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담금 취소소송서 애경 승소…SK케미칼과의 부담 비율이 문제
다른 주장은 수용 안 돼…환경부, 비율 조정해 다시 부과키로
(서울=연합뉴스) 이재영 기자 = 환경부가 애경산업에 부과한 가습기살균제 피해구제 추가 분담금을 취소한 판결을 받아들이되, 문제가 된 부분을 고쳐 분담금을 다시 부과하기로 했다고 13일 밝혔다.
앞서 서울행정법원 행정3부는 지난달 29일 애경산업이 환경부 한국환경산업기술원장을 상대로 낸 가습기살균제 피해구제 추가 분담금 부과 처분 취소소송에서 원고인 애경산업 손을 들어줬다.
환경부로부터 가습기살균제 피해구제 분담금 부과·징수업무를 위탁받은 기술원은 작년 2월 애경산업에 107억4천500만원의 추가 분담금을 부과했었다.
가습기살균제피해구제법에 따라 가습기살균제·원료물질 사업자한테 걷는 피해구제 분담금은 피해자 치료비와 생활수당 등에 사용되는데, 분담금이 75% 이상 소진되면 추가 분담금을 걷을 수 있다.
법원이 문제 삼은 것은 애경산업과 SK케미칼 간 분담금 부담 비율이다.
애경산업과 SK케미칼은 '홈크리닉 가습기메이트'라는 제품을 각각 판매하고 제조한 사업자로, 이 경우 법이 정한 비율에 따라 분담금을 나눠 내야 한다.
기술원은 애경산업과 SK케미칼 간 분담금 부담 비율을 2대 1로 정했다.
'판매단가를 확인할 수 없다'는 이유로 이 비율을 정했는데, 법원은 "판매단가를 조사하는 절차 등을 거쳤는데도 단가를 알 수 없었다고 볼 근거가 없다"며 기술원이 재량권 행사의 한계를 일탈한 것으로 봤다.
다만 법원은 분담금 재부과에 절차적 하자가 있다거나, 부과 대상이 아닌데 분담금을 부과하는 등 다른 실체적 하자가 있다는 주장은 인정하지 않았다. 애경산업의 위헌법률심판 제청 신청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법원이 애경산업과 SK케미칼 간 분담금 부담 비율만 문제 삼음에 따라 환경부는 항소는 하지 않되 부담 비율을 재산정해 부담금을 다시 부과하기로 했다.
현재까지 정부가 인정한 가습기살균제 피해자는 5천810명이며 피해자들에게 지급된 피해구제금은 총 1천717억7천500만원이다.
jylee24@yna.co.kr
Copyright ⓒ 연합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