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사회 물려줘야 한다는 책임감"…아이와 집회 현장 찾은 부모들
(서울=연합뉴스) 정윤주 김준태 최주성 최윤선 기자 =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 재표결이 이뤄지는 14일 국회 앞 집회 현장에선 어린아이를 데리고 나온 젊은 부모들이 눈에 띄었다.
이들은 한목소리로 '아이에게 좋은 세상을 물려주고 싶다'고 말했다.
경기도 분당에서 왔다는 부부 김태훈(46)씨와 박일영(42)씨는 딸 제니(3) 양을 유모차에 태운 채 대규모 집회가 이뤄지는 국회 앞으로 향했다.
김씨는 "다음 세대를 살아가야 할 딸에게 좋은 사회를 물려줘야 한다는 책임감이 강해졌다"며 "많은 시민이 가족과 함께 나온 것을 보니 이번 집회가 온 가족이 참여하는 축제 같은 모습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인천광역시에서 3살 아들을 유모차에 태우고 집회 현장에 온 한모(29)씨는 "아이가 살아가야 할 사회인데 지금 상태로는 도저히 안 되겠다 싶어서 현장에 나오게 됐다"며 "많은 분이 아이에게 핫팩을 쥐여주고 유모차가 지나갈 수 있게끔 길을 터주는 등 배려를 해주고 있다"고 했다.
이날 여의도 KBS 본관 인근에는 영유아를 데리고 나온 부모들이 기저귀를 교체하거나 모유·분유 수유를 할 수 있도록 마련된 '키즈버스' 두 대가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연합뉴스 기자가 둘러본 버스 내부는 난방이 가동돼 훈훈했고, 자장가가 흘러나와 차분한 분위기를 띠었다.
버스 앞줄에는 개인 후원금으로 마련된 분유, 기저귀, 영유아 간식 등이 쌓여 있었고 부모들은 버스 좌석에 아이를 누이고 기저귀를 갈거나 아이에게 간식을 먹이며 휴식을 취했다.
25개월짜리 딸을 데리고 키즈버스를 이용한 부부 김나연(35)씨와 최원범(38)씨는 "집회에 아이도 같이 나와야 한다고 생각해 데려왔는데, 버스에서 기저귀도 갈 수 있고 잠깐 아이가 쉴 수 있도록 할 수 있어서 좋았다"고 말했다.
이들은 "아이가 오늘을 역사가 바뀐 날이라고 기억했으면 좋겠다"며 "나중에 아이가 컸을 때 집회에서 찍은 사진을 보고 역사의 한 장면 속에 있었다는 것을 기억해준다면 의미가 있을 것 같다"고 했다.
jungl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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