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지연 열연이 시선을 끈다.
JTBC 토일드라마 ‘옥씨부인전’(극본 박지숙, 연출 진혁 최보윤)에서 거짓된 삶을 통해 진짜 자신의 삶을 개척해나가고 있는 가짜 옥태영 캐릭터를 섬세하면서도 강렬하게 채워내고 있는 임지연 열연이 주목받는다.
제작진에 따르면 처절한 노비와 우아한 아씨를 오가며 남다른 연기 변신을 보여준다. 앞서 제작발표회에서도 “후회 없이 보여주고 싶었다”며 비장한 각오를 밝힌 만큼 캐릭터를 향한 임지연의 남다른 열정과 애정이 작품 속에 고스란히 담긴다.
임지연은 주인댁의 가혹한 핍박과 미천한 취급을 받으면서도 목소리조차 낼 수 없는 천민의 애환을 가진 노비 구덕이로 등장부터 인상을 남긴다. 멍석말이를 당해 피투성이가 된 채 절규하다가도 주인 김낙수(이서환 분)에게 낫을 휘두르고 아씨 김소혜(하율리 분)에게 요강을 뒤집어씌우는 등 극적인 감정의 진폭을 터트리며 흡인력 넘치는 연기를 보여줬다는 평가다.
일련의 일을 딛고 새로운 삶을 살게 된 구덕이의 혼란스러운 심정. 화적 떼에게 습격을 받고 홀로 살아남아 옥태영으로 오해를 받게 된 찰나의 흔들리는 눈빛은 사람다운 삶을 향한 갈망과 양심의 가책이 뒤섞인 미묘함이 담긴다. 임지연 연기 내공이 전과 다름을 시사한다.
그 중 진정한 아씨로 살아가기로 마음먹고 직접 움직이는 대목은 짜릿함까지 더한다. 임지연은 옥씨 집안의 안온한 담장 안에서 숨어 살다 유향소 권세가들에 맞서 자신의 사람들을 지켜내려 외지부까지 자처한 옥태영의 굳은 심지와 용기를 한층 더 강인하고 고고하게 풀어낸다.
그런가 하면 당당하고 굳센 가짜 옥태영 모습 뒤 감춰진 유약하고 불안한 모습 역시 임지연의 또 다른 얼굴을 통해 담긴다. 상황과 처지가 달라 애써 밀어내야 했던 정인 천승휘(추영우 분)를 향한 애틋함부터 여전히 자신을 찾아다니는 소혜 아씨를 마주한 충격까지 다채로운 감정 변주로 캐릭터 매력을 상승시킨다.
휘몰아치는 서사를 힘 있게 끌어가는 임지연 표현력에 상승세인 ‘옥씨부인전’. “옥태영으로 살아가는 구덕이의 삶은 늘 불안함이 내재되어 있다. 때문에 모든 감정과 신들에서 ‘불안’이라는 부분을 염두하면서 연기했다. 그런 복잡다단한 감정들이 시청자분들께 그대로 전달돼 옥태영의 변화하는 감정선이 잘 설득되길 바란다”는 임지연 말처럼 앞으로의 전개가 시청자 기대치를 높인다.
‘옥씨부인전’은 매주 토, 일요일 밤 10시 30분 방송된다. 다만, 14일 방송분은 결방 가능성을 시사한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관련 국회 표결이 진행되기에 이날 지상파 3사는 물론 종편 4사 등 기존 편성이 ‘특보’로 변경될 수 있다.
홍세영 동아닷컴 기자 project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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