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이성노 기자] 케이뱅크는 2017년 4월, '제1호 인터넷은행'이란 타이틀을 안고 대한민국 인터넷은행의 출범을 알렸다. 같은해 7월에는 카카오뱅크가 국민 플랫폼인 '카카오톡'을 등에 업고 두 번째 문을 열었으며 2021년에는 핀테크 기업인 비바리퍼블리카가 '토스뱅크'를 선보였다. 2022년 토스뱅크가 본격적인 대출영업을 시작함에 따라 '인터넷은행 삼국시대'가 개막됐다. 지난해 '막내' 토스뱅크가 시장 입지를 다지는 한 해였다면, 올해는 인터넷은행 3사가 모두 외형 성장에 총력을 기울이며 하루하루를 보냈다. 케이뱅크는 10분기 연속 흑자행진을 이어갔으며 카카오뱅크는 인터넷은행 최초로 글로벌 진출을 가시화했다. 또한 토스뱅크는 사상 첫 분기 흑자를 달성했다. 이에 <한스경제> 는 인터넷은행 3사의 2023년을 되짚어보았다. <편집자주>편집자주> 한스경제>
카카오뱅크가 올해도 성장세를 이어갔다. 경영 실적은 물론 고객·여수신·포용금융 규모를 꾸준히 확대하고 있으며 글로벌 사업도 본격화했다. 아울러 그동안 상대적으로 부진했던 플랫폼 수익까지 향상되면서 지속가능한 경영 체계를 구축하며 외형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 '압도적 트래픽'에 역대 최대 실적 시현…포용금융도 앞장
카카오뱅크의 9월말 고객 수는 2443만명으로 1년만에 215만명이 증가했다. 지난 2022년 2000만명 고객 수를 달성한 이후, 새로운 상품과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선보인 결과 매년 200만명 이상의 고객이 꾸준히 증가하며 고객 기반을 확대하고 있다.
고객 활동성도 증가해 역대 최대 트래픽을 달성했다. 3분기 카카오뱅크의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1874만명, 주간활성이용자수(WAU)는 1352만명으로 지난해 대비 100만명 이상이 증가했다.
높은 고객 활동성을 바탕으로 수신도 확대됐다. 카카오뱅크의 3분기 말 수신 잔액은 54조3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8조6000억원이나 증가했다.
수익성도 개선됐다. 카카오뱅크의 3분기 누적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4919억원과 3556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30.9%와 27.3%가 증가했다. 역대 최대 실적이다.
또한 '금리 사각지대'에 놓인 중·저신용자의 금융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포용금융도 이어가고 있다. 올해 3분기까지 9개월 간 카카오뱅크가 공급한 중·저신용 대출 규모는 1조8000억 원에 달한다. 2017년 7월 출범 이후 누적 기준으로는 13조원에 이른다. 3분기 기준 중·저신용 대출 잔액 비중은 32.3%를 기록하며 목표치인 30%를 상회했다.
◆ 글로벌 사업 본격화
글로벌 사업도 안정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지난 6월, 카카오뱅크의 첫 해외 투자처인 인도네시아 디지털은행 '슈퍼뱅크(PT Super Bank Indonesia)'가 공식 론칭했다.
카카오뱅크는 지난해 9월, 그랩과 동남아시아 사업 협력에 대한 파트너십의 일환으로 슈퍼뱅크에 10%의 지분 투자를 단행했다. 카카오뱅크는 슈퍼뱅크의 UI(사용자 인터페이스) · UX(사용자 경험) 혁신과 상품 및 서비스 기획 과정에서도 함께 협업하기로 했다.
슈퍼뱅크는 동남아시아 최대 슈퍼앱 '그랩'뿐 아니라 현지 최대 미디어 기업인 '엠텍(Emtek)', '싱가포르텔레콤(싱텔, Singtel)' 등이 주요 주주로 참여하는 인도네시아 디지털 은행이다. 다양한 산업 생태계를 이끌고 있는 파트너사들의 참여로, 슈퍼뱅크는 인도네시아 시장에서 디지털 뱅크로서의 잠재력과 성공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슈퍼뱅크는 동남아 최대 슈퍼앱이자 IT 플랫폼인 그랩과 강력한 제휴, 차별화된 상품 및 서비스를 기반으로 론칭 5개월 만에 250만명의 고객을 확보할 정도로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인도네시아 내 다른 디지털 은행들이 고객 수 100만명 달성에 6개월에서 1년 가량 걸린 것과 비교하면 놀라운 속도다.
카카오뱅크는 슈퍼뱅크의 상품·서비스 기획에 본격 참여해 동남아 시장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사업 경험을 축적해 글로벌 역량을 강화할 예정이다.
더불어, 카카오뱅크는 태국판 인터넷전문은행인 '가상은행(Virtual Bank)' 인가 획득을 위해, 태국 금융지주사 SCBx와 협력을 바탕으로 지난 9월에 태국 중앙은행에 인가 신청서 제출도 완료했다.
카카오뱅크는 국내 시장에서 검증된 비대면 금융 기술과 플랫폼 역량을 바탕으로 카카오뱅크의 디지털 금융 DNA를 동남아 시장에 성공적으로 이식해 사업 기반을 확장한다는 방침이다.
◆ '2년 연속 역성장' 플랫폼 사업, 올해는 상승곡선
최근 2년 동안 역성장했던 플랫폼 사업도 승승장구하고 있다. 플랫폼 사업은 카카오뱅크의 아픈 손가락으로 꼽혔다. 카카오톡이라는 강력한 플랫폼을 앞세워 설립 이후 빠르게 성장했으나, 정작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사업은 부진했기 때문이다.
카카오뱅크의 플랫폼 사업 수익은 지난 2021년 932억1700만원을 기록한 뒤 △2022년 827억4600만원 △2023년 719억200만원으로 2년째 역성장했다.
다만 올해는 지난해 동기 기준 대비 플러스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1분기 플랫폼 사업 수익은 211억원으로 2023년 1분기 177억원 대비 35억원이 늘어났으며, 2분기에는 214억원으로 지난해 동기의 180억원 대비 34억원이 증가했다.
그리고 올해 3분기에는 218억원을 기록, 지난해 3분기 183억원보다 35억원(19.1%) 증가했다. 올해 매분기 200억원 이상의 수익을 기록하며 3분기 누적 수익은 643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총 수익(719억200만원)을 넘어서는 건 시간문제로 보인다.
주요 플랫폼 사업별 수익 현황을 보면, 신용대출 비교하기 서비스(구 연계대출 서비스) 실행 금액은 2023년 3분기 누적 9030억원에서 2024년 3분기 누적 2조2900억원으로 크게 증가했다.
카카오뱅크 앱에서 제휴 금융사의 100여개의 신용대출을 비교하고 선택할 수 있는 ‘신용대출 비교하기’는 제휴사가 50여개로 확대되면서 이용 실적이 큰 폭으로 성장했다. 3분기 카카오뱅크 앱에서 신용대출을 비교하고 제휴 금융사의 대출을 실행한 건수와 금액은 각각 8만건, 9995억원으로 모두 전년 동기 대비 3배 이상 증가했다.
카카오뱅크는 향후 제휴사 커버리지를 확대하고 대출 비교 상품을 주택담보대출로 확장해 고객에게 보다 폭넓은 선택권을 제공하며 대출 플랫폼으로서의 입지를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주식계좌 개설 서비스도 26만좌에서 40만좌로 늘어났다. 2023년 당시 전년에 비해 기업공개(IPO) 시장, 대출 시장 축소 등으로 인해 연계대출, 제휴 증권사 계좌 개설 좌수가 감소했었으나, 올해는 지난해 대비 다시 실적 개선세를 보이고 있다는 게 카카오뱅크의 설명이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플랫폼 사업에 대해 "지난해 '증권사 금융상품 투자'를 출시해 고객이 카카오뱅크 앱에서 증권사가 발행하는 발행어음, 채권에 투자할 수 있도록 투자 경험을 확대했다"며, "올해 초에는 펀드 판매 서비스를 처음 선보이고, 7월에는 공모주 청약 정보 서비스를 출시하는 등 카카오뱅크를 통해 투자할 수 있는 자산군을 확대해 플랫폼 수익과 비이자수익 개선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서 "고객의 활동성(트래픽) 증가에 따른 수신의 확대는 안정적인 성장의 기반이 되고 있다"며, "이러한 지속가능한 성장성을 바탕으로 포용금융을 보다 확대하고, 고객에게 첫 번째로 선택받는 금융 생활 필수앱으로의 역할을 지속하겠다"고 강조했다.
◆ 100조원 종합금융플랫폼으로 도약
카카오뱅크는 최근 발표한 '성장 중심의 밸류업 전략'을 통해 2027년까지 △고객수 3000만명 △자산 100조 △수수료·플랫폼 수익 연평균 20% 성장 등 양적·질적 성장을 모두 도모하겠다는 중장기 사업 목표를 제시했다.
이를 위해 고객의 필요를 충족시키는 편리한 ‘금융+생활 서비스’를 제공을 지속해 고객의 신규 유입과 활동성 강화를 견인하고, 차별화된 성장 프레임을 앞세워 고객 기반과 수신의 성장을 이어갈 계획이다.
먼저, 카카오뱅크는 영유아부터 중장년까지 다양한 고객군을 위한 전용 서비스를 출시해 전 연령 침투율을 확대한다. 새로운 시그니처 수신 상품·서비스를 선보이고 1100만명의 이용자를 보유한 모임통장의 사용성과 혜택을 대폭 강화한다. 또한, 국내 거주 외국인을 위한 전용 입출금 계좌 개설부터 단기간 방한 외국인 대상 전용 서비스까지 외국인 고객을 위한 서비스도 준비 중이다.
이와 함께 대출, 투자, 광고 플랫폼 비즈니스를 강화해 수수료·플랫폼 수익도 끌어올릴 계획이다. 월 120만 건에 달하는 대출 트래픽을 기반으로 제휴사 커버리지를 확대하고, 관련 서비스를 강화해 대출이 필요한 고객에게 가장 유용한 플랫폼을 목표로 하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앱에서 고객이 투자할 수 있는 상품군을 지속 확대하고, 카카오뱅크만의 재해석 기반의 투자 서비스도 선보일 예정이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신기술사업금융업 진출을 통한 스타트업 투자를 확대하고, 적극적인 투자 및 M&A를 추진해 종합 금융 플랫폼으로의 확장을 가속화할 예정이다"면서 "글로벌 진출 영역에서도 국가와 비즈니스 확장을 통해 재무적 이익을 확대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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