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희준 기자= 동남아시아 축구를 더 오래 경험한 신태용 감독이 하혁준 감독과 지략 대결에서 우열을 가리지 못했다.
12일(한국시간) 인도네시아 수라카르타의 마나한 스타디움에서 ‘2024 아세안 미쓰비시일렉트릭컵(미쓰비시컵)’ B조 2차전을 치른 인도네시아가 라오스와 3-3 무승부를 거뒀다. 인도네시아는 승점 4점으로 조 1위로 올라섰고, 라오스는 승점 1점 최하위에 머물렀다.
객관적인 전력은 인도네시아가 라오스에 비해 앞서있었다. 비록 유럽 리그가 한창 진행되는 중에 열린 대회라 유럽파를 대거 차출하지는 못했지만, 신 감독이 오랫동안 갈고 닦은 인도네시아 선수들이 대표팀에 포진돼있었다. 라오스는 하 감독이 대표팀에 부임한 지 6개월도 채 지나지 않은 상황이었기에 인도네시아보다 조직력 측면에서 아쉬울 수밖에 없었다.
그럼에도 라오스는 인도네시아를 상대로 승점 1점을 따내는 저력을 과시했다. 오히려 선제골도 라오스 측에서 나왔다. 전반 9분 보운파찬 보운콩이 수비 뒷공간으로 내준 패스를 푸솜분 판야봉이 깔끔한 슈팅으로 마무리했다. 수비에 굴절되는 행운도 있었지만 기본적인 선수 움직임이 좋았다.
인도네시아는 전반 12분 프라타마 아르한의 롱스로인으로 혼전을 만들었고, 결과적으로 카덱 아렐이 득점해 승부의 균형을 맞췄다. 라오스는 1분도 안 돼 파타나 폼마텝이 다시 앞서나가는 골을 작성했다. 이것도 수비에 맞고 굴절되는 행운이 따랐다. 인도네시아는 전반 18분 아르한의 롱스로인이 무하마드 페라리의 머리를 맞고 그대로 골문 안으로 들어가며 다시 동점을 만들었다.
인도네시아가 이길 기회도 분명 있었다. 비록 후반 24분 마르셀리노 페르디난이 경고 누적 퇴장을 당하긴 했지만 후반 27분 코너킥 상황에서 페라리가 깔끔한 헤더로 역전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이대로 골문을 걸어잠갔다면 승리를 챙길 수 있었겠지만 라오스가 그걸 허락하지 않았다. 후반 32분 다모트 통캄사바트가 상대 수비를 이겨내고 극적으로 공을 살린 뒤 시도한 컷백을 피터 판타봉이 밀어넣으며 3-3으로 경기를 끌고 갔다.
결과적으로 인도네시아와 라오스는 승점을 1점씩 나눠가졌다. 내심 우승도 노리고 있을 신 감독 입장에서는 아쉬운 결과고, 라오스를 이끌고 첫 국제 대회를 치르는 하 감독 입장에서는 첫 승점 획득이라는 성과가 나왔다. 하 감독은 지난 1차전 김상식 감독의 베트남과도 결전을 벌였는데, 당시에는 1-4로 씁쓸한 패배를 맛봤다.
B조 3차전에도 한국인 감독 간 승부가 펼쳐진다. 인도네시아는 오는 15일 베트남 원정을 떠난다. B조에서 1위를 놓고 다툴 신 감독과 김 감독의 맞대결이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라오스축구협회 인스타그램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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