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장 완화 합의…내년 2월부터 실무협의 개시
우크라이나 전쟁, 가자지구 전쟁에서도 중재자 역할
(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유현민 특파원 = 국제무대에서 여러 사안에 중재역을 자처하는 튀르키예가 이번엔 아프리카 국가 간 갈등 해소를 위한 중재자로 나섰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은 소말릴란드 해안 임차 문제로 긴장이 고조된 소말리아와 에티오피아의 긴장 완화 합의를 끌어냈다고 알자지라 방송과 블룸버그 통신 등이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전날 자국 수도 앙카라에서 하산 셰흐 마하무드 소말리아 대통령, 아비 아머드 에티오피아 총리와 연 공동 기자회견에서 "양국 정상이 긴장을 완화하기로 합의했다"며 "역사적 화해를 환영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번 합의는 소말리아와 에티오피아의 평화와 협력을 바탕으로 한 새로운 시작을 향한 첫걸음"이라며 "이를 통해 에티오피아가 해상 접근권을 확보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튀르키예가 발표한 합의문에 따르면 양국은 내년 2월부터 실무 협의를 시작해 4개월 이내에 소말리아의 영토 보전을 존중하는 동시에 에티오피아가 바다에 접근하는 '잠재적 이익'을 인정하는 협정을 체결하기로 했다.
아울러 "의견 차이와 논쟁적인 문제를 뒤로하고 공동 번영을 위해 단호하게 협력하기로 합의했다"고 알자지라 방송은 전했다.
지난 1월 에티오피아가 소말릴란드와 20㎞에 달하는 해안을 50년간 임차해 민항·군항을 건설하는 양해각서를 교환하자 소말릴란드를 자국의 일부로 간주하는 소말리아는 강하게 반발했다.
1993년 에리트레아의 독립으로 홍해의 항구를 잃고 내륙국이 되는 바람에 항구가 절실한 에티오피아가 이 양해각서로 해안을 확보하고 더 나아가 소말릴란드를 독립국으로 인정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양국 간 불화는 더욱 커졌다.
소말릴란드는 당시 에티오피아가 해안 임차의 대가로 소말릴란드를 독립국으로 인정할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에티오피아는 아직 이를 공식화하지 않았다.
튀르키예는 지난 7월부터 소말리아와 에티오피아 양국의 갈등 해소를 위한 논의를 주도하며 중재를 해 왔다.
서방 군사동맹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국이면서 러시아와도 가까운 튀르키예는 2022년 2월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이에서 흑해 곡물협정 연장과 수감자 교환 등의 합의도 중재한 바 있다.
가자지구 전쟁에서는 관계를 이어온 팔레스타인 하마스를 대신해 카타르, 이집트와 함께 이스라엘과 휴전 협상을 중재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hyunmin62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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