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K파트너스가 고려아연에 대한 적대적 인수합병(M&A)을 준비 중이라는 의혹을 받는 가운데 MBK가 과거 인수합병 과정에서 대규모 정리 해고와 노동 탄압이 있었던 사실이 조명되고 있다.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MBK는 최근 기자회견을 열고 거버넌스 개선과 주주가치 보호 등을 내세우며 고려아연 인수에 대한 의지를 재차 강조했다.
하지만 산업계에서는 과거 MBK가 2조2천억여원을 들여 케이블TV 씨앤엠(C&M)을 인수했던 사례를 들며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지난 2008년 MBK는 C&M을 인수하며 고용을 유지하겠다는 약속과 함께 노사 간 상생을 약속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고용 효율화라는 명목하에 AS와 설비 분야를 하청 구조로 전환했다.
아울러 C&M은 하청 업체와 노사 상생 및 고용 승계를 보장하기로 협의하고 당시 대표가 직접 서명까지 했으나, 이 약속은 채 1년도 지나지 않아 폐기됐다.
이후 AS 하청 노동자들은 업무 진행에 필요한 설비 자재비와 유류비 등을 모두 개인이 충당하는 등 열악한 고용 조건에 내몰린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근로자들은 고용 유지 기간 3년이 끝난 2011년부터 대규모 구조조정과 비용 감축이 진행되면서 근로 환경이 급속도로 악화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어 2014년에는 매각을 위한 사전 작업으로 비정규직 노동자 약 15%에 해당하는 109명이 해고됐다. 사측은 경영 효율화를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고 설명했지만 일각에서는 매각 가치를 높이기 위한 비용 절감 차원이라는 지적도 제기됐다.
이에 C&M 노조는 수개월에 걸친 파업과 집회를 진행했지만, 사측은 끝까지 협상에 응하지 않았다. 잇따른 경영 실패가 이어지면서 MBK가 C&M 인수와 운영을 위해 만든 KCI(국민유선방송투자)는 사실상 디폴트 상황까지 몰렸고 궁극적으로 방송 산업 생태계까지 교란하는 부작용을 초래했다.
이로 인해 C&M은 시장 점유율 하락은 물론 브랜드 신뢰도 역시 악화됐다.
이 같은 사례를 들어 산업계는 MBK가 과거 C&M 인수 이후 대규모 정리해고와 함께 노동 탄압으로 시끄러웠던 만큼 고려아연 인수 후에도 같은 문제가 반복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하고 나섰다.
익명을 요구한 한 재계 관계자는 “고려아연은 단순한 제조업체가 아니라 국가기간산업으로서 전후방 기업들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크다”며 “MBK처럼 단기적 수익을 추구하는 사모펀드가 경영할 경우 기업 경쟁력은 물론 대한민국 산업계에 큰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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