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김호진 기자] 건설기술인 평균 연령이 저출산·고령화 현상 여파로 평균 51세를 넘는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우리나라 전체 근로자의 평균 연령이 43.8세였던 점을 감안하면 그 속도를 체감할 수 있다. 건설현장 급격히 노쇠화하면서 산업재해 증가 등 각종 후유증에 노출될 수 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건산연)이 12일 발표한 '건설산업 청년 인재 확보 전략'에 따르면 지난 2004년 38.1세였던 건설기술인의 평균 연령은 올해 상반기 기준 51.2세로 20년새 13년이 늘어났다.
우리나라 전체 근로자의 평균 연령도 2010년 39.0세에서 지난해 43.8세로 4.8세 증가했다. 2010~2023년 건설업 근로자의 평균 연령은 6.2세로, 보건·사회복지서비스업(9.6세), 사업시설관리·임대서비스업(6.4세)에 이어 3번째로 증가폭이 컸다.
특히 20~30대 청년층의 연령 비중이 크게 줄었다. 2004년 전체 건설기술인 중 20~30대 비중은 64.0%였지만, 현재는 15.7% 수준이다.
건산연은 "고령화 현상은 기존 관행이나 산업문화 변화를 어렵게 하지만 청년세대의 유입 여건을 악화시켜 청년 부족을 더 심화하는 악순환 고리를 만들 수 있다"며 "청년 부족이 심화하는 원인은 국가 인구구조 변화 외에 건설산업에 대한 고정 관념 등이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건설산업비전포럼과 건산연이 건설산업에서 활동하는 청년 직장인 및 대학생 406명을 대상으로 직장과 산업에 대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현재 건설관련 학과에 재학 중인 대학 및 대학원생의 전공 만족도는 72.0%로 나타났다.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인은 연봉으로 조사됐고, 이어 △워라밸(일과 생활의 균형) △조직문화 △성장가능성 등△근무공간 및 환경 등이 뒤따랐다.
다만 건설산업의 청년 직장인 10명 중 4명꼴로 이직에 대해 생각하고 있었으며, 그 이유는 '연봉이 낮아서'로 꼽기도 했다. 무엇보다도 최근 1년간 건설산업에 대한 이미지가 나빠졌으며, 응답자의 93%가 건설산업의 이미지 개선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미래 전망을 묻는 질문엔 37%가 나쁘다고 답했으며 41%는 보통을 선택해 미래에 대한 판단을 유보했다.
건산연은 "건설관련 전공을 가진 대학(원)생들은 전공 만족도는 높지만, 학업 이후의 직업에 대한 인식은 부정적인 경향을 보였다"며 "학생과 직장인 모두 건설산업 전반의 일자리 처우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컸고, 이 같은 건설산업의 직업 여건 부족은 향후 인재 유입과 유지 문제를 일으킬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한 건설업 관계자는 "건설현장 기능인력의 고령화가 숙련기술 저하로 이어지면서 품질 저하, 산재 증가, 공기 지연, 공사비 증가 등의 후유증이 심각하다"면서 "건설산업의 지속 가능성과 국민의 안전을 위해서라도 청년세대의 유입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건산연은 "청년세대는 건설산업의 부족한 인력을 보충하는 관점이 아니라, 산업 혁신과 성장을 주도하는 중요한 주체로 인식돼야 한다. △건설산업 및 직업 성장 비전 제시 △성숙한 산업문화 조성 △세대 협력 시너지 확보를 건설산업의 전략으로 제안한다"며 "정부는 기술 중심의 건설산업 성장 생태계를 조성하는 역할을 담당해야 한다. 이러한 준비가 청년 인재를 유입하기 위한 근본적인 토대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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