비행체라고 하더라도 제한구역을 침범하지 않은 합법적인 비행이었다는 게 이들 기관의 설명이다.
김 의원을 포함한 정치인들의 적극적인 해명 요구에 미 연방정부 고위 당국자들도 언론에 출연해 당국 입장을 직접 알리는 등 소통에 나서는 분위기다.
알레한드로 마요르카스 국토안보부 장관은 15일 ABC 방송에 출연해 "연방정부는 드론 목격 사례에 대응하기 위해 뉴저지주 경찰을 지원할 추가 자원과 인력, 기술을 배치했다는 점을 미국 국민들께 확실히 말씀드리고 싶다"라고 말했다.
마요르카스 장관은 지난해 9월 연방항공청이 야간 시간대 드론 비행을 허용한 점이 최근 야간 드론 목격이 늘어난 배경 중 하나로 추정된다며 "미국에선 여가용 및 상업용 드론을 포함해 매일 수천 개의 드론이 비행한다. 그것이 현실"이라고 설명했다.
p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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