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삼성동, 김근한 기자) 감격의 생애 첫 골든글러브, 그리고 유격수 선배의 축하 꽃다발에 더 큰 감동이 있었다. KIA 타이거즈 내야수 박찬호가 꿈에 그리던 유격수 황금 장갑을 품에 안았다. 밑바닥부터 올라가 최고의 자리까지 올라섰기에 박찬호의 감회가 더 남달라 보였다.
박찬호는 13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열린 2024 신한 SOL뱅크 KBO 골든글러브 시상식에 참석해 유격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수상했다. 박찬호는 유격수 골든글러브 부문 총 154표를 얻어 득표율 53.5%로 SSG 랜더스 박성한(118표·41%)을 제치고 1위에 올랐다.
박찬호와 박성한은 유격수 골든글러브 부문 경쟁자로 일찌감치 주목받았다. 박찬호는 2024시즌 134경기에 출전해 타율 0.307, 158안타, 5홈런, 61타점, 86득점, 20도루, 출루율 0.363, 장타율 0.386을 기록했다. 박성한은 2024시즌 137경기에 출전해 타율 0.301, 147안타, 10홈런, 67타점, 78득점, 13도루, 출루율 0.380, 장타율 0.411를 기록했다.
2024시즌 실책 개수에서도 두 선수 모두 시즌 23실책으로 동일했다. 총 시즌 수비 이닝은 박찬호가 1120.1이닝을 기록하면서 박성한이 기록한 1115이닝을 앞질렀다.
전반적인 공격 지표를 보면 두 선수가 압도적인 차이를 보인다고 보긴 어려웠다. 두 선수 모두 '3할 유격수'에다 각자 20도루와 10홈런이라는 상징적인 숫자를 보유했다. 출루율과 장타율 부문을 중시한다면 박성한이 소폭 앞섰다. 수비 지표에서도 박찬호가 5.1이닝 수비 이닝을 앞섰지만, 큰 차이로 보긴 힘들었다.
결국, 두 선수는 36표 차이로 희비가 엇갈렸다. 외야수 부문 4위 기예르모 에레디아의 6표 차 다음으로 가장 적은 표 차였다.
골든글러브 수상 뒤 취재진과 만난 박찬호는 "(박)성한이도 36표 차이라 정말 아쉬웠을 듯싶다. (박)성한이가 축하한다고 해줘서 고생했다고 안아줬다. 지난해 내가 이 자리에 왔을 때를 생각하면 아무런 기대를 안 하고 갔어도 아무 상 없이 돌아갈 때 내 자신이 초라하다는 느낌을 느꼈다. 어떤 말로도 위로가 안 될 거다. 그래서 한 번 안아주고 고생했다고 말했다. 성한이는 정말 좋은 유격수지 않나. 나보다 나이도 어리고 타격 능력도 나를 넘어서서 훨씬 좋은 실력을 보유했다. 앞으로 발전 가능성도 무궁무진한 선수"라며 멋진 경쟁을 펼친 박성한에게 박수를 보냈다.
박찬호는 자신을 축하하러 꽃다발을 들고 올라온 오지환에 깜짝 놀라기도 했다. 1년 전에도 골든글러브 경쟁자로 만났던 두 선수는 올해 서로 위치가 바뀌었다.
박찬호는 "(오)지환이 형이 올라오셨을 때 깜짝 놀랐다. 시상식에 오신 걸 보고 다른 상을 받으시는 게 있나 싶었는데 이런 큰 뜻이 있으셨더라. 솔직히 멋있었다. 좋은 선배로서 해야 하는 걸 이렇게 또 하나 배워가는 느낌"이라며 "아직도 지환이 형의 수비를 보면서 많은 걸 배우고 있다. 순간적인 타구 대처나 유연하게 처리하는 장면을 계속 연구하고 있다"라며 고갤 끄덕였다.
박찬호는 1년 전 골든글러브 시상식 때와는 다른 마음으로 수상의 순간을 기다렸다. 수상의 기대감은 곧 긴장감으로 이어졌다.
박찬호는 "지난해엔 수상 기대 없이 존중의 의미로 왔었다. 올해는 나름대로 좋은 성적을 거뒀다고 생각해 기대를 안 할 수가 없었다. 수상을 기대하고 오니까 그만큼 크게 긴장되더라. 수상 소감을 말할 때 울컥하는 감정보다는 긴장감이 더 크게 전달됐다"라며 "이게 일회성으로 끝나면 안 되지 않나. 한 번 건방을 떨다가 나락으로 간 경험이 있기에 준비를 잘해서 더 좋은 성적을 내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찬호는 2014년 팀 입단 뒤 5년 동안 1군에서 제대로 자리를 잡지 못했다. 2019시즌부터 본격적으로 1군 무대에 주전으로 뛰기 시작한 박찬호는 뒤늦게 꽃을 피우면서 유격수 골든글러브라는 최고의 위치까지 올라섰다.
박찬호는 "나 스스로를 대견하다고 해주고 싶은 게 바로 그런 부분인 듯싶다. 어떻게 보면 밑바닥부터 잘근잘근 씹으면서 이 자리까지 올라왔다. 그런 과정을 잘 버텼다는 게 대견한 느낌이다. 옆에서 도와준 사람들이 너무 많았다. 무엇보다 가족들의 힘이 없었다면 내가 그렇게 버티지 못했을 것"이라고 되돌아봤다.
박찬호는 2025시즌 골든글러브보다는 KBO 수비상 연패에 도전하고 싶단 바람을 내비치기도 했다.
박찬호는 "사실 골든글러브보다는 KBO 수비상을 지키고 싶다(웃음). 내가 타격으로 승부를 보는 스타일이 아니니까 골든글러브 연속 수상을 크게 기대는 안 한다. 그래도 나름대로 해마다 타격 지표 성장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내년에도 더 좋은 성적을 내면 자연스럽게 골든글러브 연속 수상 도전 얘기가 나오지 않을까 싶다"라고 미소 지었다.
사진=삼성동, 박지영 기자
김근한 기자 forevertoss88@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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