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바이오사이언스, 400억원 총탄확보로 ‘마이크로바이옴’사업 박차

지난 6월 CJ바이오사이언스 천종식 대표가 신규 비전과 미션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 제공=CJ바이오사이언스]

【투데이신문 강현민 기자】 CJ바이오사이언스가 모회사 CJ제일제당으로부터 4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했다. 이번 증자를 통해 마이크로바이옴 사업이 한층 더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13일 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CJ바이오사이언스는 CJ제일제당을 대상으로 400억원 규모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진행했다.

CJ바이오사이언스는 2021년 CJ제일제당이 939억원을 투자해 바이오기업 ‘천랩’을 인수한 뒤, 2022년 초 현재의 사명으로 변경하며 공식 출범했다. 2009년에 설립된 천랩은 마이크로바이옴 연구개발에 특화된 기업이다.

최근 CJ제일제당의 바이오사업부 매각설이 나도는 가운데, 이번 투자는 CJ바이오사이언스의 입지를 더욱 강화하는 계기가 됐다. CJ제일제당은 “대주주로서 책임을 강화하기 위해 이번 유상증자를 결정했다”며 “선제적 자본 확충으로 CJ바이오사이언스의 재무건전성을 높일 것”이라고 밝혔다.

CJ바이오사이언스는 증자를 통해 확보한 자금을 연구개발에 집중 투입할 계획이다. 핵심 파이프라인인 면역항암치료제 ‘CJRB-101’은 폐암, 두경부암 등을 대상으로 키트루다와 병용요법을 적용, 국내 임상 1·2상을 동시에 진행 중이다. 회사 관계자는 “임상 1상 완료 시점을 내년 상반기로 예상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퇴행성 뇌질환(CJRB-302), 염증성 질환(CJRB-201) 등 다양한 파이프라인을 개발 중이며, 지난해 영국의 마이크로바이옴 기업 ‘4D파마’로부터 도입한 11건의 신약 후보를 포함해 총 15개의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다.

유상증자로 연구개발 동력을 확보했지만, 당분간 적자 구조는 지속될 전망이다. 매출원이 부족한 상황에서 연구개발비가 대규모로 투입되고 있기 때문이다.

CJ바이오사이언스는 2021년 101억원이었던 영업손실이 올해 320억원으로 약 3배 불어났다. 올해 3분기 누적 영업손실도 231 원으로, 비슷한 적자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

손실의 대부분은 연구개발비와 판관비에서 발생하고 있으며, 지난해 연구개발비는 225억원으로 매출액(55억 원)의 400%를 초과했다. 현재 회사 매출은 주로 미생물 유전체 생명정보 분석 플랫폼 및 솔루션 사업에서 발생하고 있다.

회사는 향후 기술수출을 통해 수익을 창출한다는 전략이다. 오는 2026년까지 주요 파이프라인을 3건의 라이센스아웃을 목표로 잡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최근 전임상 단계에서도 기술 거래가 활발히 이뤄지는 점을 고려해 초기 단계 기술의 거래 또한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건강기능식품 시장 진출을 통해 매출원을 다각화할 가능성도 있다. CJ바이오사이언스는 출범 당시 “개인 맞춤형 건강기능식품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하겠다”고 밝혔으며, 올해 6월 비전 발표에서는 “식품 및 건강기능식품과 연계된 사업 구체화를 논의 중이며 CJ제일제당과의 시너지를 강화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다만, 회사 관계자는 “논의가 진행 중이며, 사업 주체는 CJ제일제당 그룹 내 다른 계열사가 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