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탄핵 심판' 가를 쟁점 세 가지

실시간 키워드

2022.08.01 00:00 기준

'윤 대통령 탄핵 심판' 가를 쟁점 세 가지

BBC News 코리아 2024-12-15 19:09:28 신고

3줄요약
14일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윤석열 탄핵'을 지지하는 시위대가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Getty Images
14일 국회 앞에서 '윤석열 탄핵'을 지지하는 시위대가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14일 국회에서 가결되면서 헌법재판소의 탄핵 심판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헌재는 이 사건에 사건 번호2024 헌 나8을 부여했다.

헌재는 국회에서 가결한 탄핵소추 사유를 중심으로 탄핵 심리를 진행하게 된다.

앞서 국회를 통과한 윤 대통령에 대한 두 번째 탄핵소추안에는 비상계엄 요건 미비, 위헌적 포고령, 형법상 내란죄 등 크게 3가지 탄핵 사유가 제시됐다.

쟁점1: 비상계엄 요건을 충족했나?

우선 내용 측면에서는 헌법이 규정하고 있는 계엄령 선포 조건을 충족했는지가 쟁점이다.

헌법 제77조 제1항은 대통령의 계엄령 선포 조건을 '전시·사변 또는 이에 준하는 국가비상사태에 있어서 병력으로써 군사상의 필요에 응하거나 공공의 안녕질서를 유지할 필요가 있을 때'라고 정의하고 있다.

윤 대통령은 지난 3일 비상계엄 선언 당시 "북한 공산 세력의 위협으로부터 자유대한민국을 수호하고 우리 국민의 자유와 행복을 약탈하고 있는 파렴치한 종북 반국가 세력들을 일거에 척결하고 자유 헌정질서를 지키기 위해 비상계엄을 선포한다"라고 발표했다.

헌재는 윤 대통령이 밝힌 해당 사유들이 헌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전시·사변 혹은 국가비상사태'로 볼 수 있는지, '공공의 안녕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계엄이 필요한 상황이었는지 판단하게 된다.

3일 밤 비상계엄 선포 발언을 하고 있는 윤석열 대통령
Reuters
3일 밤 비상계엄 선포 발언을 하고 있는 윤석열 대통령

지난 12·3 계엄령은 절차적 문제도 지적된다.

계엄법 제2조에 따르면 '국방부 장관 또는 행정안전부 장관은 계엄 사유가 발생한 경우 국무총리를 거쳐 대통령에게 계엄의 선포를 건의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한덕수 총리(현 대통령 권한대행)는 지난 13일 비상계엄 선포 건의가 국무회의에서 자신을 거치지 않고 윤석열 대통령에게 직접 이뤄졌다고 밝혔다.

이날 국회에서 열린 긴급현안질의에 출석한 한 총리는 "국무총리를 거쳐 대통령에게 계엄 선포를 건의했느냐"는 더불어민주당 이재정 의원의 질의에 "전혀 알지 못했고 저를 거치지 않았다"라며 "사법절차를 따라 (판단할 일)"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총리를 거치지 않고 계엄 선포가 건의됐다면 계엄법상 위반으로 볼 수도 있기 때문에 헌재는 이 부분도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쟁점2: 계엄 포고령은 합법적이었나?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가운데, 무장 군인들이 국회 본관으로 진입한 모습
Reuters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가운데, 무장 군인들이 국회 본관으로 진입한 모습

계엄사령관으로 임명됐었던 박안수 육군참모총장 명의로 발표된 '포고령 1호'의 위헌성도 헌재가 심사하게 될 쟁점 가운데 하나다.

포고령 1호를 누가 어떻게 작성했는지는 아직 불분명하다.

지난 5일 국회 국방위에서 박 총장은 포고령은 누가 만들었냐는 질문에 "정확히 모르겠다"는 말을 반복했다.

대통령에 계엄을 건의할 권한이 있는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역시 이 자리에서 "포고령은 저희가 관여를 안 했다"며 "전혀 모른다"고 말했다.

다만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은 검찰 수사에서 자신이 초고를 작성하고 윤 대통령과 상의해 최종본을 완성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군 방첩사령부가 관여했다는 의혹도 있다.

포고령에서 가장 문제가 되는 부분은 '정치활동 금지' 내용이다.

포고령 1호 1조에는 '국회와 지방의회, 정당의 활동과 정치적 결사, 집회, 시위 등 일체의 정치활동을 금한다'고 명시됐다.

이에 대해 국회는 헌법·계엄법 어디에도 비상계엄을 발동한 대통령에게 정치활동을 금지하는 권한을 부여하지 않았다는 부분을 들어 위헌임을 강조하고 있다.

또한 포고령 1호로 국회가 보유한 계엄령 해제요구안 심의·표결권도 침해됐다고 봤다.

윤 대통령은 이에 관해 명확한 입장을 밝힌 적이 없다.

쟁점3: 국헌을 어지럽힌 내란을 일으켰는가?

윤 대통령은 내란죄 혐의도 받고 있다.

형법 제87조에 따르면 내란죄는 "대한민국 영토의 전부 또는 일부에서 국가권력을 배제하거나 국헌을 문란하게 할 목적으로 폭동을 일으킨 자"에게 적용된다.

여기서 '국헌을 문란하게 한다'는 것의 의미는 제91조에 '헌법에 의하여 설치된 국가기관을 강압에 의하여 전복 또는 그 권능 행사를 불가능하게 하는 것'으로 정의돼 있다.

계엄령 포고 이후 가장 논란이 됐던 것 중의 하나는 계엄군의 국회 진입이었는데, 국회는 이 조항을 들어 계엄군이 국회 경내에 진입해 본청 진입을 시도한 것은 내란죄에 해당하는 행위로 보고 있다.

앞서 97년 4월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에 대한 판결의 경우, 헌법에 보장된 국회 권능을 침해하는 것은 형법 제87조 내란죄를 구성하는 요건으로 봤다.

당시 법원은 12·12 쿠데타와 5·18 광주민주항쟁 유혈 진압 등의 혐의에 유죄를 선고하면서 "피고인들이 국회의사당을 병력으로 봉쇄하고 국회의원들의 출입을 금지하고, 이어 상당 기간 국회가 개회되지 못하였다면 이것은 헌법기관인 국회의 권능 행사를 사실상 불가능하게 한 것에 해당한다"고 판시한 바 있다.

하지만 내란죄가 인정되어도 '사안의 중대성' 등의 요소에 따라 대통령직 탄핵 여부가 갈린다는 것도 주목해야 할 부분이다.

사안의 중대성은 노 전 대통령 탄핵 사건에서 헌법재판소가 판결 기준으로 삼았던 것이다. 당시 헌재는 노 전 대통령의 선거 중립의무 위반을 인정했지만 "파면할 만한 '중대한 직무상 위배'라고 보긴 어렵다"며 탄핵을 기각한 바 있다.

지난 4일 윤 대통령이 군대 철수 및 계엄령 해제를 발표하자 환호하는 서울 시민들
EPA
지난 4일 윤 대통령이 군대 철수 및 계엄령 해제를 발표하자 환호하는 서울 시민들

이를 대입해 보면 윤 대통령의 경우 헌법·법률 위반은 인정된다 해도 국회 의결을 실질적으로 막지 않은 점, 국회 요구대로 바로 계엄을 해제한 점 등은 헌재가 파면에 이를 만큼 중대하지 않다고 판단할 수도 있다.

이와 더불어 인명과 재산 피해가 크지 않은 점 역시 참작될 가능성이 있다.

앞서 윤 대통령은 자신을 둘러싼 '내란죄' 관련해서 12일 대국민담화를 통해 "2시간짜리 내란이라는 것이 있습니까? 질서 유지를 위해 소수의 병력을 잠시 투입한 것이 폭동이란 말입니까?"라고 반문한 바 있다.

다만 이런 윤 대통령의 주장은 곽종근 특수전사령관이 국방위원회에서 "(대통령이 전화로) 의결 정족수가 아직 다 안 채워진 것 같으니 빨리 문을 부수고 들어가서 인원들을 끄집어내라고 했다"라고 한 발언과는 정면으로 배치되고 있다.

Copyright ⓒ BBC News 코리아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

다음 내용이 궁금하다면?
광고 보고 계속 읽기
원치 않을 경우 뒤로가기를 눌러주세요

실시간 키워드

  1. -
  2. -
  3. -
  4. -
  5. -
  6. -
  7. -
  8. -
  9. -
  10. -

0000.00.00 00:00 기준

이 시각 주요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

알림 문구가 한줄로 들어가는 영역입니다

신고하기

작성 아이디가 들어갑니다

내용 내용이 최대 두 줄로 노출됩니다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이 이야기를
공유하세요

이 콘텐츠를 공유하세요.

콘텐츠 공유하고 수익 받는 방법이 궁금하다면👋>
주소가 복사되었습니다.
유튜브로 이동하여 공유해 주세요.
유튜브 활용 방법 알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