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아스포라(Diaspora)는 고국을 떠나 타국에서 자신들의 문화를 지키며 살아가는 공동체 집단, 정체성 혹은 그 자체를 아우르는 포괄적인 개념이다. 이미 오래전부터 디아스포라는 해외에 거주하는 유용한 ‘자원’으로 인식되고 있고 우리나라뿐 아니라 인도, 중국 등 세계 유수의 나라에서도 디아스포라는 자국의 경제, 정치, 문화 등 사회 전 범위에 걸쳐 기여하고 있다. 현재 전 세계 코리안 디아스포라는 약 780만명이다.
인천은 코리안 디아스포라의 출발 도시이며 1883년 제물포항 개항으로 우리나라 근대화의 시작점이 된 도시다. 그 상징적인 장소 제물포항에서 조선인 이민자가 하와이로 출항했고 이렇게 코리안 디아스포라는 시작됐다. 생계 유지를 위해 척박한 노동환경 속으로 떠났던 이민 1세대에서 정보기술(IT), 바이오, 의료, 교육 등 고급 인재의 이주가 주를 이루는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이들은 사회 구성원 속 이방인으로 살아가면서도 자기 뿌리를 잊지 않으려고 부단히 애를 쓰며 살아가고 있다.
그러나 후대로 내려갈수록 고국 대한민국에 아무 연고도 없고 정체성을 잃어 가는 경우가 많다. 점점 많아지고 있는 재외 교포들이 해외에서 이방인처럼 살아가고 있지만 뿌리를 잊지 않으려고 애쓰며 고국을 기억하고 찾을 때 어머니의 따스한 품처럼 평안과 위안을 줄 수 있는 상징적인 곳이 바로 인천이 아닐까 싶다. “할아버지, 당신이 그리워하던 고국의 하늘 아래에서 당신의 삶을 기억합니다”(한국이민사박물관-2019년 한국을 방문한 멕시코 코리안 디아스포라 후손이 쓴 기록).
한편 관광의 경제적 측면에서 코리안 디아스포라의 유·무형적 자원은 아주 매력적인 ‘고부가가치’ 시장이다. 이미 다수의 연구에서 성공한 디아스포라는 고국에서의 ‘고가 소비’를 기꺼이 즐긴다는 것이 입증됐다. 해외에서 성공했지만 자의식, 정체성 등의 혼란을 겪는 코리안 디아스포라에 인천은 반드시 한번은 방문해야 하는 ‘성지’ 같은 장소로 포지셔닝이 가능한 경쟁력 있는 도시다.
필자는 코리안 디아스포라 대상으로 인천의 관광 경쟁력을 높이려는 방안으로 다음과 같이 제언한다.
첫째, ‘맞춤형’ 관광상품 개발이다. 제물포 지역의 원도심 장소성(placeness)을 활용한 스토리텔링 관광상품 개발인데 이민 1세대에게 제물포는 이별이고 슬픔이며 동시에 희망이고 미래였을 것이다. 2, 3세대 그 후손으로 내려오면서 뿌리의 흔적을 찾기 어려운 이들이 고국(고향)에서 선조들의 이민사 출발 현장성과 오래된 미래의 체험은 정체성 및 자의식 회복에 도움을 줄 것이고 이런 체험은 이민사 출발 장소인 인천 제물포에서만 가능하다.
둘째, ‘럭셔리(Luxury)-고급형 관광’으로 고국을 경험하게 할 필요성이 있다. 다양한 이유로 고국을 떠나 사는 이들에게 풍요로운 고국 체험은 정체성, 소속감 부재 등의 감정 완화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자연·문화자원이 풍족한 제물포 지역과 비즈니스 허브도시 송도 그리고 섬·해양까지 인천은 럭셔리 관광 자원이 풍족하다. 무엇보다 럭셔리 관광 시장은 세계 관광시장의 성장세보다 높은 성장률을 보이고 있으며 2032년까지 연평균 8% 이상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기대되는 고부가가치 관광시장이다.
셋째, ‘정체성 체험’의 공간 조성이다. 한인 이민사 시간의 두께가 켜켜이 쌓인 ‘한국이민사박물관’. 그 자리에 있는 것만으로도 잔잔하게 스며오는 조상의 숨결을 느낄 수 있는 강력한 힘이 있는 장소다. 다만 한국이민사박물관은 현재의 단순히 관람하는 정형화된 DNA에서 정체성을 체험하는 성지 DNA 장소로의 변화가 필요하다. 예를 들어 생물학적 DNA를 확인하고 보관한다든지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조상 만나기 체험 등 방법은 다양하다.
디아스포라 관광시장은 수요자 확대와 지속성이 담보되는 ‘고부가가치’ 블루오션 시장으로 그들은, 아니 우리는 무한경쟁시대에 지역과 국가에 강력한 경쟁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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