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두 번째 탄핵소추안이 국회를 통과하자, 결과를 초조하게 기다리던 시민들은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14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에서 재적의원 300명 전원이 투표에 참여해 찬성 204명, 반대 85명, 기권 3명, 무효 8명을 기록한 결과 탄핵안이 가결됐다.
탄핵안이 가결되자 국회 앞에 모인 인파는 환호성을 질렀다. 사람들은 K팝 걸그룹 소녀시대의 '다시 만난 세계'를 흥겹게 불렀고 어딘가에서 폭죽이 쏘아 올려지기도 했다.
40세 물리치료사인 심희선 씨는 BBC에 "탄핵안이 통과돼서 너무 기쁘다"라면서도 "아직 끝이 아니다. 헌법재판소가 탄핵 결론을 내릴 때까지 기다려야 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계속 (과정을)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77세 이승방 씨는 흘러내리려는 눈물을 참으며 "오늘부로 한국 정치는 더 나아질 것"이라고 했다.
이날 국회 앞에는 여러 설문조사에서 과반을 넘는 탄핵 지지율을 반영하듯 수십 만 명으로 추산되는 인파가 몰렸다.
한편 서울 광화문 광장에 운집한 윤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에 참석한 사람들은 가결 소식이 들리자 침묵에 휩싸였다. 일부는 눈물 흘리거나 탄식하기도 했다.
하지만 결과가 나오기 전 인터뷰에 응한 여러 사람들은 이미 탄핵안이 가결될 것이라는 예상을 하고 집회에 참석했다고 했다.
40대 백경석 씨는 국회에서 여당 의원 수가 108명밖에 안 되고 표결 전 7명이 탄핵에 찬성한다고 밝힌 상황을 언급하며 "개인적으로는 탄핵안이 통과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백 씨는 "(윤석열) 대통령이 법조인이었기 때문에 아마도 탄핵에 대한 대응책을 준비할 것"이라며 "또 헌법재판소에서 탄핵이 합법적이지 않았다는 게 명확하게 밝혀질 것이라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경찰의 비공식 추산에 따르면 이날 광화문 집회에는 수만 명이 몰린 것으로 보인다.
많은 시위대가 국회 결정이 내려진 이후 자리를 떠났지만, 여러 사람들은 늦은 시간까지 자리에 못 박은 듯 서 있기도 했다.
2017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에도 참석했다는 60대 김 모 씨는 가결 소식을 듣고 "심장이 멎는" 느낌이 들었다고 했다.
그는 "윤 대통령이 계엄을 선포한 것은 잘못된 게 아니"라며 "부정선거를 밝히기 위해서 대통령이 (계엄을) 한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북한 김정은 정권으로부터 나라를 지키기 위해" 탄핵을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윤 대통령은 탄핵안 가결 직후 대통령실을 통해 배포한 '국민께 드리는 말씀'을 통해 "저는 결코 포기하지 않겠다"라며 "저를 향한 질책, 격려와 성원을 모두 마음에 품고 마지막 순간까지 국가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밝혔다.
이어 14일 오후 7시 24분, 국회의 탄핵소추의결서가 대통령실에 전달되면서 윤 대통령의 권한 행사가 정지됐다.
추가 보도: 권혁·최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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