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당 내에서 ‘대통령 탄핵에 찬성한 한동훈 당 대표는 물러나야 한다’는 비판도 거세지면서 한 대표는 16일 기자회견을 열고 거취를 표명할 예정이다. 사실상 사의 표명으로 굳혀지는 분위기 속에서 ‘지도부 붕괴’라는 풍파까지 맞은 국민의힘이 보수 재건과 결집까지는 ‘가시밭길’이 예고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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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정치권에 따르면 올해 7월 출범한 국민의힘 한동훈 지도부 체제는 5개월 만에 사실상 해체 수순에 접어들게 됐다. 이는 전날 열린 의원총회에서 장동혁·김민전·인요한 최고위원과 진종오 청년최고위원 등 4명이 윤 대통령 탄핵안 가결에 대한 책임을 지고 줄줄이 사퇴한 데 따른 것이다. 원외인 김재원 최고위원도 자신의 SNS를 통해 사퇴 의사를 밝혔다. 국민의힘 당헌·당규에 따르면 5명의 선출직 최고위원 중 4명이 사퇴하면 지도부는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된다. 탄핵 가결 이후 지도부가 사실상 붕괴 상태에 놓이게 된 것이다.
다만 한 대표는 의원총회 직후 “지금 물러나는 것은 국민과 당에 대한 무책임한 태도”라며 사퇴 불가라는 입장을 표명했다. 하지만 당내 주류 세력인 친윤(친윤석열)계를 중심으로 한 대표에 대한 ‘사퇴 압박 수위’도 높아지면서, 결국 한 대표가 물러날 것으로 당내에서는 보고 있다. 한 대표는 16일 기자회견을 열고 거취와 관련된 구체적인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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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한 대표가 사퇴하면 당 대표 권한대행은 권성동 원내대표가 맡게 된다. 일명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으로 불리는 권 원내대표는 대표적인 친윤계 의원으로 분류된다. 이에 따라 비대위 당 지도부가 친한(친한동훈)에서 친윤으로 넘어가면서 계파 갈등이 더욱 격화할 가능성도 크다. 현재 당내 친한계 의원은 20여 명으로 소수다. 그럼에도 이번 대통령 탄핵 표결에서 ‘탄핵 반대’를 주장한 친윤계와 달리 친한계는 ‘국민의 뜻을 따르겠다’며 찬성을 주장했을 정도로 대립 구도가 뚜렷하다.
친윤계와 친한계가 갈등 끝에 분당할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한 대표와 친한계 의원이 당을 나와 제3당을 창당해 내년 조기 대선에 도전한다는 시나리오다. 이미 한 대표가 당 내에서 다수 친윤계 의원과 대척점을 둔 만큼 정상적으로 당을 이끄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판단 하에 탈당을 감행할 수 있다는 예상이다. 반면 지금껏 보수정당에서 탈당과 창당이 성공한 전례가 없었던 만큼 ‘현실성 없는 시나리오’라는 분석도 있다. 실제로 2016년 박근혜 탄핵 직후 새누리당 비박(박근혜)계 의원 31명이 탈당해 바른정당을 창당했지만, 결과적으로 정치적 실패를 맛보았다.
일각에서는 이번 탄핵 가결 이후 ‘보수 결합’이 여권 내 최대 화두로 떠오른 만큼 적어도 친윤계와 친한계의 표면상 갈등 봉합이 이뤄질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윤 대통령 파면 여부에 대한 헌법재판소 심리가 남아 있는 만큼 한 대표와 권 원내대표가 당분간 서로를 자극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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