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썰 / 손성은 기자] 4대 금융지주가 탄핵 정국 심화에 따른 ‘밸류업 동력’ 약화를 우려해 투심 달래기에 들어갔다.
정치적 불확실성으로 주주환원 확대 정책이 약화할 수 있다는 우려에 주주가 이탈하고 있기 때문이다.
KB금융은 지난 10일 투자자들에게 보낸 주주 서한에서 “KB금융은 일련의 사태에 따른 시장 불확실성 확대에도 불구하고 CET1 비율·리스크 관리를 통해 기존에 공시한 밸류업 방안을 변함없이 이행하는 등 주주가치 극대화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신한금융도 마찬가지로 기존 밸류업 방안을 기존 계획대로 추진하고 해외 투자자 대상 컨퍼런스 콜 등 실시간 소통을 강화하고 있다.
하나금융은 지난 9일 해외 투자자에게 “밸류업 계획을 흔들림 없이 이행하고 연말 자본비율을 안정적인 수준에서 관리하겠다”고 밝혔다.
우리금융 역시 기존 밸류업 방안을 유지하고 해외 IR을 강화하기로 했다.
4대 금융지주는 밸류업 이행에 대한 투자자 의구심을 걷어내는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 3일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와 이후 탄핵 정국 4대 금융 주가는 하락세다.
KB금융은 비상계엄 사태 직전인 지난 3일 종가 기준 10만1200원이었던 주가가 11일 종가 기준 8만7000원까지 떨어졌다.
같은 기간 신한지주는 5만6400원에서 5만600원 ▲하나금융은 6만6000원에서 6만원 ▲우리금융지주는 1만7200원에서 1만5770원으로 하락했다.
탄핵 정국이 밸류업 정책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돼 오름세였던 4대 금융 주가를 꺾었다.
탄핵 정국이 시작과 함께 밸류업 기대감이 꺾이면서 4대 금융 주가가 출렁였다.
투자자들은 탄핵 정국 장기화로 이어질 수 있는 4대 금융의 주주환원 정책 후퇴를 경계한다.
최근 탄핵 정국이 지속하면서 원화 가치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29일 1396.50원이었던 원달러 환율은 윤 대통령 비상계엄 사태 이후인 이번달 10일 1435.50원까지 치솟은 뒤 12일 현재 1430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원화 가치 하락은 벨류업 정책의 핵심인 4대 금융 주주환원 확대의 걸림돌이 될 수 있다.
4대 금융 밸류업 정책은 보통주자본비율(CET1) 13% 이상 유지가 관건이다.
금융당국은 금융사 CET1 권고치로 13%를 제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원화 가치 하락 국면에서 보통주자본비율을 계산하면 외화위험가중자산이 확대되면서 축소할 수밖에 없다.
올 3분기 기준 4대 금융 CET1 비율은 ▲KB국민은행 13.85% ▲신한금융 13.13% ▲하나금융 13.17% ▲우리금융 12.00%다.
시장은 4대 금융의 외화위험가중자산 규모를 파악할 수 없지만 원화 가치 약세가 지속되면 주주환원 정책이 축소할 가능성이 크다 본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정치 불확실성이 장기화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단기적으로 주식시장, 외환시장 등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김도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그 어떤 경제 상황과 규제 환경에서도 기존 예상대로 환원책이 이행될 것이라고 장담할 수 있는 주체는 없다”며 “연중에 발표된 주주환원 정책을 원안대로 이행하지 못할 것이라는 시장의 우려는 충분히 합리적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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