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수비, 공격전개, 마무리까지 이재성이 혼자 다 했다. 약팀이 아닌 독일 최강 바이에른뮌헨 상대로 펼친 활약이다.
14일(한국시간) 독일 마인츠의 메바 아레나에서 2024-2025 독일 분데스리가 14라운드를 치른 마인츠05가 바이에른뮌헨에 2-1로 승리했다.
마인츠가 6승 4무 4패로 승점 22점에 도달하면서 상위권과 격차를 크게 좁혔다. 마인츠는 최근 5경기에서 4승 1패로 상승세다. 보루시아도르트문트, 바이에른 등 강팀을 잡아내며 거둔 성과다. 특히 이재성은 5경기 동안 4골 2도움으로 호성적의 중심에 섰다.
바이에른은 시즌 첫 패배를 당했다. 10승 3무 1패가 되며 승점 33점에 머물렀다.
이재성은 강팀 상대로 좋은 기억이 많은 선수다. 심지어 2부 홀슈타인킬 시절에도 컵대회에서 바이에른에 일격을 먹이며 탈락시킨 경험이 있다. 마인츠 소속으로 바이에른과 보루시아도르트문트 등 강팀 상대 경기에서 유독 좋은 성적을 내곤 했다.
이는 마인츠의 팀 성향과 이재성의 장점이 맞물렸기 때문이다. 분데스리가는 전력상 열세라도 공격적인 전술을 고수하는 팀이 더 많고, 그래서 강팀을 만나 정직하게 패배하는 팀도 많다. 반면 마인츠는 선수비 후역습으로 경기하는 경우가 더 흔하다. 그리고 이재성은 탁월한 팀플레이어로서 물러나 수비하다가 순간적으로 압박해 역습 기회를 만들고, 또 역습에 가담하는 능력이 좋다.
게다가 이재성은 최근 4경기 연속 공격 포인트를 기록하고 있었다. 경기당 하나씩, 4경기 동안 2골 2도움을 올렸다. 상승세였다. 이재성은 이 상승세를 살려 3-4-2-1 포메이션의 공격형 미드필더로 출장했다.
이재성의 공격력은 전반 13분 김민재와 간접적인 대결 장면을 만들었다. 김민재가 마인츠 공격수 조나탄 부르카르트와 헤딩 경합을 한 뒤 공이 흘러나가고 이재성이 이를 잡아 다시 스루패스했다. 이때 다이어는 아무 의미 없는 위치를 잡고 있었다. 질주하는 부르카르트의 뒤를 다이어와 김민재가 모두 열심히 따라갔는데, 김민재가 끈질기게 따라붙어 슬라이딩 태클로 슛을 방해한 반면 다이어는 거리를 좁히지 못하고 따라가다 말았다.
전반 16분에도 김민재와 이재성이 교차되는 상황이 나왔다. 낮은 크로스를 김민재가 먼저 발을 대며 끊었는데, 이 공을 ‘루즈볼 획득의 달인’ 이재성이 따냈다. 이재성이 곧바로 바이에른 선수에게 걸려 넘어졌는데 페널티킥은 선언되지 않았다.
전방압박과 패스 연결 양측면에서 이재성의 존재감은 컸다. 마인츠의 우세한 경기가 전반 42분 이재성의 선제골로 결실을 맺었다. 상대 빌드업을 방해하고 공을 따내는 과정부터 이재성이 기여했다. 그리고 왼쪽에서 중앙으로 크로스가 넘어올 때, 바이에른 선수 마이클 올리세의 발에 맞고 굴절되면서 이재성에게 공이 운 좋게 날아왔다. 그 사이에 있던 김민재로서는 미처 대처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이재성이 발을 공중으로 높이 들어 밀어 넣었다.
후반 16분 이재성의 경기 두 번째 골이 터졌다. 공이 오른쪽 측면으로 빠졌을 때 윙백 앙토니 카시가 공을 잡았다. 김민재가 막으러 따라갔는데 카시가 힐 패스로 김민재의 다리 사이에 공을 빼내는 재치를 보여줬다. 이어 지프의 크로스가 올라왔고, 문전에서 잡은 이재성이 절묘한 터닝슛으로 달라붙는 수비수를 속이며 득점했다.
이재성의 활약은 엄청났다. 슛 2회 합쳐 기대득점(xG)이 0.50으로 그리 확실한 기회가 아니었지만 2골을 넣는 결정력을 보여줬다. 수비적인 공헌도를 보면 수비 행위의 횟수가 13회로 양팀 통틀어 2위였다. 공 탈취는 1회 시도해 실패했지만 가로채기 6회(1위), 리커버리 8회(2위), 여기에 걷어내기 3회와 헤딩 클리어 1회도 기록했다.
이재성은 이번 시즌 분데스리가 5골 2도움에 도달했다. 전반기가 끝나기 전 5골을 넣은 만큼, 이 페이스를 유지한다면 유럽 첫 10골 이상을 기대할 수 있는 시즌이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Copyright ⓒ 풋볼리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