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리어즈앤스포츠=김민영 기자] '방콕 아시안게임 동메달리스트'이자 국가대표 감독을 역임한 김정규(64)가 프로당구 PBA 투어에 도전한다.
김정규는 12월 14일부터 17일까지 열리는 프로당구 2부 드림투어 5차전에서 프로당구 데뷔전을 갖는다.
와일드카드로 프로당구 데뷔 기회를 얻은 김정규는 15일 예선 2일차에 김범준(46)과 첫 경기를 치르게 된다. 김정규가 속한 조에는 19위 차재우를 비롯해 정찬국, 이연성, 이찬형 등이 속해 32강 진출자를 가린다.
1998년 방콕 아시안게임에서 캐롬 3쿠션 동메달을 딴 김정규는 지난 2023년까지 국가대표 감독 겸 코치로 활발히 활동했다.
방콕 아시안게임 준결승에 김무순과 나란히 올라갔던 김정규는 금메달을 딴 시마다 아키오(일본)에게 37:50으로 패해 동메달결정전으로 밀려났고, 김무순도 우메다 류지(일본)에게 47:50, 3점 차로 아깝게 져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동메달결정전에서는 김무순과 맞붙은 김정규는 50:32로 승리하며 한국의 첫 아시안게임 메달을 목에 걸었다.
2023년 김정규가 국가대표 감독을 맡은 세계3쿠션당구선수권대회에서는 조명우(실크로드시앤티-서울시청)가 남자부 공동3위에 입상했고, 여자 세계선수권에서는 이신영(LPBA 이적, 휴온스)이 한국 여자 3쿠션 최초로 금메달을 차지했으며, 김하은(충북)은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선수는 물론 지도자로서도 큰 성과를 낸 그가 15년 만에 다시 당구대 앞에 선다. 지난 15년간 후진양성에 힘써 온 그가 15년 만에 당구대 앞에 다시 설 용기를 낸 이유는 뭘까?
그는 '프로에 대한 열망'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사실 다시 시작하려니 좀 쑥스럽기도 하지만, 젊은 시절부터 프로당구에 대한 간절함이 컸다. 뒤늦게나마 프로당구를 향한 꿈을 이루기 위해 이번 도전을 결정했다"라고 이유를 밝혔다.
다음은 프로 데뷔를 앞둔 김정규와의 인터뷰다.
국가대표 선수, 국가대표팀 감독 등으로 이미 전성기를 보냈고, 후진 양성에 매진하다가 은퇴할 나이에 다시 프로 당구선수로 시작할 결심을 한 이유가 궁금하다.
요즘 젊은 선수들이 워낙 잘 쳐서 예전의 나하고 비교는 안 되겠지만, 그래도 젊은 친구들한테 도전을 한번 해보고 싶었다. 그리고 프로당구에 대한 굉장히 큰 간절함을 예전부터 갖고 있었다.
PBA 출범 당시에도 나가고 싶은 생각이 있었지만, 많은 선수들이 한꺼번에 빠져나가다 보니 오랫동안 몸을 담고 있었던 대한당구연맹을 좀 지켜야 된다, 남아야 된다는 생각 때문에 선뜻 나갈 수 없었다. 남아 있는 선수들이 잘 해 나가는 걸 좀 더 보고 싶은 생각이 컸던 것 같다.
프로 출범 후 6년 만의 도전이다. 좀 늦은 감도 있다.
앞서 말했듯이 프로를 하고 싶은 생각은 초창기부터 있었다. 중간에 상생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고, 만약 그때 상생이 됐다면 당연히 프로를 뛰었을 거다. 하지만 그 상생이 실패하면서 기존의 아카데미 운영에 전념했다.
가르치는 입장이 되면 내 걸 생각하기보다 배우는 사람들 입장에서 생각하기 때문에 내가 잘할 수가 없다. 그러다 보니 프로에 나가고 싶어도 참은 것도 있다. 이번에 아카데미를 정리하면서 다시 프로 당구선수를 꿈꾸게 됐다.
이번 프로 데뷔전 준비는 얼마나 했나?
아카데미 정리 후 잠시 숨을 고른 후 두 달 꼬박 연습만 했다. 공도 이전과 다르고, 테이블도 다르다 보니 좀 어렵더라. 지난 15년 동안 안 쳤는데, 두 달 쳤다고 바로 적응이 되려나 싶지만, 경기를 하면서 조금씩 공에 대한 감각도 찾고, 경기 감각도 찾으면 젊은 선수들에게 경종을 울릴 정도는 되지 않겠나 싶다.
PBA는 기존의 경기와 다른 점이 많은 데 이런 부분은 대비를 많이 했나?
일단은 당구 감각 찾기에 바빴다. 당구를 많이 안 치다 보니 근육의 퇴화로 공의 움직임이 많이 느려져서 그 부분을 보완하기 위한 훈련을 했고, 예전과 공의 흐름이 다르다 보니 처음부터 새로 배우는 느낌이라 요즘 더 재밌다.
어떤 마음으로 프로당구 데뷔전을 치를 생각인가?
긴장감은 좀 있지만 이번에는 우승을 하겠다는 도전이라기보다 새로운 환경에 대한 도전이다. 나이를 먹어서도 새로운 시작을 하는 모습을 좋게 봐주셨으면 좋겠다. 아마도 예전 김정규의 모습을 기억하시는 분들이 생각하는 것만큼 못 할 수도 있지만, 최선을 다해서 하는 모습을 보면서 응원해 주시면 그 또한 감회가 새로울 것이고, 즐거우실 거라고 생각한다.
(사진=빌리어즈앤스포츠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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