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3에 한국은 전시·사변 상태였나?"…5번 물어야 답한 법무부

"12.3에 한국은 전시·사변 상태였나?"…5번 물어야 답한 법무부

프레시안 2024-12-14 09:02:28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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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이 12월 3일에 전시나 사변 상태에 있었습니까?"

이 간단한 질문에 대해 대한민국 법무부는 차마 답을 하지 못했다. 박성재 장관의 탄핵소추안 가결로 법무장관 직무대리를 맡고 있는 김석우 법무부 차관은 13일 국회 본회의 긴급현안질문에서 더불어민주당 양부남 의원이 이같이 묻자 "그건 계엄 선포 행위의 요건과 관련된 부분이고 그건 제가 이자리에서 말씀드릴 수가…"라며 답을 피했다.

양 의원이 거듭 추궁해도 말을 빙빙 돌리며 피하던 김 차관은 결국 양 의원이 '전시나 사변 사태 있었냐고?', '전시·사변 상황이 있었어 없었어?', '전시·사변 상태에 있었냐고, 12월 3일날?', '전시·사변 상태에 있었어 없었어?'라고 반말을 섞어 같은 질문을 5차례나 반복하고 나서야 비로소 "전시·사변은 아니다"라는 답을 어렵게 내놨다.

고작 '12월 3일 한국이 전시·사변 상태였는지 아니었는지'를 국무위원 직무대행자 입에서 듣기 위헤서 국회의원이 같은 질문을 5차례나 강압적으로 반복해야 했다는 얘기다.

김 차관은 앞서 민주당 오기형 의원이 "12월 3일 과천종합청사(법무부 청사) 간부회의에서 어떤 조치를 했느냐"고 묻자 당시 상황에 대해 답하면서 "밤 12시 정도에 30분 동안 회의가 장관 주재로 진행됐고, 참석을 한 상태에서 비로소 포고문 자체를 그때 봤다"며 "그때 논의가 됐던 것은 계엄이 선포됐다는 사실 그 이후에 우리가 법무부에서 그 이후에 어떤 걸 할 것이냐는 부분이 논의가 됐고, 당시에 교정본부는 교정시설을 관장하고 있으니까 수용자 관리가 또 중요하지 않나. 그런 부분, 그 다음 출입국관리 같은 경우에도 외국인들도 있으니까 그런 두 가지 부분에 대해서 한번 얘기를 했다"고 밝혔다.

김 차관은 "(검찰·경찰이) 윤석열을 체포하러 갔는데 경호처에서 막으면 그런 경우 어떻게 할 수 있나"라는 질문에는 "결과적으로 법원이 발부한 적법한 영장 집행을 위법으로서 방해할 경우에는 현행법상 범죄가 성립할 수 있다"며 "구체적 사정을 살펴야 되지만 일반적으로 말씀드리면 그 부분에 대해서는 잘못된 것"이라고 답했다.

▲조태열 외교부 장관이 13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위헌적 비상계엄 선포 내란행위 관련 긴급현안질문'에서 답변하고 있는 가운데 한덕수 국무총리와 국무위원들이 자리에 앉아 있다. ⓒ연합뉴스

한덕수 "계엄 후 尹과 통화, 내용은 못 밝혀"…직무대행시 거부권 행사 묻자 "검토하겠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이날 본회의에서 12.3 사태 이후 윤 대통령과 통화한 적이 있느냐는 양 의원의 질문을 받고 "네. 한두 번 통화했다"고 답했다.

다만 통화 일시나 내용에 대해서는 함구했다. 한 총리는 '언제 했느냐'는 질문에 "정확히 지금 말씀드리기는 좀 어렵다"고, '무슨 내용이었나'라는 질문에도 "죄송하다, 대통령님과 통화한 것을 제가 공개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만 했다.

양 의원이 이에 "그게 자랑스럽나"라고 면박을 주자 한 총리는 "저는 총리로서 헌법과 법률에 의해서…"라고 항변하려 했으나, 양 의원은 그의 말을 가로막으며 "헌법과 법률에 의하면 대통령과 나눈 대화를 발설하지 못하게 돼 있나? 헌법, 법률 몇 조에 나와 있나? 총리가 이런 정신 상태에 있기 때문에 대통령이 이런 짓을 하는 거다. 반성하시라"고 질책했다.

한 총리는 민주당 이기헌 의원이 "만약 내일 탄핵이 의결되고 본인이 대통령 권한 대행이 되신다면 재의요구권을 행사하실 수 있나?"라고 물은 데 대해서는 "그 점에 대해서는 저희가 내부적으로 심도 있게 검토를 하겠다"고만 답했다.

이 의원은 이날 본회의에서 윤 대통령의 '2차 계엄 선포' 관련 제보를 받았다며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이호영 경찰청 차장(경찰청장 직무대행)을 상대로 한 질문 형식의 발언에서 "국회에서 계엄 해제를 의결한 뒤에 윤석열이 2차 계엄을 모의한 정황이 여러 언론을 통해서 확인되고 있다. 국수본은 어디까지 확인하셨나"라고 운을 뗐다.

이 차장이 "국수본에서는 제가 보고받지 않아서 내용을 알지 못한다"고 답하자, 이 의원은 "계엄 해제 결의안이 통과된 새벽 1시 이후에, 총리가 2시30분에 계엄해제령을 국회로부터 받아서 대통령실에 전달했던 그 시간까지 대통령과 그 참모들은 합참 지휘통제실 안에 모여있었고, 이 자리에서 윤석열은 김용현에게 '국회에 들어가서 국회의원들 잡으라고 했는데 왜 못했어?'라고 말했다는 제보를 받았다. 김용현이 '병력이 부족해서 그랬습니다'라고 대답했고 (윤 대통령이) '그러면 병력을 더 투입해. 계엄이 해제되면 내가 한 번 더 발령하면 되지'라고 얘기했다는 제보가 있다"고 말했다. 이 차장은 "저는 그 내용에 대해서 모르고 있다"고 답변했다.

국민의힘은 야당에 대한 비판으로 맞불을 놨다. 국민의힘 김장겸 의원은 이날 긴급현안질문 여당 측 마지막 질문자로 나서 "작금의 비상계엄 사태는 극단적 정치 대립의 연장선에서 벌어진 비극"이라며 "마치 정의의 심판자인 양 행동하는 민주당과 이재명 대표는 과연 이 사태에 책임이 없다고 생각하느냐"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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