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D 촛불·응원봉 흔들며 윤 대통령 탄핵 촉구
12·12 45주년 맞아 손주와 함께 나온 노인도
(서울=연합뉴스) 홍준석 최윤선 최주성 기자 = 12일도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선 윤석열 대통령 탄핵을 촉구하는 촛불이 타올랐다.
오후 6시 '윤석열 즉각 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 주최로 열린 탄핵소추안 국회 통과 촉구 집회는 LED 촛불과 아이돌그룹·프로야구팀 응원봉 등을 흔드는 시민으로 가득 찼다.
집회는 시민 발언으로 문을 열었다.
주말 귀국했다는 남윤주 미 뉴욕주립대 버팔로 캠퍼스 교수는 "국회를 지킨 시민과 상부 명령을 '사보타주'하는 젊은 군인을 보며 자부심을 느꼈다"며 "반민주세력과 어떻게 싸워야 하는지 보여주는 세계사적으로 중요한 일"이라고 말했다.
'전국 집에 누워있기 연합' 깃발을 들고 나온 지승호씨는 "제가 시위에 참여하는 이유는 미래의 저 자신에게 떳떳하게 누워있고 싶기 때문"이라며 "일상을 되찾게 되길 바란다"고 했다.
이날 대국민 담화에서 "저를 탄핵하든 수사하든 이에 당당히 맞설 것"이라며 사실상 퇴진을 거부한 윤 대통령을 규탄하는 목소리도 이어졌다.
고등학교 3학년생 임가윤양은 "당신이 그렇게 존경한다는 국민이 바라는 것은 당신이 대통령직에서 물러나는 것"이라고 성토했고, 시민 최태열씨는 "반란의 수괴를 1분1초라도 빨리 끌어내려야 하지 않겠느냐"라고 떨리는 목소리로 외쳤다.
집회 현장에는 참가자에게 커피를 나눠주는 커피차가 나왔다. 이 차를 운영하는 안준호(54)씨는 "일산에서 10년째 커피를 타고 있다"며 "대한민국 민주주의를 응원하기 위해 무료 나눔을 하러 왔다"고 말했다.
공교롭게도 이날 45주년을 맞은 12·12 군사반란을 떠올리는 시민도 여럿 있었다. 12·12는 전두환 당시 보안사령관이 군사력을 동원해 불법적으로 군 지휘권을 장악한 사건으로, 지난해 '서울의 봄'으로 영화화되기도 했다.
마포구 주민 김모(70)씨는 "12·12 사태 때 감정이 언뜻 스쳐서 나오게 됐다"며 "젊은 세대에게 이런 상황을 물려주는 게 안타깝다"고 말했다.
손주들과 함께 현장에 나온 조모(68)씨는 "몇십년 전에도 이런 일이 있었는데 아이들에게 역사와 자유를 가르쳐주기 위해 왔다"고 했다.
honk0216@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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