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희준 기자= 이번 시즌 AS로마로 이적한 사우드 압둘하미드가 유럽대항전에서 득점까지 기록했다.
13일(한국시간) 이탈리아 로마의 스타디오 올림피코에서 2024-2025 유럽축구연맹 유로파리그 리그 페이즈 6차전을 치른 로마가 브라가에 3-0 완승을 거뒀다. 로마는 승점 9점으로 전체 14위에 위치해 16강 플레이오프 진출 가능성을 높였다.
올 시즌 압둘하미드는 이탈리아 세리에A의 로마로 이적했다. 사우디아라비아 국가대표로서 실력이 어느 정도 검증된 자원이긴 해도 사우디 선수에게 유럽 무대 진출은 흔치 않은 일이었다. 여기에서 다소 복잡한 사정이 얽혀있다. 지난 시즌부터 사우디는 자국 리그를 흥행시키겠다는 일념 아래 유럽 축구 스타들을 대거 영입했다. 사우디 국부 펀드(PIF)의 지원을 받은 알나스르, 알이티하드, 알아흘리, 알힐랄은 공격적인 이적 행보를 펼쳤다. 여기서 알힐랄의 기조가 독특했는데, 다른 세 구단이 ‘왕년의 스타’를 불러들인 것과 달리 알힐랄은 유럽에서도 전성기에 있는 선수들을 주로 영입했다.
그러다 보니 알힐랄에서 기존에 뛰던 선수들이 설 자리를 잃었다. 압둘하미드도 그 중 한 명이었다. 지난 시즌에는 마땅한 라이트백 영입이 없어 훌륭한 선수들과 발을 맞추며 성장했는데, 이번 시즌에는 주앙 칸셀루가 영입되면서 알힐랄에서 정기적인 출장 시간을 보장받기 어려워졌다. 때마침 로마에서 압둘하미드에게 관심을 드러내며 유럽 입성 문이 열렸고, 압둘하미드는 전격적인 이적을 선택했다.
압둘하미드는 로마에서 좀처럼 기회를 얻지 못했다. 주로 상대가 강하지 않은 유로파리그 경기에 나섰는데 그렇게까지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해 주전 경쟁에서 밀려났다. 그래도 압둘하미드에게 다행인 점이 있다면 다니엘레 데로시 감독이 이반 유리치 감독으로, 유리치 감독이 클라우디오 라니에리 감독으로 바뀌면서 출전 기회를 잡을 타이밍이 계속 찾아왔다는 점이다.
그리고 주목받지 않던 선수를 쓰는 데 일가견이 있는 라니에리 감독 밑에서 서서히 기회를 잡고 있다. 11월 25일 나폴리와 경기에서 세리에A 데뷔전을 치렀고, 레체와 리그 경기에서는 데뷔 도움을 기록하며 라니에리 감독의 눈에 들었다. 라니에리 감독이 이번 브라가와 유로파리그 경기에서 압둘하미드를 전격적으로 선발 기용한 이유다.
그리고 압둘하미드는 득점으로 라니에리 감독에게 보답했다. 1-0으로 로마가 앞서던 후반 2분 마누 코네가 오른쪽으로 벌려준 패스를 빠른 스피드로 받아 치고 들어간 뒤 골문 상단을 노리는 강력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원래 오른쪽에 있던 마티아스 소울레가 오프사이드였기에 적절한 판단이었다. 압둘하미드는 이 득점으로 사우디 출신으로서는 처음으로 유럽대항전에서 득점한 선수가 됐다.
라니에리 감독도 압둘하미드에게 만족했다.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압둘하미드는 훈련에서도 훌륭하다. 대단히 빠르다. 그에게 기회를 주지 않을 이유가 없다. 좋은 재능이고, 선수단에 있어 참 좋은 선수”라고 칭찬했다.
사진= AS로마 X, 사우디아라비아 프로페셔널 리그 홈페이지 캡처,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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